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 동물과 단짝 되기
개나 고양이가 사람과 가까워진지는 몇 년 되지 않았다. 사람보다 더 친하게 방으로 들어와 한 이불을 덮고 자는 사이로 발전한지는 몇 십 년,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핵가족화가 되면서, 혼자 사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사람대신 동물을 반려자로 삼아 살기 시작한 것은 근래이다.
고양이나 개가 반려동물이 되자 그런 내용을 담아 사람과 짐승이 친하게 지내는 장면을 찍어 방송하는 매체도 많이 생겼다.
개는 오랜 세월 사람과 친하게 지냈으니 개를 다루는 것은 어렵지 않겠다 싶은데 고양이가 사람하고 껌 딱지같이 붙어사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집 주변에도 고양이가 많이 살고 있다. 그래서 친해져보려고 부르면서 먹이를 주어보지만 가까이 오지도 않고 자꾸만 부르면 경계심을 나타낸다. 그래서 모른척하고 살았는데 원룸 헛간에다 새끼를 낳았다. 새끼울음소리가 들려서 그 속을 들여다보니 어미와 새끼는 위험하다고 느꼈는지 으르렁대며 이빨을 드러냈다. 내 호의를 무시하고 으르렁대니 모른척하고 두 달이 지났다. 원룸헛간은 하루에도 여러 번 드나드는 장소여서 매일 그곳에 가보게 되는데 어미가 나와서 돌아다니는 모습이 앙상해보였다. 처음에는 낯설어 하더니 눈을 마주하고 대화를 하다 보니 경계심을 푸는 것 같았다. 그래서 고양이 사료를 사다가 물과 같이 먹으라고 먹이를 제공했다. 사료라도 먹으면 어미나 새끼가 살이 오를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먹이는 쳐다보지도 않고 지나다니면서 그릇을 밟아서 사료는 쏟아지고 말았다. 나는 화가 나서 먹이를 치우고 고양이에게는 다시 관심을 안가지기로 마음을 먹었다.
개는 중간에 입양해도 사람을 잘 따르는데 고양이는 여간해서 사람을 따르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사람 품에 안기고 사람의 손길로 키워야지 그렇지 않았으면 고양이하고는 친해지기 어렵다. 그래도 내 근방에서 살고 있으니 날마다 들여다본다. 그러면서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내 반응으로 고양이가 살갑게 다가오면 고양이가 좋아질 것 같았다. 살을 맞대고 좋다고 안긴다면 고양이를 책임져야 하는데 그럴 자신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을 독하게 먹기로 했다. 책임 못 질 거라면 그 누구라도 마음을 흔들어 놓아서는 안 된다. 그리하여 개도 고양이도 관심 두지 않기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