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으로 인해 근력이 상승하고 근육이 커지는 이유 중 하나로 호르몬 이론이 있습니다. 이는 Science and practice of strength training, Designing resistance training programs 등 운동 과학 분야의 바이블이라고 할 수 있는 여러 책들의 공동 저자이자 NSCA 대표 출신인 William J. Kramer가 세운 이론으로 수십년 동안 정설로 믿어져왔고, 수퍼 스쿼트 프로그램과 같은 호르몬 분비를 이용한 근비대 프로그램의 이론적 토대가 된 이론입니다.
먼저 근성장에 관한 호르몬 이론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죠. 흔히 근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으로 testosterone, growth hormone(성장 호르몬)과 IGF-1(insulin like growth factor-1) 등이 알려져 있습니다. 호르몬을 주사할 때, 특히 testosterone의 경우 근력과 근육의 크기에 상승이 있습니다. 이 호르몬들은 저항 운동 후 눈에 띄게 증가하는데, 주로 셋 사이 휴식 시간이 짧거나 큰 근육 무리를 사용하는 고중량 운동을 할 경우 많은 상승을 보입니다. 그래서 운동 후 이런 호르몬 분비의 증가로 인해 근육의 성장이 일어난다는 것이 호르몬 이론이고 이에 따라 훈련 루틴을 부위별 고립 운동과 함께 고중량을 다룰 수 있는 다관절 운동을 휴식 시간을 짧게 하여 병행 해주면 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져 더욱 빠른 성장을 얻을 수 있다고 하죠.
하지만 이 이론은 몇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첫째로 근육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국소 요인들의 발견입니다. 최근에 발견된 MGF(muscle IGF-1)은 근육의 성장에 주요인으로 꼽히는데 이 호르몬은 국소 부위, 즉 운동한 부위에만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으로 신체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testosterone, growth hormone, IGF-1 등과는 별개로 작용합니다. 만약, 이런 신체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이 근성장의 주요인이라면 운동을 안 한 근육무리들에서도 성장이 일어나겠죠. 둘째로, growth hormone의 경우 대량으로 주사해도 근력이나 근육 사이즈에 거의 변화를 못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운동 후 살짝 증가하는 growth hormone 수준으로는 영향을 거의 못미친다는 것이죠. 셋째로, 편측 운동(uni-lateral exercise)이나 고립 운동들의 경우 호르몬 분비를 전혀 늘리지 않기 때문에 근육의 발달이 없어야 하는데 실제론 이런 운동으로도 근력과 근육의 사이즈에 증가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운동 후 호르몬 분비가 증가했을 때 단백질 합성 수준엔 별다른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겠네요.
앞서 말한 반론들이 간접적으로 호르몬 이론을 반박한 것이라면, 최근 발표된 Elevations in ostensibly anabolic hormones with resistance exercise enhance neither training-induced muscle hypertrophy nor strength of the elbow flexors 논문은 직접적인 실험으로 호르몬 이론을 반박합니다.
실험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면 15주간 근력 운동(bicep curl)을 하는데 한쪽은 bicep curl만, 다른 쪽은은 호르몬 분비를 높이는 운동(leg press)과 함께 시행한 후 혈액 검사와 근력 검사 결과를 비교했습니다.(※ squat나 deadlift 같은 경우 상체의 간접적 참여가 있기 때문에 하체 고립 효과가 더 높은 leg press로 실험을 진행)
실험 결과를 보면 우선 leg press를 한 그룹은 분명히 다음 <Figure 1>과 같이 호르몬 수치가 눈에 띄게 상승했습니다.
<HH : bicep curl+leg press 그룹, LH : bicep curl 그룹, Pre : 3번째 세션에서 측정한 수치, Post : 마지막 세션에서 측정한 수치>
그래프를 보면 HH 그룹은 운동을 마친 후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기 시작하여 약 15분 정도가 지나 최고점을 찍은 후 1시간 정도 후 초기 수준으로 돌아오는데 유의미하게 수치가 증가하는 시간은 약 15~30분 정도가 되며, LH 그룹은 호르몬 분비의 변화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단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3번째 훈련 세션과 마지막 세션에서 측정한 그래프 변화가 거의 동일한 것으로 보아 누적되는 효과가 없다는 점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호르몬 분비 상승이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다음 그림처럼 팔 근력의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실험 그룹 별 MVC(최대 수의적 수축력), 1RM, 10RM 변화>
마찬가지로 근육의 사이즈 역시 아래 그림처럼 나타나지 않았죠.
<상완근 type I, II 근섬유 및 전체 근육 사이즈 변화>
따라서 결론을 내자면 저항 운동(고강도의 다관절 운동) 후 호르몬 분비의 상승은 나타나지만 그 분비량이 적고 상승 지속 시간이 15~30분 정도로 짧기 때문에 호르몬 이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근력과 근육 사이즈의 증가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호르몬 이론이 틀렸다고 해서 squat나 deadlift, clean, snatch 등의 고강도 다관절 운동을 할 필요 없다고 할 순 없습니다. 신체 전체를 조절하는 systemic hormone 분비량을 늘려주기 때문이란 이유 외에도 여러 장점들이 충분히 많이 있으니 말이죠.
작성자 : 불량(trikstar)
첫댓글 어렵고만요 응용이 안되어요ㅠㅠ
어려워도... 욜씸히 공부할꼐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해력이 점점 떨어져가니 읽어내려가면서 이해는 되는데 이해하고는 바로 잊어버리는 비극이..ㅋㅋㅋ
어렵지만 엄마가 열심히 공부를 해 줘야 울 애기를 지켜낼 수 있으니 열공합니다.^^ 감사해요.
저도 돌아서면 자꾸 잊어버려서 머리에 남는것이 없는거 같습니다,,,,ㅠ,ㅠ
그래도 열공~~~
근육이 안생겨도 산책 삼아 즐겁쟎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