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교산을 찾는 여러가지 이유 가운데는 그렇게 높지 않으면서도 한적하게 걷기 좋은 산길에 대한 그리움도 포함돼 있을 것이다. 경주 감은사지 뒤편 산길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경주 연대산(蓮台山·214m) 산행은 이같은 근교산 마니아들의 기대를 완벽하게 충족시켜 준다. 비교적 완만하면서도 솔향기 가득한 숲길을 걸으면서 한여름 무더위를 날릴 수 있는 썩 좋은 산길이다. 산길 대부분이 그늘로 이뤄져 있을 뿐 아니라 해병대 병사들의 행군로와도 상당 부분 겹치고 인근 사찰에서 붙여놓은 명언 구절도 많기 때문에 소위 '명상의 길'이라 부를만하다. 그리고 코스 마지막에는 탁트인 동해바다와 만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산행을 마치고 동해안 해파랑길 일부 구간과 이견대, 문무대왕릉, 감은사지 등도 연계해서 둘러볼 수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갈 수 있어 가족 산행지로도 제격이다.
■낮은 산에 잘 뚫린 산행로… 가족형 근교 산행지 제격
|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db.kookje.co.kr%2Fnews2000%2Fphoto%2F2014%2F0718%2F20140718.22028185353i1.jpg) |
|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 이창우 산행대장이 경주 연대산의 호젓한 솔숲길을 걷고 있다. 해병대 장병들이 '문무대왕로'라는 별칭까지 붙여 행군 훈련로로 이용하기도 했던 동해안의 명품 숲길이다. |
'감포 깍지길'이라는 독특한 명칭을 가진 감포 둘레길 구간에도 속하는 연대산 산행로는 그런 점에서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한여름 산행지로 자신있게 소개하는 길이다. 총거리는 12㎞가량이며 휴식시간을 포함해 4시간 정도면 산행을 마무리할 수 있다. 관음봉 앞 삼거리에서 연대산 정상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온 후 이견대 방향으로 능선을 타야하는 코스라는 점도 참고하자. 경주시 양북면 면사무소 앞~갈림길~체육공원갈림길~음지마을갈림길~밀양 박씨 가족묘(무덤 6기)~관음봉(삼거리)~무일봉 앞 사거리~연대산 정상~관음봉~한불봉 삼거리~육길산 갈림길(광대의 길)~주술사의 길~군부대 앞~31번 국도변 삼거리횟집 앞(종점) 순.
산행 기점은 양북면 면소재지인 어일리이다. 양북면사무소와 양북제일교회 사잇길로 들어선다. 곧바로 교회 건물 오른쪽으론 열린 길을 찾았다면 출발은 제대로 한 셈이다. 10여분 완만하게 오르면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감포도량 무일선원에서 설치해 놓은 '숲길걷기명상②' 글귀가 있는 갈림길. 왼쪽 능선으로 방향을 잡는다. 전체적으로 표지판이 잘 갖춰져 있어 길 찾기에 어려움은 없다. 한적한 솔숲길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동행한 한 산꾼은 "맨발로 걸어도 좋을 것 같다"며 굳이 등산화를 벗어들기도 한다. 그만큼 평탄하고 부드러운 흙길이라는 의미다.
■12㎞ 4시간 코스, 감포 깍지길 겹치고 해파랑길도 조우
|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db.kookje.co.kr%2Fnews2000%2Fphoto%2F2014%2F0718%2F20140718.22028185353i2.jpg) |
|
연대산 관음봉 산불감시초소에서는 함월산 토함산 자락이 보인다. |
20여 분 가볍게 걸으면 체육공원 갈림길이다. 왼쪽은 노치재 주차장으로 가는 길이고 우측은 연대산(2.9㎞)으로 가는 길이다. 당연히 오른쪽으로 길을 잡아 20여분 오르면 T자형 삼거리인 음지마을갈림길. 왼쪽으로 3분만 가면 무덤 6기가 있는 널찍한 밀양 박씨 묘 삼거리. 이곳에서는 주의해야 한다. 자칫하면 왼쪽 길로 직진할 수 있는데, 실제 연대산 가는 길은 무덤 앞을 통과하는 오른쪽 방향이다. 또 다시 널찍한 길을 20분쯤 여유롭게 오르면 해발 210m의 관음봉. 산불감시초소와 관음봉 정상석이 있는 이곳에서 바라본 전망이 기막히다. 왼쪽 멀리 토함산 자락이 아스라히 펼쳐지고 골굴사 기림사를 끼고 있는 함월산 자락도 부드러운 하늘금을 긋고 있다.
