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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에서 바라본 강릉. 시가지 끝자락으로 수평선이 걸려 있다. | 천년 내력을 자랑하는 강릉 端午祭(단오제)가 2005년 11월 유네스코 「세계 인류 口傳(구전) 및 無形(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올해는 5월31일을 전후해 5일간(5월29일~6월2일) 강릉 단오제가 펼쳐진다. 올해 단오제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뒤 처음 맞는 것이라서 그 어느 해보다 성대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제삿술이 익고 있고, 남대천변 단오장터도 축제 분위기로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예로부터 단오제 때면 무당굿, 官奴(관노)가면극, 씨름놀이와 그네타기, 머리감기, 수리취떡 만들기와 강릉농악 등 「男女郡醉晝夜飮酒歌舞(남녀군취주야음주가무)」했다고 한다. 전통 민속놀이가 한바탕 펼쳐질 강릉 단오제와 더불어 즐겨 볼 동해 珍味(진미)들을 소개한다. 1) 서지초가뜰 ― 질밥과 씨종지떡 경포대 서북쪽 서지마을 품앗이 계원들이 모내기철에 먹었던 일바라지 음식과 5代 300년을 이어 온다는 종갓집 손님상과 진짓상·큰상·생일상·명절상 등을 종손 며느리가 직접 재현해 낸다. 모를 내며 일바라지로 차리던 질밥과 못밥을 옛 그대로 두가리(목기)에 담아 내고, 모심기를 마친 계원들이 마을 정자나무 아래서 풍년을 기원하며 나눠 먹었다는 씨종지떡(씨종자 떡)과 식혜가 후식처럼 곁들여진다. 질밥은 사람수에 따라 한 벌씩 두가리에 담아 내는 밥과 국, 계원들이 각자 마련해 온 20~30가지의 찬들이 모양새를 갖춰 오른다. 해묵은 짠지와 머위나물, 돌미나리무침, 북어찜과 생선식해, 튀각, 누덕나물과 돌나물김치, 무시래기와 묵나물볶음 등을 옛맛 그대로 즐길 수 있다. 모를 내고 남은 볍씨로 가루를 낸 뒤, 호박고지와 대추·콩·쑥·곶감 등을 넣고 시루에 쪄낸 씨종지떡은 식혜와 따끈한 숭늉을 곁들여 내는데, 「떡 중의 떡」이라 할 만하다. 300년이 넘은 종갓집과 주변 풍광이 넉넉하기 그지없다. 질밥과 못밥(1인분) 1만원, 손님상(4인분) 12만원, 진짓상(4인분) 10만원. ● 주소 강릉시 난곡동 264(서지마을) 전화 033-646-4430 2) 강릉감자옹심이 ― 향토음식으로 지정한 감자옹심이와 감자송편 감자옹심이와 감자송편은 강원도의 주산물인 감자를 갈아 녹말을 내려 빚는 별미다. 양식이 귀하던 때는 救荒(구황)음식으로도 한몫을 했다. 지금은 다이어트 건강식품, 강릉의 향토별미로 인기가 높다. 감자 전분은 공기 속에 오래 노출되면 색깔이 검게 변색되기 때문에 그때그때 갈아 전분을 내려 빚어야 더욱 투명하고 쫄깃한 맛이 난다고 한다. 멸치와 다시마, 대파, 감자를 넣고 삶아 담백하게 우려 낸 국물에 동글동글하게 빚은 감자옹심이와 대파, 감자를 넣고 즉석에서 끓여 배추김치와 미역나물무침을 곁들여 낸다. 쫄깃하게 씹히는 옹심이의 질감과 구수한 국물, 상큼한 김치와 해조류의 뒷맛이 일품이다. 소화흡수가 빠르고 피부가 고와진다는 이야기를 입증하듯 칠순의 주인 할머니가 10년은 더 젊어 보인다. 칼국수옹심이 5000원, 감자옹심이 6000원, 감자송편 3000원. ● 주소 강릉시 임당동 19-22 전화 033-648-0340 3) 송정 해변막국수 ― 故 鄭周永 회장의 10년 단골집 경포대해수욕장에서 2km 안팎인 송정해수욕장과 이어진 송림 길에 들어 있는 소박한 막국수집이다. 막국수와 메밀부침이 유명해 故 鄭周永(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경포대관광호텔에 머무를 때면, 하루 두 끼도 마다않고 찾았다고 한다. 메밀을 속껍질째 곱게 갈고 고구마 전분과 밀가루를 알맞은 비율로 섞은 국수사리가 함흥냉면사리처럼 매끄럽고 부드러우면서 구수한 맛을 내준다. 멸치와 다시마, 무, 대파 등을 넣고 우려 내는 담백한 국물이 막국수 사리와 양념 맛을 절묘하게 뒷받침해 준다. 파도 소리가 간간이 들려오는 솔밭 속에 자리한 나지막한 옛집과 새로 들어선 간이건물을 합쳐 70~80석의 좌석을 갖추고 있다. 막국수 4000원, 비빔국수 4500원, 메밀전 5000원, 메밀묵채 4000원. ● 주소 강릉시 송정동 산3(송정해수욕장 앞) 전화 033-652-2611 4) 초당할머니순두부 ― 강릉 초당순두부 원조집 40년을 이어 온 초당순두부의 원조집. 테이블 3~4개로 시작한 작은 순두부집이 아침운동을 나온 강릉시민들의 입소문을 타고 초당솔밭의 별미집이 됐다. 이 소문이 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전해지며 전국에 이름난 순두부촌이 이루어졌다. 태백과 정선 지역에서 나는 토종콩을 갈아 장작불로 끓이고 간수대신 맑은 바닷물을 사용해 만든 순두부는 마치 우유죽을 방불케 할 정도로 부드럽고 고소하다. 순두부에 양념장으로 간을 해 먹는 게 제격이고, 밥을 말고 된장에 박은 풋고추지를 곁들인 맛도 더할 나위 없다. 식으면 제 맛이 나지 않아, 하루 몇 차례든 새로 빚어 낸다는 신선한 순두부와 모두부 맛이 진미다. 맛의 비결은 40년을 이어 온 주인의 손감각이다. 순두부가 앉는 순간은 실내온도와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돼야 하기 때문에 밀폐된 것과 다름없는 주방에서 진행되는 작업이 장인의 경지에 이른다. 공장에서 만든 순두부가 아닌 진짜 초당순두부 맛을 확인하려면 기필코 찾아봐야 할 곳이다. 순두부백반 5000원, 모두부 1모 4000원, 순두부(밥 없이) 4000원. ● 주소 강릉시 초당동 307-4(초당동 솔밭마을) 전화 033-652-2058 5) 금산시골할머니추어탕 ― 36년 손맛 밴 고추장추어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