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Monday, March 17, 2014 0:29:13 GMT
By Ray A. Smith
여자들에게 구두가 있다면 남자들에게는 셔츠가 있다.
남자들은 드레스셔츠에 집착할 수 있다. 엄청난 수의 드레스셔츠를 가지고 있으면서 단추나 커프스의 박음질, 셔츠 무게, 타이 없이 재킷이나
스웨터에 받쳐 입었을 때 칼라가 얼마나 빳빳하게 서 있는지 등을 살피는 것이다. 몇몇 남성들은 이렇게 하는 것이 실용적이라고 말한다. 셔츠가
많으면 세탁을 자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그저 셔츠 사기를 자제하기가 힘들 뿐이다.
요즘 남성 셔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의류 매장들은 셔츠를 더 눈에 띄게 내놓는다. 바니스 뉴욕의 매디슨 애비뉴 플래그십 매장은 최근 비닐
봉투와 상자에 들어있던 셔츠를 꺼내 선반에 색깔별로 진열했다. 토마스 핑크와 찰스 티릿 같은 영국 브랜드들은 더 밝은 색상과 더 과감한 패턴,
더 슬림한 핏을 미국에 도입했다. 남자들은 흰색과 군청색을 넘어 깅엄 체크와 연보라색 같은 대담한 영역까지 도전해볼 자유를 얻었다.
남자들은 셔츠의 수를 과소평가하거나 낮춰 말하는 경향이 있다. 셔츠 제조사들은 보통 남자가 옷장에 가지고 있어야 할 최적의 셔츠 수가 약
20벌을 웃돈다고 말한다. 평일 5일 동안 깨끗한 셔츠를 입고, 다음주에 이 셔츠들을 세탁소에 맡겨놓는 동안 입을 셔츠 5벌을 고려한 것이다.
평균적으로 셔츠 한 벌은 약 35~50회의 세탁, 즉 2년을 견딜 수 있다고 메릴랜드주 로렐에 위치한 업계 단체 ‘드라이클리닝세탁협회’는
추산한다.


인터넷 셔츠 판매업체 레드베리의 단골 고객 50명은 평균적으로 셔츠를 최소 60벌씩 가지고 있다고 폴 트리블 공동창립자는 말한다. 그는 친구와
대화하다가 두 사람 모두 셔츠를 정말 좋아한다는 것을 깨닫고 4년 전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 이 회사를 함께 세웠다. 그는 한 고객이 셔츠
242벌을 갖고 있다며 “그는 모든 셔츠를 두 벌씩 산다”고 말했다.
다양한 색상과 패턴의 셔츠를 갖춘 레드베리는 일주일에 다섯 벌씩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이며 재구매 고객에게 주로 집중한다. 새 컬렉션은
정해진 시간 동안 한정 수량으로 준비된다. 레드베리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각 셔츠마다 남은 판매 날짜와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가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다.
셔츠는 구입할 때 재밌기도 하고 옷 중에서 가장 유용하게 입는 아이템이다.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는 직장에서는 스포츠 코트를 입든 안 입든
상관없을 정도로 융통성 있게 활용할 수 있다. 아직 수트를 입는 남성들에게는 재킷을 벗고 있는 낮 시간 동안 동료들에게 주로 보이게 되는 옷이
바로 드레스셔츠다. 새 셔츠들은 1~2주 간 한 번 이상 입는 수트에 새로운 느낌을 부여한다.
시장조사업체 NPD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 드레스셔츠 매출은 수트 매출이 하락했는데도 불구하고 9% 증가해 29억 달러를
기록했다.
휴스턴에서 에너지 투자자로 활동하는 메이비스 켈시 3세(35)는 드레스셔츠만 넣어놓는 옷장이 있다. 그는 이 옷장에 셔츠 80~100벌
정도가 있을 것이라며 “정확히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성을 좋아한다. 그는 “세탁이 싫다”며 “세탁소를 1년에 3번만 가도 될 정도로 많은 셔츠가 있다”고 말했다. 세탁소에서 셔츠를
찾아오면 목재 옷걸이에 걸어 색깔별로 분류해 정리한다. “드레스룸을 거닐면 색색깔의 무지개를 볼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켈시의 셔츠는 휴스턴에서 131년 역사를 자랑하는 셔츠 제조사 해밀턴 셔츠가 맞춤 제작한 것이다. 그는 1년에 약 2번 셔츠 20벌 정도를
주문한다. 옷이 낡지 않게 하면서 같은 스타일을 자주 입을 수 있도록 같은 셔츠를 6벌 구입할 때도 있다.
