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림선원 화요 낮법회(12월 3일) 육조단경
(주제)
무념(無念)은 대개 잘 못 해석되는 일이 많고, 특히 많은 수행자들이 무념의 의미에 대해
오해하는 일이 많습니다. 오늘 공부하는 육조단경을 통해, 무념(無念)의 정확한 의미와
무념을 쓰는 경지, 무념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지 육조대사의 심오한 법문을 배울 수 있습니다.
(본문과 번역)
善知識 智慧觀照 內外明徹 識自本心 若識本心 卽本解脫 若得解脫 卽是般若三昧 般若三昧 卽是無念
선지식들이여! 지혜로 관조하면 안과 밖이 환하게 사무쳐서 자기 본래의 마음을 알게 된다.
만약 본래의 마음을 알면 본래의 해탈이다. 만약 해탈하게 되면 이것이 곧 반야 삼매이다.
반야삼매가 바로 이 무념이다.
何名無念 若見一切法 心不染著 是爲無念 用卽偏一切處 亦不著一切處 但淨本心 使六識 出六門 於六塵中 無染無雜
來去 自由 通用無滯 卽是般若三昧 自在解脫 名無念行 若百物不思 當令念絶 卽是法縛 卽名邊見
무엇을 무념이라 하는가?
일체법을 보더라도 마음이 물들거나 집착하지 않는다. 이것이 무념이다.
무념을 쓴 즉, 일체처에 두루 하되 일체처에 집착하지 않는다.
다만 본심을 깨끗이 하여 육식이 육문(안이비설신의)에 나오더라도 육진(색성향미촉법)에 물들거나 섞이지 않아,
오고 감이 자유롭고 쓰는데 막힘이 없다.
이것이 반야삼매이며, 자유자재한 해탈이니, 이름하여 무념행이라고 한다.
만약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생각을 끊어버리면, 이것은 법박(법에 얽매인 것)이다.
이것을 변견(한 쪽에 치우친 견해)라고 한다.
善知識 悟無念法者 萬法盡通 悟無念法者 見諸佛境界 梧無念法者 至佛地位
선지식들이여, 무념법을 깨닫는 자는 만법에 다 통한다.
무념법을 깨닫는 자는 모든 부처님의 경계를 본다,
무념법을 깨닫는 자는 부처님의 지위에 이른다.
善知識 後代 得吾法者 將此頓敎法門 於同見 同行 發願受持 如事佛故 終身而不退者 定入聖位
선지식들이여, 후대에 나의 법을 얻은 이는 장차 이 돈교법문으로 견해도 같고 행도 같이 하여
원을 세워 이 법을 수지하기를 마치 부처님을 섬기는 것 같이 하여야 한다.
몸이 다하도록 물러나지 않으면 반드시 성인의 지위에 들 것이다.
然須傳授 從上以來 黙傳分付 不得匿其正法 若不同見同行 在別法中 不得傳付 損彼前人 究境無益
恐愚人 不解 謗此法門 百劫千生 斷佛種性
그렇지만, 이 법문을 전하는데 있어서는 반드시 위에서부터 묵묵히 전하되 정법을 숨기지 말아야 한다.
만약 견해가 같지 않고 행이 같지 않아서 다른 법에 있는 자에게는 전하지 말라.
그 앞에 있는 사람을 해치어 결국은 이익이 없을 것이다.
어리석은 사람이 이해하지 못하고 이 법문을 비방하여 백겁 천생에 부처될 종자를 끊을까 두렵다.
善知識 吾有一無相頌 各須誦取 在家出家 但依此修 若不自修 惟記吾言 亦無有益 聽吾頌 曰
선지식들이여, 내게 무상송이 있으니 각자 외워 지니어라. 재가와 출가를 막론하고 이 게송에 따라 수행하라.
만일 스스로 닦지 않고 나의 말만 기억하면 결코 이익이 없을 것이다. 나의 게송을 들으라.
1)
說通及心通(설통급심통): 설법에 통달하고 마음 바탕까지 통달하니,
如日處虛空(여일처허공): 마치 태양이 허공에 떠있는 것 같도다.
唯傳見性法(유전견성법): 오직 견성법만을 전하여,
出世破邪宗(출세파사종): 세간을 벗어나 삿된 가르침을 쳐부순다.
2)
法卽無頓漸(법즉무돈점): 법에는 빠름과 느림이 없는데,
迷悟有遲疾(미오유지질): 어리석음과 깨달음에는 느림과 빠름이 있도다.
只此見性門(지차견성문): 다만 이 견성문을,
愚人不可悉(우인불가실): 어리석은 사람은 깊이 알지 못하네.
說卽雖萬般(설즉수만반): 설법은 비록 만 가지로 벌어지지만,
合理還歸一(합리환귀일): 이치에 합하면 하나로 돌아간다.
3)
煩惱暗宅中(번뇌암택중): 번뇌의 어두운 집 속에서,
常須生慧日(상수생혜일): 모름지기 늘 지혜의 햇빛을 밝혀라.
