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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상경화증은 오래된 수도관이 녹이 슬고 이물질이 침착하여 지름이 좁아지게 되는 것처럼, 주로 혈관의 가장 안쪽을 덮고 있는 내막(endothelium)에 콜레스테롤이 침착하고 내피세포의 증식이 일어난 결과 ‘죽종(atheroma)’이 형성되는 혈관질환을 말한다. 죽종 내부는 죽처럼 묽어지고 그 주변 부위는 단단한 섬유성 막인 ‘경화반’으로 둘러싸이게 되는데, 경화반이 불안정하게 되면 파열되어 혈관 내에 혈전(thrombus; 피떡)이 생긴다. 또한 죽종 안으로 출혈이 일어나는 경우 혈관 내부의 지름이 급격하게 좁아지거나 혈관이 아예 막히게 되고, 그 결과 말초로의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긴다.
동맥경화증은 주로 혈관의 중간층에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서 섬유화가 진행되고 혈관의 탄성이 줄어드는 노화현상의 일종이다. 이 때문에 수축기 고혈압이 초래되어 심장근육이 두꺼워지는 심장비대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최근에는 죽상경화증과 동맥경화증을 혼합하여 죽상동맥경화라고 쓰기도 한다.
동맥경화의 발생과 진행을 초래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동맥경화를 잘 일으키고 진행을 촉진시키는 주요 위험 인자는 다음과 같이 밝혀져 있다.
- 고콜레스테롤혈증
- 낮은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콜레스테롤)
- 높은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콜레스테롤)
- 높은 중성지방
- 고혈압(140/90mmHg 이상)
- 흡연
- 당뇨병
- 심혈관 질환의 가족력
- 연령 증가
- 운동부족, 과체중 및 복부비만
죽상동맥경화로 결국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면 그 혈관이 담당하는 말초로의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므로, 좁아진 혈관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게 된다.
죽상동맥경화는 주로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심장혈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동맥과 경동맥(목의 혈관), 신장의 신동맥 및 말초혈관을 침범하고, 이로 인해 협심증, 심근경색(일명 심장마비) 등의 허혈성 심장질환, 뇌경색과 뇌출혈 등의 뇌졸중(일명 중풍), 신장의 기능이 저하되는 신부전 및 허혈성 사지 질환이 나타나게 된다.
1) 협심증(angina pectoris)은 죽상동맥경화 및 혈전에 의해 관상동맥의 내부 지름이 좁아져 심장근육으로의 혈류 공급에 장애가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관상동맥이 좁아져 있기는 하지만 협심증 환자도 휴식 중에는 어느 정도 심장근육에 혈액 공급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운동을 하거나 힘든 일을 하는 경우, 또는 정신적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에는 심장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므로 필요한 혈액(영양분과 산소)의 양이 증가하게 된다.
협심증 환자의 경우 관상동맥이 좁아져 있으므로 이러한 상황에서 혈액 공급을 증가시키는 데 한계가 있고, 따라서 상대적으로 심장으로 가는 혈액량이 심장이 필요로 하는 양보다 부족한 상태가 되어 가슴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때 휴식을 취하면 심장이 요구하는 혈액량이 감소하게 되므로 증상이 사라진다.
2) 심근경색증(myocardial infarction)은 보통 죽상동맥경화로 인해 협착이 일어난 관상동맥에 갑자기 혈전이 생기면서 심장근육으로 가는 혈류가 완전히 차단되어 발생하게 된다. 이 경우에는 휴식을 취하더라도 가슴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 심장근육에 혈액이 30분 이상 공급되지 못하면 해당 부위의 심장근육 세포가 죽게 되고, 그 부위는 기능이 사라지므로 심장의 펌프 기능이 감소하여 심부전(심장 기능 저하 상태)으로 진행될 수 있다. 급사 또는 심장 돌연사란 말 그대로 증상이 나타난 지 1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경우를 말한다.
