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정맥 마지막 구간(장승고개-죽림고개-지령산-갈음이고개-143봉-127봉-안흥진)
1.일시: 2013년 5월 4일 토요일
2.참가인원: 하늘님,구름님,바람,딱선생,그윽한 미소 그리고 나. 전부 다 출몰했음.
3.날씨: 약간 흐린 듯 하나 건너편 능선길이 흐릿하게는 보이고 조망이 막히지는 않았지만 안흥진을 지척에 두고는 수온이 낮은 탓인지 해무가 잔뜩 끼어 바다를 볼 수 없었다. 마지막 구간이라고 금북이 까탈을 부리나 보다.
4.소요시간및 주행거리: 나물캐고 밥먹은 시간 합해 약 6시간 30분 걸렸고 주행거리는 약 10.2km.
이렇게 수기로 쓰는 이유는 출발 당시 gps 수신기를 켜지않고 그냥 주행한 관계로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마지막 구간이라 만감이 교차하고, 이리 저리 상념에 젖어 머리가 텅빈 상태라 정신줄을 놨다! 이해하시라 들!
출발
마지막이다! 이말이 의미하는 바는 '끝'이다. 무엇을 준비하고 계획하고 실행하다가 그 종착지에 닿았다는 말이다.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막다른 길, 그 금북의 끝자락에 우리는 서있다.
그렇다 끝이다 일여년 우리를 붙들어 매두었던 여망의 끈들이, 안흥진 앞바다에서 올올이 풀리고 있다.
너무나도 굳게 올올이 뭉쳐진 여망들, 좀처럼 풀어 헤쳐질 것 같지 않았던 금강석과도 같은 소망들이, 안흥진의 해무를 만나 흐물 흐물 풀어지고 있다. 여망의 끝은 허망이런가?
그 끝을 알 수 없었던 능선의 용트림도 이제는 춤을 멈추고 안흥진 앞바다에 침잠하고 있다. 그렇게 내달렸던 용맹함도, 그렇게 치달렸던 가열찬 힘도, 다 접어두고 바다로 바다로 침잠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금북이 편히 쉴 수 있도록 또 다른 우리의 길을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 막다른 길에서 또 다른 우리의 길을 모색하자!
會者定離 生者必滅!
무슨말이 더 필요한가? 피었다가 지는 뜬구름 처럼, 인연의 가닥들이 연이 다하면 사라지 듯이, 그렇게 우리의 금북을 보내도록 하자! 또 다른 인연의 날을 준비할 수 있도록, 또 다시 만날 그날을 위해 금북이여 안녕! 안녕!
나의 불찰로 우리의 궤적이 표시가 없다.
태안 터미널에 도착하여 시내버스를 타고 연포삼거리가는 도중 버스 안 전경이다. 이지역은 특이하게 버스 안내양이 있어, 이지역어르신들의 대중교통 이용을 돕고 있는데, 엄청 살갑게 어르신들의 대중 교통 이용을 돕고 있다.
사진속 왼쪽 맨앞에 머리가 허연 어르신의 경우 자리를 세번이나 비틀거리며 자리를 옮겨 다녀도 싫은 기색 하나 없이 친정 아버지 모시듯이 그렇게 대하고 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함을 주는 그런 서비스이다. 살픗이 웃음이 머금어진다.
예전 향수를 떠올리며 도심에서도 그런 서비스를 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졸업이라고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장승고개'로 뒤에 보이는 장승들은 세월의 풍상을 격어선지 벌레먹고 퇴락해 있다.
'딱선생' 눈뜬겨 안뜬겨?
이지역 민들레는 유난히 밝은 노란색이다. 찬란한 노란색!
오랬만에 등장하는 '바람'! 좋은 만남으로 요즈음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행복하거라!
각시붓꽃!
내가 집에서 공력을 들여 쑤어 온 청학표 묵이다! '그윽한 미소'는 맛을 보더니 자기 처형이 쑨거와 버금간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뒤에 보이는 부침개는 '하늘'님 표이고 방울 토마토는 '구름'님이 싸오신거다.
막걸리 밑에 씌여 있듯이 박통이 즐겨먹었다던 막걸리다. 막걸리 좋은 것은 알아가지고 서리!
지도상으로 여기가 죽림고개. 도착시간 12시 13분.
가스 저장소를 지나고...
국방과학연구소가 있는 지령산 정상까지 계속 포장도로 길이다. 이미 벗꽃은 지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 올라가는 길 우측에서 본 바다 전경.
국방과학연구소가 있는 지령산가는 길 전경. 국방과학연구소 정문에서 좌측길을 따라가야 정맥길인데, 이곳에서 군 철조망 작업을하는 십장이 이곳은 출입이 통제된 길이라 못들어 간다고 엄포를 놓고, 또 얼마전에 민간인 출입 통제지역에서 지뢰를 밟아 사망 사고난 지역이라고 겁박을 준다. 이런 말에 물러설 우리가 아니질 않는가? 우리의 졸업을 방해하는 자 용서치 않으리!
같이 일하는 젊은 일꾼에게 정맥의 역사를 설명하며 우리의 갈길에 대한 당위성을 설파하고 막무가내로 우리의 갈길을 재촉했다.
