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암장소개-새인봉.선비바위에 59개 루트 개척
무등산/암장소개-새인봉.선비바위에 59개 루트 개척
작지만 넉넉한 빛고을 클라이머들의 모암글 김도훈 기자·사진 남영호 기자
▲ 새인봉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로 손꼽히는 파트너 구함(5.13a)를 오르고 있는 김미경(53세·모듬산악회)씨.
자동차를 타고 달리다가도 바위만 보면 머릿속으로 그 위에 선부터 그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오래도록 그런 불치병을 앓아온 사람들은 아무도 오르지 않은 바위에 새로운 길을 내고 이름을 달아주고 그 정상에 멋지게 올라서는 것이 가장 큰 꿈이다.
광주사람들에게 어머니 같은 산 무등산, 날마다 눈길 닿는 곳마다 그 산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무등산의 그 많은 바위를 탐하지 않았을까.광주산악인의 모암인 새인봉 개척에 참가했던 범재수(49세·바자울산악회)씨에 의하면 광주지역 암벽등반의 첫 출발은 입석대라고 한다.
그러나 입석대는 몇몇 선배들이 그곳을 오른 경험은 있지만 루트를 개척하거나 암장으로 사용하지는 않았다.
전남산악연맹이 창설되고 지역 내 암벽등반이 활발하게 전개되던 1970년대 들어 광주산악인들이 본격적인 암장 개척에 나선 곳은 무등산 새인봉과 가까운 월출산 일대다.
천왕봉(809m)를 중심으로 거대한 바위군으로 이루어진 월출산에 비해 그 규모나 내용면에 있어 무등산 새인봉 암장은 턱없이 왜소했지만 그래도 광주사람들에게는 각별한 곳이다.
시내 가까운 무등산에서 언제든 쉽게 찾을 수 있는 암장이 있어 작고 아담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주말이면 광주 클라이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현재 무등산에는 1997년부터 개척된 선비바위에 32개의 루트와 새인봉 27개 루트를 합해 총 59개의 바윗길이 개척되었다.
새인봉은 5.9~5.10 정도의 비교적 쉬운 난이도의 코스도 많고, 선비바위는 대부분 5.11a~5.13의 고난도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바자울산악회와 새인봉
하강부터 시작하는 특이한 등반
새인봉에서 등반이 처음 시작된 것은 1960년대였으나 1970~80년대를 거치면서 바자울산악회의 범재수·하윤식·조덕형·문영길·이동규씨 등이 본격적인 개척에 나섰다.
다이렉트(5.11a)루트를 시작으로 많은 루트들이 개척되었고, 그 후 우암산악회, 광주클라이밍연합회, 전남대 의대팀, 조대공전팀(현 조선이공대)등 여러 팀이 개척에 참여하게 된다.
새인봉 코스의 가장 큰 특징은 하강해서 등반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바위 아래로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반 등산로인 바위 정상부에서 나무나 테라스에 박힌 피톤, 볼트에 고정하고 하강한 후 등반을 시작하게 된다.
높이 약 40m 폭 100m 정도 규모의 단단한 암질의 흑갈색 바위인 새인봉에는 26개의 루트가 나 있으며, 모두 40m 이내의 짧은 피치 루트다.
80~130도의 급경사를 이루는 바위는 크랙과 페이스 등 다양한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바위 표면이 미끄러운 편이라 의외로 등반이 까다롭다.
새인봉의 가장 어려운 코스는 광주클라이밍연합회 김정식씨가 개척한 5.13a급 코스 파트너 구함이다.
마주 보았을 때 바위의 가장 왼쪽 부분에 위치한 칸테와 오버행으로 이루어진 루트로 바위 중간에서 등반이 시작된다.
그 바로 옆으로 난 한 여인을 위하여(5.13a) 역시 동일 인물에 의해 개척되었으며, 평균 경사 105도의 오버행을 이룬다.
두 군데 모두 10~15m의 짧은 루트이므로 정상에서 퀵드로를 설치하면서 하강하는 것이 좋다.
인기 있는 코스로는 하늘길(5.10a), 다이렉트(5.11a), 오버2(5.10b), 오버3(5.10c), 공전길(5.9), 동트는 새벽(5.10d)정도다.
최근 모듬산악회는 볼트를 새로 설치하는 등 보수와 안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새인봉 암벽은 위쪽이 일반등산로 구간이라 항상 낙석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헬멧 착용은 필수며 식수를 구할 데가 없어 미리 준비해야 한다.
▲ 새인봉 전경. 새인봉 암벽은 위쪽이 일반등산로 구간이라 항상 낙석에 유의해야 한다.
광주클라이밍연합회와 선비바위
극도의 균형감각 필요한 고난이도 코스
선비바위 코스는 선운산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다양한 자유등반 코스를 순회하면서 멀리 밖으로만 나가야하는데 안타까움을 느끼던 광주의 클라이머들이1997년 1월 개척을 시작했다.
무등산 남서 기슭 끝자락 충효동과 광주호를 내려다보는 수려한 전망의 선비바위에서 자유등반 인구의 저변 확대와 함께 부족한 자유등반 코스를 늘리기 위해 시작한 작업은 2년 만에 개척을 끝내고 1998년 5월 보고회를 가졌다.
선비바위 개척 작업을 모태로 광주클라이밍연합회도 함께 탄생했다.
높이 약 30~40m, 폭 150m 정도의 선비바위에는 동면, 북면, 서면에 총 7개의 암벽이 있으며 중앙 아래쪽에 3개의 볼더링 루트까지 합해 모두 32개의 루트가 있다.
루트 길이는 15~23m 정도이며 난이도는 5.10~5.13까지로 고난도 페이스와 오버행이 주를 이룬다.
특히 선비바위는 미세한 홀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바위가 미끄러워 실제 난이도보다 어렵게 느껴지는 루트가 많아 등반이 까다로운 편이다.
따라서 초보자들에게는 무리가 따른다.
▲ 광주·전남등산학교 동계반
INFORMATION
암장 찾아가는 길
새인봉에 접근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두 가지가 있는데 둘 다 증심사 주차장을 기점으로 하기 때문에 광주시내에서 접근하기가 좋다.
먼저 첫 번째 접근 방법은 증심사를 향해 오르다 의재기념관 앞을 지나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20분 정도 올라 약사사에 이른다.
여기서 오른쪽 등산로를 따라 새인삼거리 능선에 닿으면 여기서 오른쪽으로 15분 정도 오르면 새인봉이다.
두 번째 방법은 증심사 주차장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40~50분 정도 오르면 새인봉과 연결된다.
짧게 어프로치를 하려면 첫 번째 코스를, 워킹 산행을 겸하려면 두 번째 코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선비바위는 새인봉에 비해 교통이 불편하다.
들머리까지 시내버스가 다니지만 대략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
시내버스를 이용하려면 산수오거리에서 충효동행 버스를 타고 20분쯤 거리에 있는 충효동 도요지에서 내린다.
이곳에서 비포장도로를 따라 30분쯤 걸어가면 선비바위다.
광주역에서 도요지까지 택시 요금은 1만원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