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의 수고로 선임 연구원이 되었지만, 그래도 선임이 되자 파견비로 미화 1,500불이 송금되어 온다.
앞으로 9개월은 매달 200불씩 더 받으니, 이것을 모으면 비상금을 헐지 않아도 가족들 귀국 비행기 표를 살 수 있을 것 같아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해밀턴에서 선배가 가족들과 함께 와서 축하를 해준다.
그리고 우리 가족과 함께 토론토에 있는 중국 식당에서 커다란 랍스터 요리(사진 참조)를 먹었다.
그 당시에 랍스터 요리는 한 접시에 캐나다 달러로 10불이었는데, 랍스터 요리 한 접시와 다른 것을 조금 더 주문하면 우리 식구가 충분히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양이 많았다.
그리고 애들을 위하여 어딘가를 갔을지도 모르는데, 나는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선임이 되었어도, 회사에서나 집에서나, 내가 하는 일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평소처럼 항구로 낚시를 가서 배스를 한마리 잡아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저녁 식탁으로 갔는데, 평소하고는 다르게 식탁 한 가운데에 소지지와 치즈를 잔뜩 올린 커다랗고 두툼한 피자(사진 참조)가 올려져 있다.
선배 가족들이 우리 집에 와서 놀고 갈 때에 선배는 엔초비 피자를 애들은 소시지 피자를 시킨 적이 있었지만, 우리 식구만 있을 때에는 주로 한식으로 먹었는데, 내가 선임 연구원이 되었다고 피자를 주문한 것 같다.
맥주 한 캔에 피자 한조각을 맛있게 먹고 있는데, 아내가 ' 맛이 어때요~? 오늘 낮에 채소 가게 아주머니가 미국식 피자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셨는데~~~ ' 하고 몸을 살짝 틀며 말꼬리를 길게 뺀다. 이것은 칭찬을 받고 싶다는 제스쳐다. ' 그래~! 두툼하고 푸짐해서 좋은데~! 어떻게 만들었어~? '하고 물으니, 만드는 법을 이렇쿵~저렇쿵~ 한참 신나서 설명한다. 아이들도 피자를 한 입 가득 먹으며 두 눈을 둥그렇게 뜨고 엄마~! 아빠~!를 번갈아 가며 쳐다 본다.
이런 날은 새로 배우고 있는 비장의 기술(?)을 시험해 보기 딱 좋은 날이다.ㅎ~ㅎ~ㅎ~
나는 그 당시에 마트에서 우연히 산 잡지에서 부부의 밤 일에 도움이 된다는 컬럼을 하나 보았는데, 그 안에 그럴듯하게 써 놓은 비장의 기술(?)을 우리 부부의 실정에 맞게 국산화시키는 또 하나의 특수 비밀 임무(?)를 누구도 모르게 수행중이었다.
한번 비밀로 뭔가를 하니 조금 난처한 것은 모두 비밀로 은밀~하게 하게 된다.
하기야 이번에 새로 시작한 비밀 임무는 아내가 알면 효과(?)가 없다니 어쩔 수 없다.
캐나다 환경에 조금 익숙해지자, 주말에는 버스를 타고 우리 가족만 토론토에 나들이를 가곤 했다.
그래봐야 겨우 한인 타운(사진 참조)에 가서 뭔가를 사는 것이 고작이지만~
한인 타운은 별로 크지 않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거의 모두 구할 수 있다.
특히 캐나다 사람들은 잘 먹지 않지만, 우리가 잘 먹는 것은 아주 저렴하게 판매된다.
이러한 것 중에서 우리가 자주 사오는 것은 소 내장이었다.
소 내장은 창고 비슷한 곳에 있는 정육점에 가면 구할 수 있는데, 아주~ 아주~ 저렴해서 아무 부담없이 살 수가 있다.
곱창이나 대창을 주로 사오는데, 손질을 하는데 조금 수고스럽기는 하지만, 구이나 전골로 만들면 아이들도 아주 잘 먹는다.
또 가끔 들르는 곳이 있는데, 각 종 건강 식품을 파는 아주 조그만 선물 가게이다.
여기에서 파는 것은 산삼, 녹용, 등 우리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이 선물용으로 사가는 것인데, 우리도 여유 자금이 있으면 아주 가끔씩 한가지씩 사곤 하였다. 내 기억으로 그 중에 녹용, 해구신, 사향, 웅담이 있는데, 사와서 나만 조금씩 나누어 복용을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것을 먹은 날에는 밤 일이 더욱 은근하게 이루어졌는데, 아내는 이번에 산 어떤 것이 효과가 있다고 여기는 듯 하였다.
사실은 이런 것을 먹어도 첫째 날 한번은 깜짝 효과가 있는 것 같았지만, 왜그런지 그 다음 날부터는 거의 효과 맹탕이었다.
