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양호반, 산길에 홀리고 물결에 반하다.
▲놋종기먼당에서 바라본 지리산 천왕봉.
◐ 에필로그 ◑
요즘 대화의 으뜸 주제는 살인적 더위!
가만 있어도 줄줄 흐르는 땀방울로 인해
즐거워야 할 산행이 고행이 되기 일쑤입니다.
해서 산으로 향하면서 챙기는 희망사항은,
더위도 이젠 한물간 끝물이었으면 하는 바램.
이왕 더울 거 힐링되는 더위였으면 하는 바램.
먹기 좋게 포장된 당의정 같은 날씨를 그립니다.
하여 당의정 입힌 듯 맛있는 산행이면 좋겠습니다.
웃는 아기처럼 해맑음이 입에 물리는 산행이기를....
◐ 산행 개요 ◑
◇ 산행일시 : 2016년 8월 21일.
◇ 누구랑 : 대전한겨레 산악회 여러분과 함께.
◇ 산행구간 : 덕곡재-놋종기먼당-용산치-양마산-진양호. (약14.7km)
▲기온은 여전히 뜨겁지만, 하늘은 푸른 물이 뚝뚝 질 것처럼 청명한 날.
▲따끈따끈한 등허리를 다독이듯, 바람 한줄기 희미하게 기지개를 켭니다.
▲참한 길을 앞에 놓고, 김윤아의 '길'이 귓전에 웅웅 울려 옵니다.
이 길이 옳은지 다른 길로 가야 할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아.
▲가수 특유의 끌어당기는 목소리가 산길을 옭아매고 있습니다.
세상 어딘가 저 길 가장 구석에 / 갈 길을 잃은 나를 찾아야 만 해....
▲몸 안에 스위치를 켠 듯 마음이 한결 밝아지고 있습니다.
▲310m봉 고스락.
▲쉼터 정자에 해맑은 햇살이 마구 내려앉고 있습니다.
▲산길에 빠져들수록, 산은 점차 주술적인 마력을 뿜어내게 됩니다.
▲본질적인 측면에서 보면, 산행은 양파껍질과 같은 건지 모릅니다.
끝까지 벗겨낸다 해도 그 끝에는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는 텅 빔.
▲조용한 아침산길을 걸으면서, 걸어보고 싶은 길 하나 더 추가합니다.
▲헛돌이 주의지점. 넓은 직진길은 사양합니다.
▲299.5m봉
▲107번 송전탑을 스쳐가고,
▲오른쪽 저 멀리, 지리산 천왕봉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냅니다.
▲천왕봉 클로즈업.
▲덕현치.
▲봉긋한 무덤 하나, 지나가는 길손에게 텃세를 부리고 있습니다.
▲무의미한 콘크리트 구조물도 때론 훌륭한 이정표가 됩니다.
▲놋종기먼당 오르는 산자락 왼편에 260m봉이 봉긋 솟았습니다.
▲이름도 옹종한 놋종기먼당.
▲놋종기먼당은 화려한 조망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남쪽 와룡산 기점, 시계진행방향순).
▲조망1.
▲조망 2.
▲조망 3. 이명산과 옥산 사이, 저 멀리 광양 백운산이 시선에 들어옵니다.
▲조망 4. 멋진 하모니(옥산과 진양호, 고속도로).
▲조망 5.
▲조망 6. 지리산은 오늘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려고 그간 그렇게도 애를 태웠나봅니다.
▲조망 7.
▲조망 8.
▲조망 9. 월아산은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 모습을 보여줍니다.
▲놋종기먼당이 선물한 화려한 조망 때문에,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260m봉을 올라서야 용산치로의 하산길이 열립니다.
이 봉우리에서의 조망도 놋종기먼당에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조망1. 진주시의 배경화면 같은, 망진산의 철탑이 포착됩니다.
▲조망 2. 진행할 마루금과 멀리 희미한 와룡산.
▲조망 3. 와룡산 당겨보기.
▲조망 4. 와룡산과 금오산 사이로 넓은 공간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조망 5. 금오산 당겨보기.
▲조망 6.
▲조망 7.
▲조망 8.
▲조망 9.
▲조망 10. 지리산 동부지역이 한눈에.
▲조망 11. 아, 지리산.
▲조망 12. 아, 달뜨기 능선.
▲조망 13.
▲조망 14.
▲조망 15.
▲조망 16.
▲조망의 열락 속에서 빠져나와 용산치로 접근합니다.
▲차소리가 요란한 걸 보니, 한 템포 쉬어갈 타이밍입니다.
▲용산치, 3번국도. 오늘 산행의 터닝포인트.
▲사진상은 통행량이 드문드문인데, 실제 무단횡단하기에는 엄청 위험한 도로입니다.
