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배달의 민족
왕복 700km에 이르는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미국에서 십 수 년 만에 나온 외사촌 누이 가족과 저녁모임까지 하고
골아 떨어져 자고 일어난 아침.
몸이 무겁긴 했지만 평소와 같이 출근해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걸려온 아내의 전화.
“여보, 당신 지갑이 내 가방에 있었어!”
헉!!!
제일 먼저 나온 내 말은
“점심을 어떻게 하지?”
별다른 방법이 없는지라
‘그래, 추석 때 이후로 기름진 배, 한 끼 굶어 비우지 뭐.....’
그런데 금방 사진과 함께 날아온 딸래미의 카톡.
‘아빠, 어떤 걸로 하실래요?’
응? 이게 뭐야?
생각할 틈도 주지 않고 계속 날아오는 카톡에
답을 하다가 메뉴가 선택됐고
채 1 시간도 되지 않아 배달된 점심 도시락!
내용물을 보기도 전에 봉투에 붙여진 계산서를 보니
평소 먹던 편의점 도시락의 몇 배가 되는 가격에 우선 놀라고
도시락 꾸미에 또 한 번 놀라고~
고맙고 또 사랑스러운 딸에게 인증사진을 보내기 위해
화분의 꽃을 잘라 데코레이션하고 한껏 호사를 부리며
맛점을 했다.
(아내와 둘이 먹었다면 양도, 가격도 딱 좋았을텐데....)
그런데, 세상이 편해진 건 확실하지만
그 편해진 세상을 아들딸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것 같구나.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