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나라 스페인 <바르셀로나>

[Jenny]

스페인에 가면 우울한 일은 모두 날려버리고
기분 좋은 생각과 그들의 자유로운 모습을 보고 나도 덩달아 유쾌해 질 것만 같다.
여행 가기 전 이상은의 '올라 투명한 평화의 땅 스페인'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 그리고 손미나의 '스페인, 너는 자유다' 등
스페인과 관련된 책을 읽으니 나의 기대는 더욱 더 부풀어만가고...


아비뇽에서 바르셀로나로 가는 직행열차가 없기 때문에 몽펠리에 (Montelier) 경유
요즘 스페인이 집시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바르셀로나로 가는 열차는 경찰로 붐볐고 여권검사도 무려 다섯번이나 이루어졌다.


산츠역에 내렸을 때 " 아, 왜 시에스타(Siesta) 문화가 있는지 이제야 알 것 같군.... "
한 겨울인데도 날씨가 어찌나 더운건지 작렬하는 태양으로
사람들은 온통 얇은 옷 혹은 반팔만 입고 있어 내 두꺼운 오리털 잠바를 민망하게끔 했다.
숙소까지는 지하철을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 지하철에서 그 유명한 스페인 소매치기를 당할 뻔 했다.
다행히 가방 곳곳에 자물쇠를 채워놓아 큰 화를 면했지만
운이 없었던 소매치기는 돈이 아닌 잡동사니 (휴지, 물티슈, 빗, 거울) 만 가득한 지퍼를 열었다.


미리 예약해 둔 숙소는 한인민박이었는데 시설과 청결도 면에서도 최고-
바르셀로나 시내 중심지에서도 가깝고 바다와도 가까워 그야말로 이번 여행중 최고의 숙소였다.
바르셀로나에서는 4일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은 딱 한 곳만 보고 쉬자....' 생각하고 시내로 나섰다
(지하철에서 소매치기를 만나서 여권과 귀중품은 모두 숙소에 보관하고 가벼운 차림으로~)



▲ 숙소 근처의 모습
    4일 전만 해도 바르셀로나에 태풍이 와서 구엘공원이 폐쇄되고 저 나무 한 그루가 뽑혔다고 했다.
    다행히 날씨는 더없이 맑기만 하고~



바르셀로나는 정말 가우디가 먹여살리는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소에도 가우디에 대해 관심이 많아 제일 먼저 달려간 곳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뒷 모습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성당은 모양때문에 옥수수 성당이라고도 불린다.
가우디 생전에 완성을 보지 못하고
1882년 착공했는데도 완공까지 100년이 걸릴지 200년이 걸릴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
영화 [스페니쉬 아파트먼트] 에서 '자비에'와 '안네소피'가 처음 바르셀로나를 구경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영화에서 이 성당에 올라갔다가 높이에 놀라 현기증이 나 쓰러진 곳이기도 하다.
영화상으로 봤을 때는 그 높이를 가늠할 수 없었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높아서
사진 한 장에 전체의 모습을 담기가 힘들 정도였다.



▲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앞 모습


▲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입구


바르셀로나 여행 중 **건설에 다니는 한국분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우스갯소리로 한국사람들한테 맡겼으면 분명 5년 안에 뚝딱하고 만들어냈을 거라고 하신다.
빨리빨리 한국인들이라면 가능할수도 ?

커피를 마시면서 공원 벤치에 앉아 성당을 하염없이 올려다보다 금세 목이 아파져 이윽고 자리에서 일어나
숙소로 돌아가려니 날씨도 좋은데 일찍 들어가기 아쉬워 내친김에 까사 바뜨요까지 보고 오기로-



▲ 가우디의 까사 바뜨요

까사 바뜨요와 까사밀라는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내부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폐점시간이라 입장은 불가능했다. 
이 건물의 테마는 지중해인데 외관은 물결치는 바다를 형상, 내부는 바닷속을 연상케 한단다.
아쉽게도 바닷속은 구경하지 못하고 물결치는 바다만...




까사 바뜨요 근처를 배회하다가 이럴수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네스프레소 매장이 있길래 당장 들어갔다.
평소 너무나도 사고싶었던 에스프레소 머신과 다양한 캡슐이 한 가득~ 마치 별천지에 온 것 같다.
살까말까 몇 번을 망설이다가 그냥 돌아왔지만
저 캡슐 25개에 거의 십만원이 넘는다고 하니 유지비용도 만만치 않다.




▲ 캡슐 별로 맛이 다른 커피
    참고로 파란색 커피가 맛이 좋다 :)


오늘의 미션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과 까사 바뜨요를 보았으니 이제 집으로 돌아가도 된다.
아기자기한 기념품 샵이 있어 엽서 코너를 구경하는데 장 누벨의 악바르 타워 엽서가 있는게 아닌가?

" 혹시 악바르 타워가 바르셀로나에 있나요 ?
" 그럼~ 여기서 멀지않아 "
" 아 이곳까지 어떻게 가면 좋을까요? "



솔직히 말하건데 나는 장 누벨의 악바르 타워가 바르셀로나에 있는 줄은 몰랐다.
단순하게 그 이름만 알고 있었을 뿐,
우연하게 악바르 타워가 이 곳에 있다는 사실을 접수하고 악바르 타워까지 걸어갔다.
멀지않다는 주인의 말은 또 거짓말임을 다시 한번 깨닫고 무려 한시간동안 바르셀로나의 밤공기를 마시며~


악바르 타워는 프랑스의 건축가인 장 누벨 (Jean Nouvel) 이 설계했다.
(참고로 장 누벨은 실험적인 시도를 많이 하는 건축가이며 우리나라의 리움미술관을 설계하기도 했다)
멀리서 바라본 악바르 타워는 마치 하나의 캡슐 모양이었는데
이 악바르 (AGBAR) 라는 이름은 AGUA BARCELONA 에서 따온 것으로
바르셀로나의 물을 관활하는 회사라고 한다.

바르셀로나 근교에 있는 몬세라트 바위산의 형상을 모티브로 이 건물을 디자인했다고 하는데
건물의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건물의 외관은 방풍창으로 불리는 조각조각이 유리판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성자: A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