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집현 코티 공연집단 제의와 놀이의 김태수 작 이상희 연출의 날짜변경선
공연명 날짜변경선
공연단체 극단 집현&KOTTI&공연집단 제의와 놀이
작가 김태수
연출 이상희
공연기간 2014년 8월 14일~9월 7일
공연장소 대학로예술극장 3관
관람일시 9월 6일 16시
대학로예술극장 3관에서 극단 집현·KOTTI·공연집단 제의와 놀이의 김태수 작, 이상의 연출의 <날짜변경선>을 관람했다.
날짜변경선은 경도 0도인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의 180도 반대쪽인 태평양 한가운데(경도 180도)로 북극과 남극 사이 태평양 바다 위에 세로로 그은 가상의 선이다. 이 세로선은 같은 시간대 내에 속한 지역에 대해서는 날짜가 달라서 올 수 있는 혼란을 피하기 위해, 사람이 사는 섬이나 육지를 피해서 동일지역은 하나로 묶어 기준선을 만든다. 또한 관련 국가의 결정에 따르므로 실제 정확한 직선은 아니며 좀더 복잡한 모습을 보인다. 즉, 북으로는 미국의 알류샨 열도를 지나 러시아의 캄차카 반도, 남으로는 뉴질랜드 동쪽으로 일부 휘어져 있다. 이 선을 기준으로 하여 서에서 동으로 넘을 때는 날짜를 하루 늦추고, 동에서 서로 넘을 때는 하루를 더한다.
지구에서 가장 늦게 해가 지는 남태평양의 사모아(미국령 사모아는 제외)가 2011년 연말부터 날짜변경선을 서쪽의 시간대로 변경해 사용하기로 했다. 날짜변경선 바로 옆에 위치한 사모아는 그동안 날짜변경선 동쪽의 시간대를 사용했었다. 사모아가 서쪽 시간대로 변경한 것은 가까운 거리의 주요 무역국인 호주와 뉴질랜드 등과 시간대를 맞추기 위해서다. 이제까지는 호주와 뉴질랜드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음에도 날짜변경선 때문에 하루가 늦은 시차를 사용하였으나, 이들 국가와 시차를 줄이기 위해표준시를 하루 당기기로 한 것이다.피지 제도에서 동북쪽으로 800km 남태평양 해상에 있는 사모아는 1962년 뉴질랜드로부터 독립해 동쪽에 있는 미국령의 아메리칸 사모아 섬과 함께 사모아 제도를 이루고 있는 인구 21만 명의 작은 국가다. 사모아는 미국과의 교역이 활발했던 1892년 당시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에 맞춰 날짜변경선을 서쪽으로 굽혀 동쪽 시간으로 자국 표준시간을 설정했었다.
연극 <날짜변경선>은 약혼을 앞둔 남자주인공이 탄 배가 <날짜변경선>에서 침몰해, 구명정에 몸을 싣고 생수 한 병으로 목숨을 연명하며 보름동안 견디다가 구조가 된다. 그런데 그가 겪은 재난과 고통으로 인해, 주인공의 몸이 노인처럼 변한다. 40년이나 늙어 65세의 나이로 늙었다는 설정이다.
병원의 진찰로도 노인으로 변한 것이 확인이 되고, 방송이나 언론매체에서도 특보로 취재경쟁을 한다. 당장 약혼상대여인은 기절초풍을 할 정도로 놀라고 충격을 받지만, 약혼상대였던 남자에게서 정을 떼어내지를 못한다.
남자주인공은 회사도 그만두고, 정신적 육체적 방황을 하게 된다. 종로 3가 파고다공원에 들려 그곳에 운집한 노인들의 소외된 모습과 일상을 둘러보기도 하지만, 노인들의 일자리가 거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의 약혼녀는 약혼시절을 생각하고, 젊은 모습의 남자주인공의 모습을 자주 떠올리며, 어머니의 적극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늙은 모습의 남자주인공을 찾지만, 남자주인공도 사랑하는 약혼녀를 위해, 자신에게서 멀리 떠나기를 바란다.
남자주인공은 다시 바다에 빠져 죽어보려고도 하지만, 실제로 감행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결국 남자주인공은 심기일전하여 생을 다시 살아가기로 마음을 다진다.
대단원에서 세월이 흐르고, 남자주인공은 노인공익사업에 힘을 기울여 성과를 거둔다. 그리고 약혼녀가 다른 남성과 결혼하기에 앞서 남자주인공에게 전화를 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날짜변경선>을 관람하면서 덧없이 젊음을 보낸 필자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쓰리기도 했지만, 괴테의 <파우스트>에서처럼 노년의 파우스트 박사가 젊음을 되찾아 그레트헨과 사랑을 맺고, 방탕한 생활을 한 뒤, 회개하고 다시 늙은 모습으로 돌아가 죽는 장면이라든가, 존 밀링턴 싱그의 <성자의 샘물>에서처럼 두 사람의 노인부부이자, 눈 먼 소경역의 남녀 주인공이 <성자의 샘물>을 마시고 젊은 모습으로 돌아가 탐욕과 욕정 등의 활동을 벌이다가, 그 잘못을 깨닫고 다시 노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반전 장면이 있듯이 <날짜변경선>에서도 남자주인공이 다시 <날짜변경선>으로 되돌아가거나, 아니면 <남북한계선(DMZ)>에라도 가서, 기적적으로 젊어지는 반전 장면이 있어야, 세계명작이 되리라는 생각이다.
조원희가 남자주인공의 노인역, 유지수가 약혼녀, 김승빈이 절은 남자주인공으로 출연해 호연을 보인다, 그리고 최경희, 배기범, 석호진 등 조역이 탄탄한 연기로 연극을 이끌어 간다.
제작총괄 최경희, 기획총괄 이영희, 사진·영상 유재형, 무대미술 민병구, 의상 최경희, 작곡 황종하, 무대감독 이용수, 조명 이승호, 음향오퍼 박재우, 조명오퍼 김세응, 무대미술보 한다인, 조연출 조하은, 분장 정선옥, 진행 유선자, 피디 이준석, 홍보 최 연 등 제작진의 열정이 드러나, 극단 집현·KOTTI·공연집단 제의와 놀이의 김태수 작, 이상의 연출의 <날짜변경선>을 성공작으로 창출시켰다.
9월 6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