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올해는 울주아이쿱 생협 조합원 자녀들 대상으로 매달 첫째주 달팽이 여행을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국내 짧은 여행 역시 달팽이처럼 느리게 특별한 프로그램 없이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고 돌아다닐 수 있게 도와주는 여행이지요. 초등 4학년 이상 아이들이 모여 6명이 한조로 꾸미와 끼리가 그림자로 뒤따라갑니다.
태화강역에 모인 친구들 역시 처음은 어색하지만 기차안에서 금방 친해지는 아이들입니다. 그래도 심심하나 봅니다. 언제 도착하냐고 묻네요. 서른 마흔 다섯 시간. 지루한 듯 하지만 달팽이처럼 느리게 휴대폰이 없지만 재미있지요. 미션 수행금 만원을 받고 대구 중구 지도를 보며 가야할 곳을 점검하네요. 과연 지도대로 찾아갈 수 있을까요. 무조건 성공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실수하며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니까요. 대구역 도착 이제 가장 가까운 근대역사관을 갑니다. 사람들에게 묻지만 잘 모른다는 답변, 당황하는 아이들, 그러다 또 묻습니다. 스마트폰 때문에 이제 길 묻는 사람이 많이 없네요. 인터넷보다는 이렇게 사람과 사람이 접촉하며 이야기하는 것이 없어지고 있네요. 친구들이 대구역사관에 거의 다 왔지만 또 헤메고 있네요. 실패가 아닌 시행착오 천천히 기다려주면 언젠가 찾게 되지요.
기차안에서 먼저 지켜야할 것에 대해 이야기해주었지요. 길을 잃어버려도 당황하지 말고 미션지에 있는 꾸미나 끼리에게 전화하면 된다고. 나중에 길을 잃은 해강이는 미션지도 잃어버렸지만 부모님께 전화해서 저랑 연락이 되었네요. 이 이야긴 나중에 더 자세히. ㅎㅎ 첫번째 근대역사관 잘 도착 이제 약령시 한약박물관으로 갑니다. 역시 길을 헤멨지만 시간은 많습니다. 무조건 직진하자는 친구들, 돌아돌아 두번째 장소에 잘 도착했습니다. 바로 옆 제일교회도착 단체사진찍고 이동합니다. 오래된 고딕양식의 교회의 아름다움을 아이들은 어떻게 느낄까요? 아름다움보다는 미션을 수행해야하는 것이 우선인가봅니다. 늘 답을 찾아가는데 익숙한 아이들 역시 미션을 수행하는 것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때로는 그래서 미션보다는 왜 그것을 해결해야하는지 이유가 더 중요하지만 아직 많은 것을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계속 달팽이 여행이 지속되다보면 미션보다 더 재미있는 것을 스스로 찾아가겠지요. 계산성당 이상화 고택 미션을 하고 난 후 서문시장까지 걸어갑니다. 힘들지만 누가 명령하지 않기에 재미있나봅니다.
드디어 서문시장 도착 이제 흩어져 점심 먹습니다. 조로 나뉘기 보다 그냥 모두 삼삼오오 흩어져서 자기가 먹고 싶은 것을 먹었네요. 순대 오뎅 국수 김치찌게 등등 군것질도 해야지요. 꽈베기도 사먹고 시장 구경 잘 했습니다. 다시 모이는 곳에 오니 그냥 바닥에 앉아서 놀고 있습니다. 역시 친구들이 있어서 용감해지나 봅니다. 다리도 아프니 그냥 앉아서 노는게 현명하지요.
이제 숙소로 갈까요. 다리도 아프고 비도 올 것 같아 조금 일찍 출발했습니다. 각자 지하철 표 구입하고 이동 한 정거장만 간다고 하는데 분명 한 정거장 후 내린다고 했는데 해강이가 내리지 못했네요. 아마 앉는 곳이 있어서 떨어져 있었는데 순식간에 내리지 못하고 그냥 계속 갔다네요. 인솔자 끼리가 다음 열차 타고 따라가고 저는 아이들과 남아있으면서 대구 지하철 에 전화해 안내방송 부탁하고 믿고 기다렸지요. 20분쯤 전화가 오네요. 해강이가 어린이 회관역에서 기다리고 있다네요. 부모님에게 전화하고 또 저에게 전화를 했다네요. 중간중간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네요. 끼리가 해강이를 만나고 나니 해강이가 풀이 많이 죽어있었다네요. 대신 우리와 만나는 곳까지 오면서 힘들었던 마음을 많이 위로해 주었다네요. 다른 친구들을 만날 때 언제 그랬냐듯이 씩씩한 얼굴로 반갑게 웃네요. "그래 좋은 경험했다. 해강아"
사실 외국에서도 길을 잃어버립니다. 그때 어떻게 해야할지 판단하는 힘이 필요하지요. 늘 스스로의 힘이 아니라 모든 것이 준비된 것만 있다보니 점점 수동적이 되지요. 사회적 구조 교육이 이런 환경을 만들어주어야하지만 늘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하네요. 아이들을 믿기에 저 또한 놀랐지만 잘 해결할 거란 믿음이 있습니다. 달팽이 여행한 친구들은 길 잃어도 다시 잘 찾아올 힘이 다 생겼으리라 믿습니다. ㅎㅎ 늘 실수와 실패를 통한 성장이 좋은 교육이겠지요.
숙소에 도착 에어비엔비로 예약했는데 집이 아주 큽니다. 방이 5개 화장실 2개 거실도 진짜 넓네요. 도착하고 잠시 쉬고 난 후 여행일기와 오늘 쓴 돈의 지출내역을 적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션 확인도 하였지요. 글을 쓴다는 것이 자연스러워야 하는데 아이들이 쓴 여행기를 보면 늘 딱딱합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지요. 검사보다는 아이들의 생각을 솔직하게 적어야 하지만 대부분 어디에 갔다왔다는 내용뿐입니다. 그러면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네 생각을 좀 적어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유시간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한번의 여행이 아이를 바꾸지는 않지만 생각의 힘을 키워주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겠지요. 아이들 뿐만이 아니라 사람은 휴식 시간이 필요한데 요즘은 그 휴식시간도 전쟁치루듯 너무 바쁘네요.
이제 저녁준비를 해 볼까요. 조별로 미션 수행 금액 오천원씩 받습니다. 개인적으로 나누어주지 않고 조별로 나누어주었지요. 이제 조별로 이 돈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이야기 해야합니다. 협동은 왜 필요할까요. 의견이 다른 친구들 또는 서로의 부족함이 있기에 협동이 필요합니다. 협동조합도 완벽한 인간이 아니기에 서로 부족함을 메워주기 위해 만들어졌지요. 교육에서 중요한 부분이 협동이지만 한국의 교육현실은 경쟁만 남게 되었습니다. 달팽이 친구들이 한참을 논의하더니 드디어 메뉴가 정해졌습니다. 햄, 달걀 후라이 달걀 찜 등등 재료까지 마트에 가서 직접 구입하였지요. 물론 반찬 한가지씩 들고왔기에 저녁을 먹기에 충분하겠지만 자신이 직접 요리해서 먹으니 더 재미있겠지요. 저녁 준비하며 딸기도 넉넉하게 샀습니다. 여럿이 모이니 잘 먹네요.
다음날 아침 몇시에 일어나야하냐고 하네요. 오전 8시 30분부터 간단히 아침 토스트 준비해 준다고 하고 10시에 나간다고 하였습니다. 그외 일어나라는 명령도 하지않고 알아서 하라고 하였지요. 물론 전날 11시정도 되어서 다 잤습니다. 피곤하니 자야하지요. 물론 다음날 깨우지 않더라고 다들 일찍 잘 일어나네요. 또한 아침 먹어라고 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먹습니다. 과일이랑 주스 토스트에 달걀 후라이 사과 등등 간단한 아침을 먹었습니다.
이제 다시 출발해볼까요. 다음날을 한 곳만 갔습니다. 어린이 회관으로 출발~~도착하니 점심시간이네요. 역시 2조로 나뉘어 점심을 먹습니다. 돼지국밥 팀과 칼국수 팀. 배부르게 잘 먹습니다. 어린이 회관에 체험할 곳이 많네요. 아이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닙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친구도 있고 계속 체험하며 돌아다니는 친구도 있네요.
다시 동대구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이동, 무궁화호를 타고 태화강 역까지 잘 이동하네요. 이제 제법 친해졌다고 몇몇 친구들은 장난도 치네요. 어떤 친구들은 다음 여행이 언제냐고 묻기도 하네요. 이렇게 3월 달팽이여행은 마무리가 되었네요.
4월은 가야 문명을 만날 수 있는 김해로 갑니다.