3) 말초혈관폐쇄성 질환: 말초혈관은 대동맥, 대정맥에서 갈라지는 동맥과 정맥, 그리고 림프관을 말한다. 주로 죽상동맥경화로 인해 혈관이 협착되어 해당 혈관으로부터 혈류를 공급받는 장기의 기능에 손상이 생기고, 절단 및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말초혈관 폐쇄는 하지동맥(다리동맥)에 생기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하지동맥 폐쇄성 질환은 종종 디스크(추간판 탈출증)에 의한 증상과 감별이 어려울 수 있지만, 두 경우에서 나타나는 증상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하지동맥 폐쇄성 질환과 디스크(추간판 탈출증)의 증상의 차이]
1) 증상 유발: 하지동맥 폐쇄는 걸을 때 증상이 유발되며, 디스크는 걸을 때뿐만 아니라 장시간 서 있을 때에도 증상이 유발된다.
2) 통증 양상: 하지동맥 폐쇄에서는 통증이 터지는 듯한 느낌 또는 조이는 느낌으로 나타나지만, 디스크에서는 찌릿하거나 저린 느낌의 통증이 나타난다.
3) 양측성: 하지동맥 폐쇄는 증상이 좌우 양측에 나타나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디스크는 대부분의 경우 양측성으로 나타난다.
4) 증상 유발 거리: 하지동맥 폐쇄에서는 증상 유발 거리가 대개 일정하지만, 디스크에서는 가변적이다.
5) 하지 맥박: 하지동맥 폐쇄에서는 하지 맥박이 감소하지만, 디스크에서는 정상이다.
6) 증상 완화: 하지동맥 폐쇄는 보행을 하지 않을 때 증상이 완화되고, 디스크는 앉거나 몸을 앞으로 기울였을 때 증상이 완화되는 특징이 있다.
1)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조기에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경동맥 초음파나 복부 초음파 및 CT, 관상동맥 석회화 검사 등이 있다.
- 경동맥 초음파: 경동맥(목 동맥) 죽상동맥경화반, 혈행(혈액순환)의 장애 확인
- 복부 초음파나 CT(컴퓨터 촬영): 복부 대동맥의 죽상동맥경화반이나 혈전 형성, 대동맥 확장 확인
- 관상동맥 석회화 검사: 관상동맥(심장 혈관)의 석회화된 죽상동맥경화반 확인
2) 각 장기의 허혈 증상이 있을 때 의심할 수 있다.
1) 허혈성 심장질환
심장혈관(관상동맥)에도 콜레스테롤, 염증물질 등의 물질들이 침착하여 오랜 시간이 지나면 딱딱하게 굳어 석회화 병변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간단한 CT(컴퓨터단층촬영술)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심장근육에 허혈성 병변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운동이나 약물로 심장의 일을 증가시켜 심전도 이상을 확인하는 운동부하 심전도나 혈류의 분포를 보는 심장 핵의학 검사를 시행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직접 관상동맥을 촬영하여 혈관의 어느 부위가 어느 정도 좁아져 있는지를 심장혈관 CT혹은 심장 혈관조영술로 확인하는 것이지만, 검사 자체의 위험성 때문에 의사와 상의한 후 단계적으로 검사를 받게 된다.
심장혈관 조영술은 카테터라는 가느다란 고무관을 사타구니의 혈관(대퇴동맥) 또는 팔의 혈관(요골동맥)으로 넣어 심장까지 찾아 들어가서 혈관을 보는 검사이다. 카테터를 관상동맥의 입구에 놓고 조영제를 관상동맥에 밀어 넣으면서 엑스레이(투시) 촬영을 한다. 이 검사는 관상동맥 안쪽에 동맥경화로 인해 좁아진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므로 정상에 비해 심장혈관이 얼마나 좁아져 있는지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2) 말초혈관질환, 사지혈관 허혈성 질환: 하지혈관의 동맥경화성 병변이 있는지는 상지(팔)과 하지(발목)의 혈압을 측정하여 비율을 계산하여 짐작할 수 있다. 말초혈관폐쇄성 질환이 의심되면 CT혈관조영술이나 말초 혈관조영술로 확인한다.
