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지정되었다는 창평 삼지천 한옥마을
일정이 빠듯해 갈까말까 하다가....
슬로우(slow)라는 말을 좋아하는 우리가 그냥 건너뛸 수는 없지요.
이리저리 물어 찾아갔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이 바로 첫 번째 달팽이 시장이 열리는 날이라네요.
매 월 둘째 주 놀토에 열릴 예정이라는 달팽이 시장은 전남도립대학과 창평 한옥마을이 힘을 모아 처음으로 시작했대요.
우연히, 우리는 그 역사적인(?) 현장에 참석하게 된 것이지요.
북적북적, 와글와글.....
시골장터 같은 소박한 분위기.....
16세기 초에 형성된 삼지천 마을에는
그때의 돌담길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답니다.
전남도립대학생들이 나와
창평 슬로시티를 상징하는 나무 목걸이를 팔고 있어요.
한 개에 2,000원...
저는 얼른 한 개를 골라, 목에 걸었습니다.
여러가지 옛날 물건들도 모습을 보이고요.
첫 번째 행사라, 장사꾼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그런 게 도리어 느릿느릿한 것 같아 좋았답니다.
만약 사람들로 너무 들끓는다면...
상업적인 냄새가 너무 나서 싫을 것 같아요.
나물 파는 아주머니들....
한사코 나물 좀 사가라고 하지만...이곳저곳 아직도 돌아다닐 곳이 많은데...
아쉽지만 발길을 돌렸어요.
한쪽에선 가야금 연주로 흥을 돋구고..
비틀즈의 Yesterday가 참 구수했어요.
아이들은 화전 만들기 체험을 하느라 바쁘고....
그 외에도 도자기 만들기, 야생화, 비빔밥 만들기 등 체험행사가 꽤 있었어요.
아주 오래된 돌담길....
야생화 친구들이 돌담에 기대어 속닥속닥 얘기를 하며 볕바라기를 하고 있네요.
간판도 오래되고 거칠어 정답고
함석 대문도 설컹설컹 재밌어요.
느릿느릿 돌담길을 거닐다 보니
그 옛날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조선시대 대문에 들어가
주인인 척 연기도 해 보고...
오래된 가옥을 구경하는데....
너무 넓어서, 옛날 사람들은 따로 운동할 필요가 없었겠다 생각이 듭니다.
장 뜨러가는데도 종종종
음식하러 부엌에 갈 때도 종종종
텃밭에 상추 뜯으러 갈 때도 종종종...
아마도...
하루에 걷는 걸음이 5만 보 이상은 되지 않았을까....
보면 볼수록 한옥은 정겹습니다.
낡았어도 따뜻한 느낌이 듭니다.
한옥집 옆에서 피어 있는 박태기 나무옆에서......
마당으로 삐죽 나온 굴뚝도 재미있어요.
장아찌 만들어 파는 한옥집에서 이 얘기 저 얘기도 나누고
주인이 직접 만들었다는 감장아찌를 사니, 덤으로 매실장아찌를 주네요.
아, 배고프다.
그렇게 늘정늘정 돌아다니다 보니 벌써 시간이 두 시를 훌쩍 넘었어요.
담양의 유명한 대통밥....
허름한 집을 찾아가 먹어야 하는데....
대나무박물관 안에 있는 음식점에 들어가니
이곳은 이미 세파에 물들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하지만 떡갈비, 참 맛있었어요.
* 담양을 돌아다니다 보면 한우 음식점에서 한우를 직접 파는 것을 많이 보았어요.
또 한우 음식점이 상당히 많더라구요.
아, 한우가 맛있겠구나....
그 생각을 하며 농협에 들어가 한우를 사왔습니다.
(여행을 하실 때 확실한 정보가 없다면 농협 하나로 마트에 가는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지난 해 제주도에서 한라봉을 사는데
작은 면 농협 마트에 가니, 한라봉이 다른 곳보다 거의 30% 이상 싸더라구요.)
첫댓글 이번 여행에서 여기 슬로시티 본 게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물론 다른 곳도 인상적이었지만....
남녘 중에서도 전라도는 흥이 절로 나는곳이지요! 소개해주신 곳은 처음들어보는 마을이네요. 달팽이 시장이라는 이름이 멋집니다
정말 멋진 곳이었어요. 달팽이 시장은 매월 둘째주 놀토날 열린답니다. 이번이 첫 번째 장날이었어요. 영광스럽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