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마샬 허스코비츠
출연: 캐서린 맥코맥, 루퍼스 스웰, 올리버 플랫
16세기 아름다운 도시 베니스. 순수하고 아름다운 여인 베로니카는 운명의 연인 마르코를 만나 첫눈에 사랑을 느낀다. 그러나 신분의 차이라는 단단한 사회의 벽은 그들의 사랑을 갈라놓는다. 베니스 최고의 귀족이었던 마르코는 가난한 평민이었던 베로니카와의 사랑 대신 돈과 권력에 따라 다른 여인과 정략결혼을 해야만 했다. 사랑을 잃고 슬픔에 빠져 있던 딸에게 어머니 파올라는 또 다른 삶의 길이 있음을 알려준다. "고급 창녀가 되라. 최고가 되면 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옛날 고급 창녀였던 파올라는 직접 딸의 손을 이끌어 관능과 사랑. 문학적 재능과 육체적 즐거움을 주는 법 등을 가르치고 훈련시킨다. 마침내 베로니카는 당대 최고 권력층의 모든 남성들을 사로잡으며 최고의 고급 창녀가 되는데... 그러나 베로니카의 사랑은 오직 마르코만을 향한 것이었다. 모든 부와 명예를 버리고 그녀는 마르코의 연인으로 남고자 한다. 베로니카와 마르코는 열정적인 사랑을 나눈다. 그러나 그들의 행복은 곧 터키의 베니스 침공으로 흔들린다. 최고의 고급 창녀였던 베로니카는 프랑스 왕과 잠자리를 함께 하고 군함원조의 약속을 받아낸다. 베니스의 영웅이 된 베로니카. 그러나 그녀를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없다며 괴로움에 빠진 마르코와 갈등을 겪게 된다. 결국, 마르코는 그녀를 버려둔 채 전쟁터로 떠나보리고 혼자 남겨진 베로니카에겐 남편을 빼앗긴 귀족 부인들의 시기와 돈이 없어 그녀를 가질 수 없었던 한 가난한 귀족 마피오의 저주가 드리우는데.....
16세기 베니스를 배경으로 남녀 차별을 극복하려 했던 실존 인물 베로니카의 이야기를 그린 시대극. 마가렛 로젠탈의 'The Honest Courtesan'를 원작으로 했다. 음악과 영상에 많은 비중을 둔 작품으로 16세기 르네상스의 베니스와 운하를 세트로 복원한 풍경이 화려하다. 당시의 남녀 차별을 배경으로 하여 흥미로운 이야기와 극적 구성, 그리고 주연을 맡은 캐서린 맥코맥의 화려한 아름다움과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
프랑스에선 'La Courtisane'(궁녀)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는데, 언론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반응은 좋은 편. 피가로의 끌로드 배네르는 "16세기의 베니스 사회에서의 성 차별은 현재에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해결되지 않았음을 나타내는 영화"라고 했다. 르몽드의 장 프랑소와 로제는 "고급 매춘부의 운명을 도덕적 이름으로 정당화하는 전형적인 헐리우드적 영화"로 정의하고, "여주인공의 행위는 독립성의 쟁취라는 페미니스트의 원칙으로 신성화된다"라고 혹평했다.
베로니카 프랑코(1546-1591)는 1546년 베니스에서 출생했다. 1563년 18세에 짧은 결혼 생활을 했으며, 1565년부터 고급 창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다른 기록에 의하면, 결혼 생활 때 첫 아기를 나았다고 전해진다. 그녀는 일생동안 6명의 아이를 낳았지만, 그 중 3명은 유아 때 사망했다. 베니스가 전쟁의 위기에 놓이자 프랑스 왕 헨리 6세를 사로잡아 군함을 원조 받는 등 1570년대를 풍미한 고급 창녀였던 그녀는 정치적으로 뿐만 아니라 문학적으로도 성공을 거두었는데, 1575년 시집 <Terze Rime> 발간하였다. 여기에는 18편의 자작시, 7명의 후원자가 쓴 찬사의 시가 들어있다. 그녀는 베니스에 페스트가 발발하자 마녀 협의로 종교 재판에 회부되었으나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전재산 몰수 당해야만 했다. 1580년 시집 <Letters Written In My Youth>를 발간하였는데, 여기에는 50편의 편지와 프랑스 헨리 왕에게 바치는 2편의 소네트가 들어있다. 1580년 이후의 삶에 대한 기록은 남겨진 게 없다. 1591년 3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