3) 경동맥 질환: 목 혈관(경동맥) 초음파, MRA(자기공명혈관조영술) 등으로 혈관에 침착되어 있는 죽상동맥경화반을 확인 할 수 있다.
4) 뇌졸중: 뇌 MRI(자기공명영상), 뇌 MRA로 확인한다.
죽상동맥경화의 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질환의 진행을 예방하기 위한 치료 및 장기로의 혈액공급에 이미 장애가 생겨 증상이 나타났거나 장기의 기능 저하가 초래된 경우에 좁아진 혈관을 넓히거나 혈관을 붙여 우회로를 만들어주는 치료가 있다.
진행을 예방하는 치료에는 건강한 혈관을 유지하기 위한 혈압 관리, 당뇨병 관리, 금연,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체중 관리 및 혈액의 콜레스테롤 함량을 개선시키기 위한 생활습관 관리와 약물치료(지질 강하제) 등이 있다.
좁아진 혈관의 혈행(혈액순환)을 개선시키기 위해 혈관 조영술을 시행하여 좁아진 곳이 있으면 카테터를 통해 혈관성형풍선을 넣어서 부풀려줌으로써 동맥경화로 인해 좁아진 부분을 넓혀줄 수 있다. 또는 그물망처럼 생긴 스텐트라는 것을 넣어서 관상동맥의 혈관벽을 지지해 줌으로써 다시 좁아지는 것을 방지하기도 하는데 이를 혈관성형술이라고 한다. 그러나 혈관이 좁아졌다고 모두 확장하는 것은 아니다. 확장 시술을 했을 때 혈류 공급에 이득이 된다고 생각되고 시술하기 적절한 병변일 때 풍선성형술 또는 스텐트 시술을 한다.
대개 혈관의 내경이 50%이상 좁아져 있을 때 증상과 관련이 있고 이 병변을 넓혀주면 증상의 호전을 가져온다. 경미하게 혈관에 쌓인 물질들은 금연, 혈압 조절, 혈중 콜레스테롤 관리 등을 통해 안정화될 수 있으며 철저한 위험 요인의 관리를 통해 향후 죽상경화반이 생기고 진행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외과적 치료 방법으로는 내과적 치료 특히 동맥 성형술이 여의치 않은 경우 행해지며, 우회로이식술을 하게 된다. 이는 자신의 다른 혈관이나 인공 혈관을 이용하여 혈관의 좁아진 부분의 아래로 혈관을 우회하여 연결시켜 주는 것이다.
죽상동맥경화는 매우 느리게 진행되는 만성 질환으로 질병으로 나타나기 전까지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1) 운동
혈중 지질을 개선하기 위한 육체적 활동이나 유산소 운동은 중등-고 강도로, 5~7일/주, 적어도 하루에 30분 이상하여야 하며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하는 경우에는 하루 60분 이상의 운동이 필요하다. 중등도의 강도란 30분간 빠른 걸음 걷기, 20분간 수영, 자전거 타기(5miles/30분) 등이다. 지속적인 유산소 운동을 하면 혈청 중성지방 수치가 평균 20~30% 감소하고, HDL-콜레스테롤(소위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2~8mg/dL정도 증가한다.
그러나 운동을 열심히 해도 총 콜레스테롤은 대개 변화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총 콜레스테롤 및 LDL-콜레스테롤(소위 나쁜 콜레스테롤)의 감소는 체중, 체지방량의 감소, 그리고 지방섭취량의 감소와 주로 관련이 있다. 이러한 운동의 효과는 1회의 운동에 의해서도 일어나지만, 효과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근력 운동을 하면 체지방량이 감소하고 근육량이 늘면서 총 콜레스테롤과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이 감소할 수 있다.
