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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무슨 이야기인가? 다름이 아니라 일본열도에 사누키우동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한 남자의 ‘면발 철학’이다. 주인공은 가가와(香川)현의 특산물 사누키우동을 프랜차이즈화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하나마루우동의 마에다 히데토(前田秀仁·43) 사장. 그렇다고 해서 한 그릇에 만원이 넘는다는 고급 우동을 파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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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 없이 면과 국물만 있는 ‘가케우동’ 값은 고작 100엔. 우리 돈으로 1,000원밖에 되지 않는다. 여기에 튀김·미역·소고기 같은 것을 모두 얹어도 400엔을 넘지 않는다. 마에다 사장은 인스턴트식 라면 한 그릇 값도 안 되는 이 저렴한 우동으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었을까? 박리다매의 기적은 불황이기에 더욱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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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누키우동의 본고장 가가와섬에서 태어나고 자라 사누키우동으로 일본을 평정한 마에다 사장을 도쿄 본사에서 만났다. 그는 술도 마시지 않는다. 골프 같은 잡기에도 관심이 없다. 취미가 있다면 비즈니스다. 머릿속에서 생각한 것을 현실로 끄집어내 성공시키는 데서 행복을 느낀다. 그런 마에다 사장으로부터 하나마루우동의 성공담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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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동을 사업 아이템으로 잡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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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본의 46개 도도후켄(都道府) 중에서 면적이 가장 적은 사누키우동의 본고장 가가와현에서 태어났다. 현 전체 인구가 고작 100만명밖에 안 되는 이 작은 섬에 우동점이 무려 450개 이상이 있다. 한 사람이 먹는 우동 소비량은 다른 지역 사람들에 비해 네배가 넘는 양이다. 나 역시 우동을 좋아하고, 우동과 함께 살아온 평범한 가가와현 주민이었다. 섬유 사업을 하던 중 우연히 우동을 먹기 위해 줄을 선 적이 있었는데, 문득 우동점에는 하루에 고객이 몇 명이나 올까, 돈은 얼마나 버는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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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비즈니스적인 관심이었다. 그래서 조사해 보니 부부가 운영하는 작은 우동점인데도 하루 1,000명 정도의 고객이 찾아오는 것을 알았다. 한 사람의 평균 객단가를 400엔으로 잡아도 하루 매출이 줄잡아 40만엔, 1년이면 가볍게 1억엔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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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은 일본의 전통음식인데 어떻게 차별화를 꾀할 수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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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근처에 있는 서서 먹는 우동점 같은 곳을 보면 남자 손님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싸고 맛있는 우동점을 찾아가 봐도 고객 중심의 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한 것이 흠이었다. 젊은 여성들은 우동점보다는 맥도날드나 스타벅스 같은 깨끗한 곳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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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싸고 빠르고 맛있는’ 패스트푸드의 3대 성공 요소를 다 갖춘 사누키우동점에 여성 고객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올 수 있게만 만든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과거에는 우동점이 남자 고객 중심의 공간이었다면 하나마루우동은 남녀노소가 모두 찾아올 수 있는 세련된 공간으로 만들어 타깃층을 넓힌 것이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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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마루우동은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타입의 우동점입니다. 우동을 ‘일본(和)식 패스트푸드’화한 것이다. 점심 때가 되면 슈퍼에서 도시락이나 사먹을까 하는 정도의 감각으로 일주일에 몇 번씩이고 가볍게 찾을 수 있는 곳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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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본열도에 사누키우동 열풍을 일으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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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마루우동은 2001년 11월22일에 사원 11명으로 출발해 지금은 180점 이상의 가맹점을 갖게 됐다. 마침 웰빙 바람까지 불어 급성장했다. 과거에는 라면이 대표적인 면 음식이었는데 지난해에는 사누키우동이 단연 화제의 음식으로 떠올랐다. 2007년까지 가맹점을 1,000점까지 늘릴 자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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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우동점이 있는데 무리한 목표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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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우동점과 하나마루우동은 컨셉트가 다르다. 전통 우동을 현대식으로 패스트푸드화한 새로운 개념의 우동점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전국에는 햄버거점이 6,000점에 달한다. 맥도날드가 3,800점, 모스버거가 1,500점 등이다. 햄버거점은 주로 젊은 여성과 아이들이 찾지만 하나마루우동은 남녀노소 누구나 고객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잠재 고객의 폭은 햄버거점보다 하나마루우동이 더 넓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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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에 대한 고집이 대단한데, 어떻게 전국 가맹점의 품질을 유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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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매뉴얼화돼 있다. 수시로 교육도 실시한다. 역 앞 우동점에서는 아침에 삶은 면을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저녁 때까지만 사용한다. 하지만 우리는 삶은 지 45분 지난 면은 모두 버립니다. 사누키우동은 삶은 지 45분이 지나면 제 맛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값이 싸다는 것만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싸면서도 맛있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마루우동을 설립하기 전에 1년 동안 가가와현의 모든 우동점을 샅샅이 훑고 다니며 면과 국물 맛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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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 성공비결이라고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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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희망과 이루겠다는 의지다. 비록 음식사업의 경험은 없었지만 남의 흉내가 아니라 나만의 가치관을 가지고 밀고 나간다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믿었다. 나는 머릿속의 아이디어를 세상 속에 끄집어내 성공하는 데서 일의 즐거움을 느낀다. 비즈니스는 감(感)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음식사업은 적은 자본으로 큰 자본과 맞설 수 있는 사업이다. 감성 요소가 성공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모델만 괜찮으면 경험이 없어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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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100엔짜리 우동으로 돈을 벌 수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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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본적인 ‘가케우동’은 100엔이지만 고객들은 수십종에 달하는 각종 튀김과 초밥·김밥 같은 것을 고르는 재미를 덧붙일 수 있다. 그래도 400엔을 넘지 않지만…. 한쪽에 최고급 레스토랑이 있다면 하나마루우동은 그 반대편에 있다. 박리다매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하나마루우동이 성공하는 걸 보면 흉내내는 곳이 반드시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100엔짜리 우동’으로 컨셉트를 정해 함부로 그들이 흉내낼 수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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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마루우동 가맹점의 기본 모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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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나 면적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4,000만엔 정도의 초기 자금이 필요하다. 지방의 경우, 도로변 점포는 50평에 좌석 수 45개 정도가 기본형이다. 주차는 25∼30대 정도 할 수 있어야 된다. 도심의 건물 내 점포는 30평 정도가 기본이다. 보통 투자비 회수기간은 점주의 역량에 따라 2∼5년 정도 걸린다. 하지만 100%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만큼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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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 계획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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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홍콩·뉴욕 등지에 직영 또는 가맹점을 낼 생각이다. 한국에서도 이미 몇몇 회사에서 문의가 왔다. 사누키우동이라는 일본식 패스트푸드 문화를 ‘하나마루’라는 브랜드명으로 세계에 알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 ‘스시’(초밥)가 국제화된 것처럼 ‘하나마루우동’도 국제 브랜드화시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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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다 히테토 日 ㈜하나마루 사장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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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가가와현 生19세 때부터 용역회사, 화장품 회사 등 설립
2000년 섬유사업 중 하나마루우동 1호점 오픈
2001년 11월 ㈜하나마루 설립
2002년 도쿄 진출
첫댓글 음, 뭔가 일 낸 사람 눔님 이구만...쩌~억 바리님들 중에는 꽤나 생각이 깊은 사람이 많은것이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