삼거리인 관음봉에서 일단 연대산까지 갔다가 이곳으로 돌아와야 한다. 왼쪽으로 살짝 걸음을 옮기면 10분 후 무일봉(248m) 앞 사거리. 우측 30m에 있는 무일봉 정상석을 보고 가도 좋고, 되돌아오는 길에 들러도 좋다. 취재팀은 일단 사거리에서 11시 방향으로 직진한다. 길은 조금씩 좁아진다. 5분 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우측의 골프장을 끼고 걷는 구간이다. 10분 후 자그마한 표시가 있는 연대산 정상. 워낙에 낮은 산인데다 주변의 나무들이 우거진 탓에 특별한 조망은 보여주지 않고 많은 산꾼들이 다녀간 흔적들만 나뭇가지에 매달린 리본에 남아있다.
■관음봉에서 토함산 함월산 등 경주 동부권 명산들 조망
|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db.kookje.co.kr%2Fnews2000%2Fphoto%2F2014%2F0718%2F20140718.22028185353i3.jpg) |
|
경주 감포읍 대본3리 앞 해안에서 만날 수 있는 촛대바위와 해송. |
다시 관음봉 삼거리까지는, 중간에 무일봉 정상을 보고 간다고 해도, 25분이면 충분하다. 왼쪽 관음사 방향 내리막을 탄다. 이어지는 길은 널찍한 산책로. 조금씩 오르내림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완만한 내리막이다. 30분가량 걷다보면 돌탑이 있는 한불봉 삼거리에 닿는다. 왼쪽으로 내려서면 관음사로 하산하는 길이지만, 이견대 방향으로 직진 한다. 20분 후 '육길산 광대의 길'이라는 표시가 뚜렷한 갈림길에서도 직진한다. 조금 짧게 걷고 이견대와 감은사지를 곧바로 둘러보려는 사람은 우측으로 내려서면 된다는 점을 참고하자. 직진 코스를 잡고 가다보면 '주술사의 길'이라는 표시도 보인다. 아마도 주술에 걸린 듯 무아지경에 빠져 내달릴 수 있는 길이라는 의미인 것 같다. 중간 중간에 오른쪽으로 동해바다, 특히 문무대왕릉이 뚜렷이 보이는 지점들을 만날 때마다 바다와 눈맞춤을 잠깐씩 나누면서 걷는다. 20분 후 군부대 앞에 닿으면 거의 다 온 셈이다. 바다를 향해 오른쪽으로 5분만 내려서면 산행의 종점인 31번 국도 전망대횟집 앞에 닿는다.
◆떠나기 전에
- 산행 마친 후 대본리 해변 촛대바위 이견대 등 볼만해
경주 연대산 산행은 코스 난이도나 거리 면에서 별로 힘이 들지 않기 때문에, 종점에 도착한 후에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산행 날머리인 31번 국도에서 맞은편 전망대횟집 쪽으로 길을 건너서 오른쪽 이견대 방향으로 잠시 걸어보자. 행정구역 상 감포읍 대본리에 속하는 이곳 해안은 동해 해파랑길 구간에 속한다. 유구한 세월 동안 파도와 바람에 깎이고 벼려진 기암괴석들이 푸른 물결과 부딪혀 그려내는 하얀 포말, 그리고 해송의 조화가 말 그대로 '작품'이다. 특히 대본3리 앞바다에는 삼신할매 전설이 전해오는 멋들어진 바위가 있다. 촛대바위. 물 한방울 없을 것 같은 이 바위 꼭대기에 멋들어진 기품의 해송 한 그루가 서 있다. 기도에 들어가면 하루 밤 동안 꿈쩍도 하지 않는 삼신할매를 놀리기 위해 해신과 산신이 금줄과 은줄로 바위를 묶은 것을 보고 삼신할매가 이를 괘씸히 여겨 인간에게만 지혜를 전했으며, 그가 앉았던 바위에 이 소나무가 자랐다고 하는 전설이 전해온다.
인근의 이견대, 문무대왕릉, 감은사지, 골굴사 등도 걸어서 갈 수 있다.
◆교통편
- 경주터미널서 양남 행 150번 시내버스 타고 어일리 하차
부산노포동버스터미널에서 경주행 시외버스(오전 5시30분 부터 약 15분 간격·요금 4800원)를 탄다. 경주터미널에서 양남 행 150번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가 양북면소재지인 어일리에서 하차한다. 오전 7시10분, 8시, 9시10분, 9시50분, 10시40분 등 하루 18회 운행.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경부고속도로 경주IC에서 내려 직진하다가 구황교네거리에서 보문단지 방향으로 우회전 4번 국도를 탄다. 보문호와 덕동호를 지나 15분쯤 가면 어일리 양북면사무소앞에 닿는다. 산행 후에는 대중교통 이용자나 자가용 이용자 공히 대종교 앞 대본삼거리 정류장까지 15분가량 걸어가서 양남 발, 터미널 행 150번 시내버스를 타야한다. 버스 시간은 오후 2시40분, 3시25분, 4시20분, 5시20분, 6시, 6시45분 등이다.
첫댓글 의령 자굴산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