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프니 모든 일이 힘겹다.
아내도 허리가 불편하여 가사 일에도 여유로움이 없다.
쉬엄쉬엄 제초작업하려는 마음이 장마가 온다고 하니 더욱 조급해졌다.
잡초가 어찌나 빨리 자라는 지 하루가 다르게 웃자라서 감당이 안 되었다.
마침 아들 녀석의 배려로 할머니들이 밭에서 일할 때 쓰는 작업 방석 두 개를 보내어 왔다.
아내와 나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빨간 방석을 엉덩이에 차고 잡초를 뽑기 시작했다.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왜 진작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할머니들이 일하는 걸 보기만 했지 그 일이 내 일인 줄은 모르고 지내온 것이다.
허리도 덜 아프고 능률도 좋고 재미도 있어서 한참이나 제초작업을 했다.
작업 중 한 번씩 일어날 때면 서로의 뒤태가 우스워서 한참이나 배꼽을 잡고 웃었다.
아내는 그 와중에도 효소 재료를 선별해서 한 소쿠리씩 씻어 물을 빼 놓았다.
교회 옆에도 무성한 잡초를 다 뽑고 돌을 골라낸 후에 부지깽이 나물을 옮겨 심고 약초씨앗도 심어 놓았다.
약초씨앗도 4가지나 구입하여 밭을 다시 고르고 심었다.
아침부터 둘이서 한 골씩 맡아서 무리하게 진행한 탓에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은 편했다.
잡초를 제거한 저녁 무렵에 비가 쏟아졌다.
테라스 의자에 앉아 감사함으로 빗소리를 들으며 느긋한 시간을 보냈다.
아들의 배려 덕분에 감사가 넘치는 시골의 일상이다.
내게 주신 모든 은혜를 내가 여호와께 무엇으로 보답할까[시11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