아직은 어색한 친구들.. 열차안에서...

기차안에서 게임을 하면서 친해지고 있는 친구들.

자~~이제 대구역에 도착 조별로 미션 수행하러 가볼까요. 다시 한번 더 주의사항 이야기 한 후 출발~~

어떻게 가야하나? 아...막막해.

할머니가 손자같다며 참 좋아하네요. 땅바닥에 지도를 펴보며 갈 곳을 찾네요.

꾸미네 조 단체사진, 제일교회 앞에서

이상화 고택 앞. 단체사진.

끼리네 조. 직진파..서로 협동하며 잘 찾아오네요.

이상화 고택에서 시를 적어야하는데 너무 많아요.. ㅎㅎ

약령시 한약 박물관에서

한약 냄새는 어떤 냄새일까요?

냄새 맡아보는 친구들.

계산 성당 안에서

계산 성당 단체 사진

한참 걸어 서문 시장에 도착. 배고파요~~

점심 먹고 친구들 기다리는 중.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비싼 음료수를 먹고 있네요.

숙소에 도착 집 사용에 대해 주의사항 듣고 여행 일기와 여행 결비 결산하기

모두들 잘 적죠. ㅎㅎ

남자 숙소에서

이제 요리 해볼까. .뭐 간단한 햄을 볶는 거지만 재미있어합니다.

끼리네 조 저녁 식사중.

꾸미네 조 저녁 식사 중

점심 기다리는 중 재환이가 어른들 소주 먹는 것 많이 본 모양입니다. 소주잔에 물을 따라 마시네요.

점심 칼국수와 수육.

돼지국밥 기다리는 중

어린이 회관

어린이 회관 거울 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