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은 대 성공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알지 못했지만 객석에는 오페라 하우스의 새로운 재정 후원자인 귀족청년 라울이 앉아 있었다. 그는 한 눈에 크리스틴이 어린시절 함께 놀던 소꿉친구였음을 알아본다. 공연을 마친 후, 맥은 크리스틴의 성공을 축하하며 혹시 새로운 음악 선생님이 생겼는가를 묻는다.
그러자 크리스틴은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아버지가 자신에게 음악의 천사를 보내주겠다고 약속했으며, 마치 그에게서 음악 수업을 받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대기실에 혼자 남은 크리스틴은 갑자기 거울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정말 아버지의 유언대로 거울 속에서 음악의 천사라 자칭하는 사나이, 유령이 나타난 것이다. 반쪽 얼굴을 하얀 가면으로 가린 유령은 크리스틴을 파리의 지하 하수구로 이끌고. 낮과 밤의 구분조차 모호한 지하세계의 어둠 속에서 유령은 크리스틴에게 자신의 음악을 가르치겠노라고 노래한다.
이튿날 아침, 크리스틴은 유령의 오르간 소리에 잠에서 깬다. 그리고 호기심에 유령에게 몰래 다가가 가면을 벗긴다. 추한 얼굴에 놀라는 크리스틴. 유령은 분노와 슬픔에 떨며 자신에 대한 두려운 감정은 사랑으로도 바뀔 수 있다며 흐느끼고 크리스틴은 그런 그에게 연민의 정을 느낀다.
새로운 오페라에서 크리스틴을 주인공으로 기용하라는 유령의 메모를 매니저가 거절하자 무대는 온통 뒤죽박죽이 된다. 오페라 하우스의 지붕으로 피신한 라울과 크리스틴의 대화를 엿들은 유령은 사랑과 질투에
사로잡혀 복수를를 결심한다.
크리스틴의 실종으로 오페라 하우스는 엄청난 혼란에 빠진다.
이윽고 크리스틴이 복귀했다는 소식과 함께 새로 공연될 오페라 '일 무토'에서 칼롯타 대신 크리스틴을 여주인공으로 등용하라는 유령의 메모가 전달된다. 그러나 극장 매니저인 앙드레와 피르맹은 유령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한다. 유령의 매월 급여는 커녕 요구한 박스석도 비워두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일 무토'의 무대는 강행되었지만 무대는 온통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칼롯타는 유령의 저주를 받아 두꺼비 울음소리만을 내게 되고, 유령의 존재를 만천하에 까발리고 다니던 무대 담당자 죠셉부케는 공연 도중 목을 매단 시체로 발견된다. 이어지는 대혼란 속에 크리스틴은 라울과 함께 오페라 하우스의 지붕으로 잠시 피신한다.
제2장
'승리의 돈 주앙'은 철통경비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이윽고 순결한 처녀 아민타가 바람둥이 돈 주앙의 유혹에 빠져드는 장면에 다다른다.
이 순간 크리스틴은 원래 남자 주인공 피앙지가 어느새 유령으로 바뀌어 있음을 눈치챈다.
극의 절정에서 크리스틴은 돈 주앙의 망토를 제껴서 유령이 무대에 나타났음을 알린다.
그러나 라울은 유령이 크리스틴에게 너무 근접해 있어 그녀가 다칠 것을 우려해 경관들의 급습을 막아선다.
순간, 적막이 무대를 가르고, 유령은 크리스틴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그녀는 유령의 가면마저 벗겨버린다.
한편, 무대 반대 쪽에서 목이 매달린 채로 살해된 남자 주인공 피앙지가 발견되고, 그 대혼란을 틈타 유령은 크리스틴을 납치해 지하 아지트로 달아난다.
유령의 만행에 분노한 군중들이 유령을 잡으러 지하세계로 몰려든다. 유령의 아지트에 가장 먼저 다다른 것은 라울이었다. 분노한 라울은 유령이 자신의 뒤에 다가가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결국 유령이 사람을 죽일 때 쓰는 마법의 밧줄에 목이 매달리고 만다. 유령은 크리스틴에게 자신과 영원히 함께 살든지 아니면 라울의 죽음을 선택하라고 요구한다.
흉측스런 외모와는 달리 순수한 영혼을 지닌 유령의 존재를 이해하게 된 크리스틴은 유령에게 다가가 키스를 한다.그러나 너무 크리스틴을 사랑했던 유령은 차마 그녀를 안아보지도 못한다. 유령은 라울을 풀어준다.
이윽고 자신을 잡기 위한 군중들이 점점 몰려오자 유령은 라울과 크리스틴에게 자신을 남겨둔 채 떠날 것을 요구한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태운 채 멀어져 가는 돛단배를 바라보며 유령은 크리스틴의 이름을 슬프게 읊조린다. 이윽고 사람들이 유령의 아지트에 다다랐을 때 그곳에 남아 있는 것은 유령의 하얀 가면뿐이었다. 그 후 아무도 그를 다시 보지 못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