감자밭에 거름을 내고 북을 만들고서, 3~4일 발효된 거름의 가스가 빠져나가도록 한 뒤에, 비닐로 덮고 감자를 심는다. 비닐을 덮는 것은 풀이 자라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풀이 자라게 되면 감자가 가져갈 영양성분을 풀이 먹기 때문이기도 한데, 텃밭을 관리할 때는 모르지만, 100평 정도만 심는다고 해도 풀매기가 힘이 든다. 사실 비닐을 덮지 않을 때 건강한 감자를 만들어 낸다.
감자를 심을 때는 구매해둔 씨감자의 눈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내서 심는데,
씨감자 이러니까 모르는 사람들은 감자도 이제 씨앗으로 심는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감자는 감자로 번식한다.
말이 조금 이상하지만, 작년에 수확한 감자를 겨울에 얼지 않게 잘 보관했다가, 봄에 싹이 조금 나게 해서, 싹이 난 부분을 오려서 심는다. 이래서 씨감자라고 한다.
씨감자를 따로 구매한다는 말은, 감자는 다음 해 또 심게 되면, 알이 잘고 병이 들어서 소출이 없다. 해서, 씨감자는 농협에서 구매하는데, 강원도 지역에서 수확한 감자를 살균처리 해서, 남부지방으로 보내고, 남부지방의 특정지역에서 구매한 감자를 다음 해 강원도에서 심고, 이렇게 돌아가면서 심는다. 감자의 수확량을 늘리고, 건강한 감자를 생산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감자는 눈이 난 부분을 적당한 크기로 칼로 오려내서, 잘린 면이 마르도록 그늘에 이틀 정도 놔뒀다가 심는다. 이렇게 하는 것은 바로 심게 되면 잘린 면으로 땅속의 균들이 침입해서, 싹이 돋아나는 것을 방해하거나, 썩게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예전 어른들은 나무를 때고 남은 재를 묻혀서 심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은 살균처리 해서 나오는 씨감자라서 눈 따고 바로 심어도 100% 발아된다.
3등분, 4등분 한다고 말을 하는데, 이렇게 수치로 정확하게 말을 못하는 게, 감자의 눈(싹이 나는 부분)이 일정하게 3, 4등분의 위치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규모로 하면 기계로 일괄적으로 할지는 모르지만, 대부분은 수작업한다.
눈이 난 부분을 중심으로 1~2cm 정도 떨어져서 오려낸다.
감자를 통으로 심어도 되지만, 감자의 눈 주위에 1~2cm만 남겨두면 충분하다, 감자가 싹이 나서 뿌리가 내릴 정도의 영양분만 있으면 되는데, 통으로 심게 되면 뿌리내림을 방해해서 알이 몇 개 달리지 않고, 씨감자의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헛수고만 하게 된다.
감자 심기
적당한 크기로 구멍을 내고, 꽃삽을 기준으로 2/3 정도의 깊이로 흙을 덜어낸다. 5~8cm 정도가 적당한 깊이라고 한다. 더 깊게 파면 싹이 올라오는 것이 더디게 되지만, 감자는 크게 달린다. 하지만, 싹이 올라와서 성공하게 되는 확률은 줄어든다.
감자는 눈이 위로 올라오게 해서 심는다.
아래로 하거나 옆으로 눕게 되면, 아무래도 싹 올라옴이 더디다.
파낸 흙을 메우고, 비닐이 날아가지 않을 정도의 흙을 더 덮어 준다.
감자 심는 간격은 꽃삽 키 만큼(25~30cm)의 간격만 줘도 충분하다. 더 넓혀 주면 감자 굵기가 커지고 양도 늘어나지만, 집에서 먹기 적당한 크기는 이 정도의 간격이면 딱 좋다. 감자 심는 시기는 24절기 중 청명 무렵(4월 초) 심는데, 지역별 날씨에 따라서 시기는 조금씩 다르다.
이젠 싹이 돋아나기를 기다렸다가, 정상적으로 밖으로 나오기를 유도하거나, 싹이 많이 난 것들은 한두 개만 남기고 잘라 버리는 일이 남았다. 감자는 밑거름만 충분하면, 심어 놓고 기다리면 되는데, 감자보다 빨리 자라는 풀들만 잘 정리 해주면 수확할 때까지 탈 없이 자란다.
감자수확은 장마 전에 하게 된다.
이 시기를 넘기게 되면, 땅속에서 감자가 썩거나, 너무 커져서, 맛이 떨어진다.
오미자, 머루가 주 농사라 보니, 소소한 것들은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다른 집들은 열흘 전에 감자심기를 끝냈다.