2) 아스피린
아스피린은 여러 가지 작용이 있는 약이다. 흔히 해열 진통제, 소염제 효과를 위해서는 1회에 약 500 mg정도를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75~150mg의 저용량을 복용하게 되면 심혈관 질환 예방효과가 있다. 흡연, 고혈압등에 의해 혈관 내벽이 거칠어지면 파이프에 녹이 스는 것처럼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 등의 물질이 쌓이게 된다. 이것이 염증반응을 유발하면서 죽처럼 물컹물컹한 상태가 되고, 불안정한 상태에서 혈관 내로 터지거나 균열이 생기면 혈관 내를 지나가던 혈액이 달라붙어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혈전을 형성하게 된다. 이 경우 급성으로 혈류의 장애를 가져와서 흔히 말하는 심장발작(심근경색), 심장마비가 되며 뇌혈관에 생기면 뇌졸중이 되는 것이다.
혈전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작용을 하는 것이 혈소판이라는 혈액 내의 물질이다. 75~150mg의 저용량 아스피린을 매일 또는 격일 꾸준히 복용하게 되면 혈소판의 작용을 억제하여 혈액이 응고되는 것을 막아주게 된다.
아스피린의 심장병 예방 효과는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 더 크게 나타난다. 미국에서 한 대규모 연구를 보면 중년(50~65세)의 심장병이 없는 남성에서 저 용량의 아스피린을 장기간 복용했을 때 심장 발작(심근경색)과 치명적인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약 30% 정도 낮출 수 있었다고 한다. 향후 심장병 발생 위험이 높은 군에서는 아스피린의 예방 효과는 더욱 커서 허혈성 뇌졸중과 전체 사망률까지도 약 15~20% 감소시킬 수 있었다. 여성의 경우에는 허혈성 뇌졸중의 발생이 약 25%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의 노인 여성에서는 예방효과가 더 커서 허혈성 뇌졸중과 함께 심근경색의 발생 위험도 감소시켰다.
그러나 아스피린의 부작용 역시 발생할 수 있다.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경우 많은 사람들에게 메스꺼움, 속쓰림, 상복부 불편감, 소화불량의 증상이 나타났으며, 위장관 궤양에 의한 위장관 출혈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장관 출혈의 빈도가 흔한 것은 아니지만 아스피린을 복용하지 않는 경우와 비교했을 때 발생 확률이 약 1.7배 더 높다. 또한 출혈성 부작용 중 치명적인 형태인 출혈성 뇌출혈의 발생률은 아스피린을 복용하지 않는 경우와 비교하여 1.4배 높다.
죽상동맥경화의 위험 요인이 되는 질환(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1)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서 포화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의 함량이 높은 음식을 제한하고, 불포화지방이 함유된 음식의 섭취를 늘린다. 과일, 채소 등의 점액성(수용성)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탄수화물은 주로 복합탄수화물이 많은 곡류, 과일 및 채소를 통해 섭취해야 하며 고탄수화물 식사는 혈청 중성지방의 증가 및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의 감소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콩 단백은 포화지방산이 많은 음식의 대체 식품으로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식이요법으로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을 20~30% 감소시킬 수 있다.
2) 에스키모인은 엄청난 양의 지방을 섭취함에도 불구하고 심혈관 질환, 암, 당뇨 등의 발병률은 오히려 매우 낮다. 이들이 많이 섭취하는 등푸른 생선에는 오메가3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후 연구에서도 오메가3지방산이 풍부한 생선을 많이 섭취할수록 심혈관 질환의 발병률이 낮아졌음을 확인했다.
오가메3지방산은 혈중 중성지방과 LDL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항염증 효과가 있어 동맥 경화를 방지하며, 항혈전 성질이 있고, 부정맥을 감소시키며, 혈관내피의 혈관확장기능을 증대시키는 등의 효과로 인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 일에 1~2회의 꽁치, 참치뱃살, 고등어, 연어 등의 등푸른 생선을 섭취하고, 심근경색 병력이 있는 사람들은 1일 1g의 오메가3지방산 섭취를 하는 것이 권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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