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바꾸면 야구 팔자도 바뀐다?
‘ 개명 효과 ’
한화 이시찬(30)은 지난 시즌까지 ‘이 학준’이었다.
데뷔 후 11시즌 동안 통산 타율은 겨우 0.211에 그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름을 이학준에서 이시찬으로 바꿨다.
2015시즌 4월, 이시찬은 가장 뜨거운 타자 중 한 명이다.
시즌타율이 3할6푼1리,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해 타격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하지만 한화 타선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한화가 지난주 3승1패를 거두는 동안 이시찬은 주간 타율 5할을 기록했다.
‘개명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또 한 명의 선수는 KT의 마무리 장시환이다.
2007년 현대 2차 1라운드에 지명될 때 이름은 장효훈이었다.
2013시즌 도중 이름을 장시환으로 바꿨다.
터질 듯 터지지 않던 장시환은 KT 보호선수외 지명으로 팀을 옮긴 뒤 마무리 투수로 거듭났다.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에 제구가 잡히면서 KT의 창단 첫 세이브의 주인공이 됐다. 삼성의 확실한 좌완 구원투수로 자리 잡은 박근홍 역시 2012시즌 중 박정태에서 이름을 바꿨다. 올 시즌 8경기에 등판해 방어율이 0 이다.
개명의 원조는 1983년 MBC 청룡의 김바위(현 SK전력 분석원)다. 본명 김용윤이 같은 팀 포수 김용운과 비슷해 아예 ‘김바위’로 이름을 바꿨다.
최근 수년간 ‘개명 열풍’을만든 주인공은 롯데의 손아섭이다.
2009년 손광민이었던 이름을 손아섭으로 바꿨고 2010년 시즌부터 5년 연속 3할타자가 됐다.
선수들이 ‘개명’을 고민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부상과 부진이다.
이시찬은 지난 11시즌 동안 할 만하면 부상을 당했다.
이름을 바꾸면 ‘부상악령’을 떨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 끝에 결단을 내렸다.
야구선수들의 슬럼프 극복과 관련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김수한 서울대 심리학 박사는 “ 개명 효과는 ‘피그말리온 효과’로 불리는 자기 충족적 예언어 발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개명을 통해 성공한 사례가 개명에 따른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실제 성적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 이름을 바꾸니까 잘 되더라 ’ 는 자기 암시와 함께 과거 잘 안됐던 시절의 불안감을 제거함으로써 심리적 효과를 얻는다.
KBO에 따르면 1983년 이후 개명을 한 선수는 모두 39명이다.
롯데가 8명으로 가장 많고, 한화가 6명으로 뒤를 잇는다.
( 경향신문 2015년 4월22일자 이용균 기자)
첫댓글 <경향신문>기자가 개명을 피그말리온 효과로 설명하는군요.
개명으로 운명이 바뀐다는 논리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단지 이 기자는 개명하고 망한 사람들의 예는 말하지 않았네요.
언제나 역사는 성공한 사람을 전면에 비춰주죠.......
집선재님!!!! 글 잘 읽었습니다.
긍정적인 마음은 긍정적인 기운을 만들지요. 즉 氣 이지요.
개명을 하고 긍정적인 마음 가진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잘못 바꾼게 아닌가고 불안해하거나 의심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물론 이름을 오히려 잘못 개명하기도 하구요
지향적사고의 힘을 보여주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