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폭포(朴淵瀑布) 一派長川噴壑豅(일파장천분학롱)-한 줄기 긴 물줄기가 바위에서 뿜어나와 龍湫百仞水潨潨(용추백인수총총)-폭포수 백 길 넘어 물소리 우렁차다 飛泉倒瀉疑銀漢(비천도사의은한)-나는 듯 거꾸로 솟아 은하수 같고 怒瀑橫垂宛白虹(노폭횡수완백홍)-성난폭포 가로 드리우니 흰무지개 완연하다 雹亂霆馳彌洞府(박난정치미동부)-어지러운 물방울이 골짜기에 가득하니 珠舂玉碎徹晴空(주용옥쇄철청공)-구슬 방아에 부서진 옥 허공에 치솟는다 遊人莫道廬山勝(유인막도려산승)-나그네여, 여산을 말하지 말라 須識天磨冠海東(수식천마관해동)-천마산야말로 해동에서 으뜸인 것을. 황진이(黃眞伊) 참고 “나그네여, 여산을 말하지 말라”에서의 여산(驪山)은 중국 섬서성(陝西省) 서안(西安)에 있는 산으로 진시황(秦始皇)이 생전에 70만 인원을 동원해 자신의 묘소를 축조시킨 곳으로도 유명하며, 또 당(唐)나라 현종(玄宗)이 이곳 온천에 화청궁(華淸宮)을 짓고, 양귀비(楊實妃)와 더불어 사랑에 빠졌던 곳으로 중국 최고의 명소입니다. 황진이는 중국의 여산 따위를 박연폭포가 있는 천마산 앞에서 자랑하지 말라고 일침을 놓고 있습니다. ---------- 박연폭포(朴淵瀑布)는 송도(松都) 삼절(三絶)중의 하나입니다. 삼절(三絶)이란 말은 시를 잘 짓고 글씨를 잘 쓰고 그림을 잘 그리는 선비를 가리켜 칭송하는 말입니다. 삼절이라는 말의 시작은 중국 당나라 송영문(宋令文)이 문장이 뛰어나고 글씨를 잘 쓰고 힘과 용기가 있어 삼절이라 불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세종 때 안견(安堅)과 세조 때 강희안(姜希顔),등이 모두 시(詩) 서(書) 화(畵)에 뛰어나 삼절이라 불리었습니다. 지금의 개성시 박연리(朴淵里)에 있는 옛날 송도(松都:개성)에서는 학자 서화담(徐花潭), 명기(名妓) 황진이(黃眞伊), 절경(絶景) 박연폭포(朴淵瀑布)를 송도의 삼절이라 지금까지 전하여 지고 있습니다. 또한 전북(全北)에 “부안삼절”이라 하여 이매창 유희경 직소폭포가 있습니다. 박연폭포는 황진이가 자신을 포함한 송도삼절의 하나로 꼽을 정도로 사랑한 폭포입니다. 송도의 기생이었던 황진이는 이곳을 자주 찾아 폭포를 벗하여 풍류를 즐기며 그녀의 일생에 빼 놓을 수 없는 공간을 메워준 곳입니다. 드라마 “황진이”에서도 거드름 피우는 중국사신앞에서 이시를 읊어 콧대를 꺽은 장면이 나옵니다. 400년전 조선을 살다간 기생 황진이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인간이 만든 것은 더욱 그러하나니. 재미보다는 괴로움이 많고 희망보다는 허무하기만 한 이 세상, 신나게 놀다 가면 그뿐이지, 고작 90년 인생에 출세와 겉치장에 목을 빼고 있으니, 특히 요즈음 대선 후보들의 서로 물고 뜯는 작태를 보면 기생보다 못한 소인배의 뱃속을 들어내 보이고 있습니다. 그 여인의 마지막 유언, 그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애잔한 감동을 남기고 있습니다. 자신의 시신을 매장하지 말고 그냥 길거리에 버려두라고.... 『나 때문에 천하의 모든 남자들이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했으니, 내가 죽거든 내 시신을 동문 밖 모래터에 그냥 내버려 두어서 개미와 벌레들이 내 살을 뜯어먹게 하여, 천하 여인들의 본보기로 삼아라.』 황진이는 말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천하의 미인으로 불리던 자신도 이렇게 죽으면 그저 개미와 벌레의 밥이 되는 구차하고 초라한 인간일 뿐이라고. 그러니 괜히 어깨 힘주고 거들먹거리거나 속빈 겉치장이나 꾸밈보다는 있는 그대로 진솔하게 이 세상을 살아가라고... 개성 관광이 개통되었으니 언젠가는 가 볼수 있지 않겠습니가? -농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