그는 약간 긴 포인트 칼라를 선호한다. 목 밴드는 높은 편을 좋아하고 커프스 단추는 2개가 아니라 1개만 달린 것을 좋아한다. 주머니는 꼭
있어야 한다.
해밀턴 셔츠의 공동소유주인 데이비드 해밀턴은 남자들이 맞춤 셔츠를 주문할 때 가장 많이 요청하는 것이 주머니라고 말한다. 기성복과 맞춤복을
모두 판매하는 해밀턴 셔츠의 가격대는 195달러에서 495달러 사이다.
해밀턴은 “아이폰 크기 정도의 주머니를 원하거나 안경이 들어갈 만큼 깊은 주머니, 또는 현금을 넣기 위해 셔츠 아랫부분 안쪽에 안 보이는
주머니를 요청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몇몇 남성들은 단추구멍에 쓰이는 실 색깔을 셔츠와 다르게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동물 뼈로 만든
단추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뉴욕에서 판사로 일하는 테렌스 오코너(65)는 셔츠를 너무 많이 산 나머지 맞춤 셔츠 가게가 그에게 정말 새 셔츠가 필요할 때까지 셔츠를
만들어주지 않겠다고 위협할 정도였다. 그는 “흠, 우리 집사람과 통화하셨나 보군요”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50벌은 넘지만 100벌은 안
되는” 셔츠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오코너는 뉴욕의 CEGO 커스텀 셔츠메이커의 소유주인 칼 골드버그에게 셔츠 제작을 맡긴다. 골드버그는 1년에 두 번 정도 가게를 방문해
매번 엄청난 수의 셔츠를 사는 손님이 몇 명 있다고 말했다. “셔츠 14벌을 사는 손님은 그후 1년 반 동안은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곳 셔츠는 175달러에서 275달러 사이다.
그렉 루트(45)는 눈에 띄는 색상이나 패턴에 끌린다. 시애틀 소재 디자인 회사 ‘수퍼그래픽스’의 CEO인 그는 셔츠 약 120벌을 갖고
있으며 그중 60벌은 한창 입을 때라서 주로 쓰는 옷장에 넣어뒀다.
그의 아내인 키키는 셔츠 컬렉션을 두고 그를 종종 괴롭힌다. 그녀는 “셔츠가 너무 많다”고 말한다. 그는 때때로 새로 산 셔츠를 숨기기도
한다. 그녀는 “남편이 새로 산 셔츠를 한동안 차에 숨겨둘 때도 있다”며 “그래봤자 결국에는 차에서 꺼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렉은 그의 가족이 오랫동안 옷을 맡겼던 세탁소에 셔츠를 보낸다. 하지만 그는 셔츠의 모양새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세탁소에서 찾아온 후에
다시 셔츠를 다림질한다.
AMC의 ‘매드맨’, 넷플릭스의 ‘하우스 오브 카드’ 등 인기 드라마에서는 남자 주인공들이 사무실에 있을 때 재킷을 입지 않은 채 깨끗하고
빳빳한 드레스셔츠를 입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버지니아주 리치먼드 시에서 임시 예산국장으로 일하는 제이 브라운(35)은 2006년 다니엘 크레이그가 출연한 제임스 본드 영화 ‘카지노
로얄’을 보고 셔츠와 사랑에 빠졌다. 브라운은 영화 속에서 제임스 본드가 포커 게임을 준비할 때 그가 입은 셔츠의 핏과 소재에 감동받았다. 그는
정보를 얻기 위해 영화 크레디트까지 꼼꼼히 봤다. 그리고는 인터넷에서 조사를 하고 맞춤 셔츠에 대한 유튜브 동영상을 시청했다
브라운은 “그때 내 셔츠 컬렉션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는 셔츠 40벌 이상을 갖고 있다. 지역 백화점에 가는 것보다 맞춤 셔츠 매장에 갈 때 더 선택할 수 있는 게 많다. 그는 프렌치
커프스, 주머니, 모노그램, 겉으로 보이지 않는 단추 등 디테일한 요소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브라운은 동료의 추천을 받아 레드베리에서 쇼핑을 했다. 지난 4개월 간 레드베리 셔츠만 15벌 샀다. 그는 “선택할 수 있는 게 많아
좋다”고 말한다. 그의 옷장에는 보라부터 연보라, 어두운 분홍에서 밝은 분홍, 파랑 등 색깔별로 셔츠가 걸려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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