그래서 그랬는지 잠깐의 알바를 했는데, 국방과학연구소 좌측 철조망을 따라 내려가다가 그밑에 있는 좌측 군부대 철조망 방향으로 내려서면 정맥길이다.
옆에 보이는 도르레가 지하 생강굴로 연결된 도르레다. 이앞에 편편한 곳에다 점심상을 차렸다.
라면 대신 '그윽한 미소'가 싸온 누룽지를 탕으로 끓이니 라면보다 천배는 난 것 같다.
누구랄 것 없이 이구동성으로 좋다고 난리들이다.
난리날 만하다. 세상에서 뱃속 든든한 것 만큼 훌륭한 동반자가 어디 있는가? '식보' 먹는 것이 보배라는 말 아닌가!
드디어 등장했다. '딱선생'표 고추 튀김과 땅콩도...
갈음이 고개 도착. 오후 2시 52분. 아아! 점점 똥꼬가 저려온다 금북과의 이별 때문에...
해무에 휩싸인 바닷 싸나이 '바람'! 이곳이 정맥길이라고 그 누가 판단하리요? 바닷가에서 간헐적으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파도소리에 버무려져 올라 오는데, 정령 바다는 우리에게 속살을 보여주지 않는다. 끝까지 아름다운 금북과의 이별을 시샘하면서...
이것이 해수욕장이여 정맥길이여 시방?
드디어 안흥진 정맥길 마지막 봉우리 도착. 오후 3시 58분.
정말 감회가 새롭다. 이렇게 모두 무사히 금북을 완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처음 시작부터 이제까지 우리가 화두로 유지해 왔던 '모두의 안전'이였다.
언제 끝마칠 수 있을까 보다는 우리 안빈낙도 회원 여러분들의 안위가 최우선 순위로, 언제 어디서나 작동되었던 때문이였다. 그것은 두말 할 것 없이 당연한 것이고, 아무 탈없이 이렇게 완주할 수 있게 된 것을 거듭 천지신명께 감사한다.
안흥진은 끝내 바다를 보여주지 않았다! 아! 우리와 또 다른 인연의 날을 만들려고 포석을 깔아 놓은 것은 아닐까?
금북과의 이별이 너무 아쉬워 다시 한컷! 우리가 생을 다해도 금북이여 영원하라! 그리고 우리 자식의 자식까지도 이아름다운 금북을 여행할 수 있도록 금북이여 영원할지어다!
여기서 안흥진항까지는 새로 생긴 골프장과 바닷 사이로 난 방파재를 따라 이동하여 신진도를 넘어가는 도로까지 나와 빠져 나오면 된다.
뭘 그렇게 잡으십니까?
안흥진항. 낚시배들이 속속들어 온다. 아까도 말했듯이 수온이 낮아 조과가 안좋다고 한다. 이곳 안흥진은 낚시배들이 주로 출몰하고 일반 시민들이 회나 수산물을 먹을 땐 신진도로 많이들어 간다.
우리는 시간 관계상 안흥진에서 생선을 구매하여 여기서 그냥 먹기로 했다.
오른쪽 삘건 것이 간재미고 왼쪽 허여 멀건 것이 우럭이다. 보면 알겠지만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것이 맛이 일품이다.
이것은 매운탕! 이런 맛난 음식을 음미하고 있는데 일단의 사람들이 들어와, 자세히 살펴보니 국방과학연구소 앞에서 조우했던 십장과 젊은 일꾼이다. 열댓명이 저녁식사를 하러 온 모양으로 정말 인연은 희안하다.
허구 많은 식당중에 우연히 우리가 먹는 식당에서 조우하다니!
십장이 인연에 대한 느낌을 받았는지 자연산 더덕을 반찬으로 주는 것이 아닌가!
이것도 깊고 깊은 인연의 타래!
우럭과 간재미회 그리고 매운탕을 실컷 먹고 안흥진에서 오후 7시 10분 차를 타고 태안터미널에 도착하니 그 시간에 버스는 아무것도 없고 오직 부천가는 마지막 버스가 7시 55분에 있어 나만 부천행 버스표를 사고 나머지는 남부 버스터미널 도착분을 샀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딱선생'도 부천쪽 버스를 탔으면 좀더 일찍 집에 들어 갔을텐데...
아무튼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다 8시 20분 마지막 남부 터미널행 버스를 타기로 하고 나만 먼저 이 연극 무대에서 퇴장하기로 했다.
나의 집 도착 오후 11시 40분 도착
마지막 구간 모두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첫댓글 아쉬운 이별이 있으면 새로운 만남이 있으니 너무 아쉬워 하지마세요~
그동안 안전한 산행을 위해 수고하신 청학님 노고에 박수를 짝짝짝 !!!!
한남금북과의 새로운 만남 을 위해 안빈낙도회원님들 아자아자 화이팅~~~~
고생하시였읍니다 그동안... 눈에도 굴하지 않고 바람에도, 비에도, 굴하지 않으신 우리 안빈낙도 회원 여러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안빈낙도 산악회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