邪來煩惱至(사래번뇌지): 삿됨이 오면 번뇌가 이르고,
正來煩惱除(정래번뇌제): 바름이 오면 번뇌는 사라진다.
邪正俱不用(사정구불용): 삿됨과 바름을 모두 쓰지 않으면,
淸淨至無餘(청정지무여): 해말쑥하여 다시 더할 것이 없는데 이른다.
4)
菩提本自性(보리본자성): 보리는 본래 자기의 성품인데,
起心卽是妄(기심즉시망): 마음을 일으키면 바로 망념이 된다.
淨心在妄中(정심재망중): 해말쑥한 마음은 망념 가운데 있으니,
但正無三障(단정무삼장): 단지 행을 바르게만 하면 세 가지 장애*가 없어지리라.
世人若修道(세인약수도): 세상 사람이 도를 닦는다면,
一切盡不妨(일체진불방): 일체가 다 방해 되지 않으리.
常自見己過(상자견기과): 늘 스스로 자기의 허물을 보면,
與道卽相當(여도즉상당): 곧바로 도와 만나게 되리라.
色類自有道(색류자유도): 중생들에게 스스로 이 도가 있으니,
各不相妨惱(각불상방뇌): 각자 서로 방해와 괴로움을 끼치지 말라.
5)
離道別覓道(리도별멱도): 도를 버리고 따로 도를 찾으면,
終身不見道(종신불견도): 죽을 때까지 도를 보지 못한다.
波波度一生(파파도일생): 바쁘게 허덕이며 일생을 보내지만,
到頭還自懊(도두환자오): 죽음에 이르러 도리어 후회하리라.
欲得見眞道(욕득견진도): 참된 도를 보고자 하면,
行正卽是道(행정즉시도): 행을 바르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도이다.
自若無道心(자약무도심): 스스로 도 닦는 마음이 없으면,
闇行不見道(암행불견도): 어두운 곳으로 걸어가 도를 보지 못한다.
6)
若眞修道人(약진수도인): 참으로 도 닦는 사람이라면,
不見世間過(불견세간과): 세간의 허물을 보지 않는다.
若見他人非(약견타인비): 만약 다른 사람의 잘못을 본다면,
自非却是左(자비각시좌): 자기의 잘못이니, 도리어 이것은 이치에 어긋난다.
他非我不非(타비아불비): 다른 사람은 잘못이 있고 나는 잘못이 없어도,
我非自有過(아비자유과): 분별한 내가 잘못한 것이니 내게 허물이 있다.
但自却非心(단자각비심): 남을 비난하는 마음을 물리치기만 하면,
打除煩惱破(타제번뇌파): 번뇌를 없애게 될 것이오,
憎愛不關心(증애불관심): 미움과 애착에 마음을 두지 않으면,
長伸兩脚臥(장신양각와): 두 다리 쭉 펴고 누우리라.
欲擬化他人(욕의화타인): 다른 사람을 교화하려면,
自須有方便(자수유방편): 스스로 방편을 지녀야 한다.
勿令彼有疑(물령피유의): 저가 가진 의심을 없애주면,
卽是自性現(즉시자성현): 곧바로 자기 본성 드러나리라.
7)
佛法在世間(불법재세간): 불법은 세간에 있으니,
不離世間覺(불리세간각): 세간을 여의지 말고 깨달으라.
離世覓菩提(리세멱보리): 세간을 버리고 보리를 찾는다면,
恰如求兎角(흡여구토각): 마치 토끼 뿔을 찾는 것과 같도다.
正見名出世(정견명출세): 바른 견해를 일컬어 세간을 벗어난다고 하고,
邪見是世間(사견시세간): 삿된 견해를 세간이라 한다.
邪正盡打却(사정진타각): 삿됨과 바름을 모두 물리치면,
菩提性完然(보리성완연): 보리의 성품이 환하게 드러나리.
8)
此頌是頓敎(차송시돈교): 이 게송은 단박 깨닫는 가르침이며,
亦名大法船(역명대법선): 또 큰 진리의 배라 부른다.
迷聞經累劫(미문경누겁): 어리석은 자가 들으면 긴 세월을 거치겠지만,
悟卽刹那間(오즉찰나간): 깨달은 즉 찰나 사이니라. (끝)
세 가지 장애(三障): 번뇌장 업장 보장(報障)의 세 가지를 말하다(대반열반경).
번뇌장은 탐욕 성냄 어리석음 등 스스로의 번뇌에 의해서 일어나는 장애를 말한다.
업장이란 오역죄(五逆罪)나 십악업(十惡業) 등의 악업에 의한 장애이다.
보장이란 지옥 아귀 축생 등의 삼악도(三惡道)나 정법을 비방하는 등의 과보에 의한 장애를 말한다.
첫댓글 육조대사의 무상송은 무념행이 수행의 대도임을 밝혀줍니다. 나아가 무념을 어떻게 닦아야 하며, 무념수행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지 매우 구체적으로 알려줍니다. 육조대사의 말씀대로, 무상송을 늘 외워 수행의 바른 길을 걸어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