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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관현악문헌이뭘까? 원문보기 글쓴이: 김선철
추천음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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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mphony No. 15 SHOSTAKOVICH Bernard Haitink (conductor) London Philharmonic Orchestra DECCA 11CDs |
이러한 감정을 충족시켜주기에는 다소 평면적인 주장을 펼치더라도 세부적인 묘사 특히 타악기의 질감있는 소리가 매우 중요한 요소를 차지한다. 로스트로포비치 (TELDEC)은 1악장에서 각 악기들 간의 이질적인 소리보다는 전체적인 조화를 차분하게 이끌어낸다. 억지스런 울림보다는 자연스러운 음을 만들고 있다. 추천음반으로 꼽은 하이팅크/런던 필의 연주는 로스트로포비치 보다 더 선명하고 투명한 음을 들려준다. 특히 1악장의 큰북은 마치 솔티/빈 필의 베르디 레퀴엠 (DECCA)에서의 위용과도 같은 그런 이미지의 소리를 낸다. 로스트로포비치가 하이팅크보다는 롯시니 선율을 좀 더 자연스럽게 묘사해내지만 하이팅크는 더 분명하고 또렷한 음색을 강조한다.
콘드라신/모스크바 필 (MELODIYA) 음반은 앞선 두 음반보다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세부적인 묘사가 정교하지 못하며 투명한 음색보다는 뚜렷한 금관을 앞세운다. 2악장에서도 긴 호흡의 하이팅크와 로스트로포비치가 콘드라신보다는 더 장송행진곡다운 면을 나타낸다. 3악장과 4악장에서 타악기의 음색이나 효과도 하이팅크가 더 세련된 음으로 다듬고 있다. 특히 아다지오 등의 선율이 부각되는 부분에서의 템포처리나 물 흐르듯 처리되는 바그너의 운명의 동기들이 유기적으로 잘 결합시키는 것은 콘드라신에 비해서 더 낫다. 콘드라신은 템포가 빨라서 충분히 길게 뻗지는 못하지만 그 끝은 더 예리하다. 하이팅크가 들려주는 음은 소규모적이며, 낭만적이기 보다는 고전적인 이 교향곡에 더 잘 어울린다. 이 음반은 11장짜리 전집물뿐만 아니라 낱장으로 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