감자캐기 / 감자캐는 시기, 감자고르는요령
장마 전에 캐는 게 좋은데, 올해는 시기가 이상해서 조금 늦었다. 씨감자가 좋아서 그런지 알이 제법 굵다. 먹기엔 조금 크다 싶을 정도여서 맛이 없을까 걱정했는데, 종자가 개량되어서 그런지 크기와 상관없다. 예전엔 감자가 크면 맛없다고 삶아 먹지 않고, 볶아서 반찬으로 먹거나, 자반으로 만들어 먹었다.
감자를 캘 때 호미를 이용했는데, 캐다 보면 아이고~ 소리가 그냥 나온다. 호미에 감자가 찍혀 나오면, 우리 아버지 잔소리가 만만치 않아서, 안 그래도 감자 찍어서 속상한데, 주눅까지 들어서 호미에 계속 감자가 찍혔다.
요즘은 감자 골을 만들고 비닐로 덮어서 키우기 때문에, 비가와도 흙이 다져지지 않아서, 비닐을 걷어내고 손으로 살살 헤집고 감자를 캐면 된다. 옛날 생각해서 호미로 덤볐다간, 감자 알이 보통 주먹만 해서 무조건 찍는다.
땅속에서 굼벵이가 파먹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감자를 캐다 보면 굼벵이나 개미 지렁이가 나온다.
감자캐는 시기 / 감자 고르는 요령
감자캐는 시기는 감자를 심고 100일 만에 캔다는 말도 있지만, 기후에 따라 다르다. 감자는 90~110일 이면 다 자란다고 하는데, 감자의 종류에 따라서 자라는 시기가 다르다고 한다.
보통 6월 말에서 7월 초, 장마 전에 감자를 캐는 것이 좋은데, 감자를 캘 때가 되면 감자순이 누렇게 변한다. 이때부터 감자순의 잎이 마를 때까지 감자를 캐면 된다.
너무 일찍 캐면 감자는 매끈하게 잘생기고 색도 예뻐서 보기는 좋은데 매운맛이 난다. 감자잎이 누렇게 변하고 일부 마른 잎이 발생했을 때 캐면, 감자의 표피가 조금 거친 듯하면서 거북등처럼 살이 터진 흔적이 보인다. 이때의 감자가 알이 제대로 익었기 때문에, 삶아 놓으면 분도 나고 매운맛이 없다.
이런 감자는 너무 캐는 시기가 너무 늦어서 표피가 터져 버린 것일 수도 있고, 흔히 말하는 물감자일 수도 있다.
감자 심는 시기는 24절기 중 청명 무렵(4월 초) 심는데, 지역별 날씨에 따라서 시기는 조금씩 다르다. 감자를 심고 순이 누렇게 변할 때까지의 날짜를 계산해보면 90~100일 정도 된다. 감자순까지 말라버릴 때까지 놔두면, 감자가 상하기 시작한다.
감자 보관 방법
감자는 쉽게 상하기 때문에, 가정에서 오래 보관하기가 쉽지 않다. 신문지에 싸서 김치냉장고 같은 곳에 보관하면 괜찮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오래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늘에서 바람에 말린 뒤에, 종이 상자에 담아서 빛이 들어가지 않도록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다. 빛이 들어가게 되면, 감자의 표면이 녹색으로 변하게 되고, 충분히 마르지 않으면 싹이 난다.
감자의 싹이나 녹색으로 변한 부분엔 솔라닌이란 독성 물질이 있다고 하는데, 구토, 복통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버리지 말고, 이 부분만 잘라내고 먹으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적당량은 몸속에서 치료제로 사용된다고 한다.
감자를 고를 때 녹색, 싹이 난 흔적이 보이거나, 물렁물렁한 감자는 고르지 않는 게 좋다.
너무 많은 양을 구매하지 말고 먹을 만큼만 구매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저장시설이 좋아서 겨울에도 싱싱한 감자를 먹을 수 있다. 많은 양의 감자를 구매했는데, 일부 상하거나 못 먹겠다 싶으면, 버리지 말고 물속에 담가서 삭히면 된다.
흐물흐물해질 정도로 삭힌 다음에, 손으로 뭉개서 냄새가 빠질 때까지 물을 갈아가면서 우려낸 뒤에 말리면 그것이 감자녹말이다. 요즘은 생감자를 갈아서 감자녹말을 만들기도 하지만, 예전엔 썩어가는 감자를 이렇게 삭혀서 감자녹말을 만들었다.
이 방법은 냄새가 심하다는 게 단점이다. 아파트에서 이러면 쫓겨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