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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학교 국어교사인 한 시인이 현미경 같은 눈으로 바라본 문학과 현실에 관한 생각을 한 권의 산문집에 담았다.
충북 보은 속리산중학교 수석교사인 김은숙(52·여) 시인은 최근 오랜 세월 문단과 교단에서 활동하며 느낀 여러 가지 생각을 섬세하게 정리해 놓은 '갈참나무 숲으로'(도서출판 고두미 刊·370쪽)란 제목의 산문집을 출간했다.
1998년 시집 '그대에게 가는 길'을 발표하며 문단에 나온 뒤 시 창작에만 전념한 김 시인의 첫 산문집이다.
김 시인이 문학지에 발표했거나 언론매체에 기고한 글 가운데 의미 있는 글을 가려서 묶었다.
이 산문집은 그동안 두 축을 중심으로 가꿔온 김 시인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하나는 문학의 세계에서 꿈꾸는 시인으로서 삶이며 다른 하나는 교육현장에서 울고 웃는 교사로 사는 삶이다.
"거친 세상 바람에 몸과 마음이 지친 영혼이 기댈 수 있는 그늘 깊은 나무들 무성한 숲을 꿈꾼 적이 있다. 숲에 대한 꿈이 큰 욕심일 뿐임을 이제는 안다. 내 마음의 숲에는 그리움처럼 그림자처럼 시(詩)가 머물고 있었다"
책머리에서 밝힌 김 시인의 이 말에 세상을 가벼이 여기지 않고 열과 성을 다해 살아온 삶의 모습이 배어있는 듯하다.
산문집은 '시 산책(제1부)' '시인과 만남(제2부)' '세상을 보는 눈(제3부)' '아이들과 함께(제4부)'로 꾸며졌다.
김 시인은 제1부 '시 산책'에서 가까운 동료의 작품과 문단의 수작들을 시인의 따뜻한 심성과 섬세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허장무·김사인·정가일·신채호·류정환·김시천·신동엽·이종대·이윤경·정진명·김순영·김유진·한위나·윤석위·신동인·장문석·조남야·박운식·박원희·조원진·노창선·정진명·이승희 시인의 작품을 소개했다.
그녀는 제2부 '시인과 만남'에서 동병상련한 시인들과 문학의 방향을 고민한다.
1989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시를 엽서에 담아 보내는 '엽서시 동인'과 'Poem cafe 빈터' 회원을 비롯해 허장무·김유진·노창선·이재무 시인을 직접 만나 나눈 다양한 문학이야기를 풀어놨다.
세상에 대한 지식인의 생각과 교단에서 만난 제자들에 대한 사랑도 잔잔하게 옮겨 놓았다.
제3부 '세상을 보는 눈'에서 김 시인은 우리 사회의 이모저모를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흐름에 대하여' '깊은 쉼표' '풍경의 그늘' '갈참나무 숲으로 가자' 등의 소제목을 붙인 글에서 그녀의 소소한 생각을 빼곡히 정리했다.
30년 동안 교단에서 아이들과 함께 애환을 나누며 진정한 사표(師表)의 상을 찾아가는 노정(路程)과 고민은 제4부 '아이들과 함께' 편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김 시인은 청주에서 태어나 충북대학교 국어교육과와 인하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빈터·시천(詩泉) 동인, 충북작가회의, 내륙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2008년 '제13회 내륙문학상'을 받았다. '창밖에 그가 있네' '아름다운 소멸' '손길' 등 4권의 시집을 냈다.
김은숙 시인
충북 청주에서 출생. 충북대학교 국어교육과 및 인하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시집 『그대에게 가는 길』(1998)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으로 『창밖에 그가 있네』(다층, 2001),
『아름다운 소멸』(천년의시작, 2003),
『손길』(천년의시작. 2007)이 있음.
제13회 내륙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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