그래도 아내가 느끼기에 지속적으로 좋은 효과가 있었던 것은, 내가 아내 몰래 수행하고 있는 특수 비밀 임무(?)가 조금씩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집에서 하는 비밀 임무(?)는 그 진행 속도가 아주 느리지만, 그래도 매달 조금씩은 실력이 향상되어 뭔가를 한다는 느낌으로 하루~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게 하였고, 가을이 지나 겨울이 오고 새해가 될 무렵에는 그 동안 파견되어 근무하던 실에서 담당 팀장이 내게 준 연구 과제를 마무리하는 보고서도 무사히 완성이 되었다.
그리고 1983년 새해부터는 1층에 있는 핵연료 설계실로 부서를 옮겨 나머지 파견 기간인 3개월 동안 CANDU형 핵연료의 설계에 관한 OJT를 받기로 했다.
이 부서에는 실장과 5명의 AECL 직원이 있고, 나와 3명의 일본인이 OJT를 받고 있는데, 일본 팀은 별도의 사무실을 쓰고 실장과 다른 AECL 직원들이 수시로 찾아가서 뭔가를 하는 소리가 늘 요란뻑쩍 하였었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것은 일본은 돈이 많아 OJT도 참 티나게 받는구나~¥~¥~¥ 그래 우리는 돈이 별로 없으니 주변에 떨어진 부스러기 노다지라도 열심히 주어 모아야지~₩~₩~₩
나는 새로운 부서에서 CANDU형 핵연료의 설계 자료와 관련 보고서들을 받아 내 자리에 죽치고 앉아 공부하고, 의문 사항이 있으면 담당 팀장에게 물어보는 것인데, 예의상 하루에 한번 정도 팀장을 찾아가 간단한 질문을 하고 온다.
이렇게 평범한 시간을 보내면서 왔다 갔다를 하는데, 어느 날 화장실을 가려고 옆자리를 지나면서 칸막이 사이로 책상 위를 흘깃 보니 전에 못 보던 아주 두툼한 문서철이 올려져 있다.
옆 자리에서 근무하는 친구는 나보다 연배가 좀 있어서, 평소에 가벼운 인사만 하는 서먹한 사이인데, 외부 일을 많이 하는지 자리를 자주 비운다.
오늘도 오전에 책상 위에 놓인 두툼한 문서철을 이리저리 넘기며 보다가, 오후에는 보이지 않는다.
나는 그 문서철이 무엇인지 궁금하여 기회를 보아 옆자리로 가서 몇 군데를 들쳐보니, 어느 핵연료 제조 회사의 제조 관련 문서를 모아 놓은 노다지 보따리이었다. ~와~!~?~♡~₩
나는 깜짝 놀라 잽싸게 내 자리로 돌아와 주변을 둘러보니 다행스럽게도 나를 눈여겨 보는 사람은 없다. ~휴~!
내 마음은 퉁탕거리며, 온 신경이 옆자리 책상 위에 있는 그 문제의 문서철로 쏠린다.
나는 예전에 보던 자료들을 펼쳐 놓고 보는 시늉을 하지만, 눈에는 글자가 들어오지 않고, 주변 상황에 온 신경이 집중되고, 모든 직원이 언제 퇴근하는 지를 확인하고 나도 맨 나중에 퇴근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다시 되집어 생각해 보아도 그 핵연료 제조 관련 문서철이 왜(?) 내 옆자리 책상 위에 놓여 있게 되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나는 요즈음 매일 운동삼아 집 주변을 이리저리 한바퀴 돌면서 산책을 하는데, 길 주변이나, 군데군데 널려 있는 쓰레기 더미 사이에서 뭔가를 주어 오곤 한다.
그 중에는 나에게 필요한 것(사진 참조)이 가끔 발견이 되는데, 마치 누군가가 내가 올 것을 알고서 버렸나(~?)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즈음 내 눈에 띄는 어떤 것들은 그냥 집어서 집으로 가져오면 되는데, 내 옆자리 책상 위에 놓인 그 문서철은 섣불리 들여다 볼 수도 없는 아주 위험한 보물이었고, 그것을 안 순간부터 이것을 어떻게(~?)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몰래 훔칠 것인가(~?~?~?)하는 비밀 작전에 돌입하였다.
그 당시에 캐나다에는 CANDU형 핵연료를 제조하는 회사가 3개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사용하는 제조관련 문서는 모두 AECL 핵연료 설계 부서에서 검토/승인을 받아야 제조에 사용할 수가 있다.
그래서 그 문서가 내 옆자리에서 근무하는 담당자의 책상 위에 있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담당자가 검토를 하는 중에는 옆자리 어딘가에 그 문서가 있을 것인데, 그 문서의 두께가 거의 천 페이지가 되어서, 검토하는데 시간이 제법 걸릴 것 같고, 한 동안은 내 주변 어딘가에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