▲쉼의 포인트를 느끼는 마음이 누구나 비슷비슷한가 봅니다.
▲수돗물로 목 축이고, 물 보충하고, 다시 출발.
▲홈통을 따라 오르면서 더위와 당당히 맞서 봅니다.
▲능선에 올라서니, 좌측으로 새로운 길이 보입니다.
▲96에 100을 더한 높이인데, 100은 어디로 갔을까.
▲오늘 마루금을 마무리하는 또 다른 산악회 분들.
▲되돌아보기.
▲마루금 오른쪽으로 공간이 터집니다.
▲바람이 조금 부는 듯 하더니 이내 잠잠합니다.
▲여기도 법 좋아하는 분이 계시네요.
▲헛돌이 주의지점.
▲지금 떠오르는 생각 하나, 노란 탱자가 열릴 때 한번 더 오고싶다.
▲산이름 짓기가 쉬울까, 사람이름 짓기가 더 쉬울까.
산이름이든 사람이름이든 함부로 마음대로 지어내는 게 아닌데.
▲이 산행의 끝엔 내가 인정할 만한 끝이 기다리고 있을까.
▲조망1. 돌아보니, 멀리 웅석봉과 둔철산이 멋진 배경을 이루고 있습니다.
▲조망2. 지리산이 무게를 잡고, 멀어져 있습니다.
▲조망3. '달뜨기능선'이 이름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누워 있습니다.
▲조망4.
▲조망5.
▲조망6.
▲219.2m봉
▲이명산과 옥산 사이로 열린 공간이 달려옵니다.
▲지리산이 잠깐 숨어 버렸습니다.
▲호반의 수면에 하늘이 곱게 담겨 있습니다.
▲'언젠가, 언젠가는 함께 늙어가고 싶다'.
최고로 사랑하는 이에게 건네는 멘트. 산에게도 건네고 싶은 멘트.
▲호돌바위에 올라.
▲월아산이 그려내는 선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와룡산의 하늘금도 버금갑니다.
▲저 물 속에 텀벙 뛰어 들고 싶다.
▲헛돌이 주의지점.
▲180m봉.
▲멀리 비치는 러브샷 소나무가 산줄기의 분위기를 휘어잡고 있습니다.
▲쉬어가는 구간.
▲귀여운 러브샷 소나무.
▲무덤 옆의 잡풀들이 산뜻한 느낌을 주네요. 벌초시기가 되었습니다.
▲목이 마르니, 저 물통에 있는 물이 식수인가가 궁금해집니다.
▲여기가 판문동. 판자로 울타리를 치고 동쪽으로 문을 내었다는 곳.
오늘은 고속도로 굴다리 문을 통과하고자 접근합니다.
▲큰 문이 열려 있습니다.
▲밑으로 고속도로 통과하여, 위로 산을 올라갑니다.
▲오르면서, 건너온 고속도로를 돌아봅니다.
▲달아오른 한낮의 기온 때문에,
모든 말들이 다 가라앉고 남아있는 한마디는, 바람아 불어다오.
▲산을 향한 목마름의 여백이 차곡차곡 채워지고 있습니다.
▲적금을 붓듯이 쪼갠 시간들이 쌓여, 한 편의 마루금여행이 만들어집니다.
▲싱싱한 산길을 걸으면서, 이 싱싱함을 지켜내는 밑거름이고 싶습니다.
▲산뜻한 이정표가 보이기 시작하면, 진양호공원의 산책로에 들어섰다는 의미.
▲빈 의자에 앉아, 그늘의 고마움을 느끼고 싶어요.
▲넓은 호반을 거느리고, 산길은 점점 마법을 부려 사람을 홀리고 있습니다.
▲산길에 빠져, 몸은 가벼워졌는데도 발걸음은 점점 느려지고 있습니다.
▲마루금여행은, 매력이 덩어리째 쌓여있는, 산행의 농축액 같은 게 아닐까.
▲걸으면서 명상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의 호반길. 산림욕장이었네요.
▲저 잔잔한 호반 위를 떠도는 향기로 남고 싶어.
▲산산이 부서지는 햇살의 파편들이, 그 길 위의 사람을 찌릿찌릿 자극하고 있습니다.
▲간질간질한 행복감, 간절함으로 가슴 밑바닥이 뜨거워집니다.
▲진양호 지킴이(감시탑).
▲진양호 물을 다 마셔도 물리지 않을 목마름이 있습니다. 산을 향한 마음이 바로 그것.
▲편백나무로 둘러싸인 계단길에서 에너지를 채웁니다.
▲눈으로 새긴 풍경들을 마음으로 새겨, 추억의 밑반찬으로 쟁겨 놓으렵니다.
▲호반전망대에 햇살이 맑게 부딪히고 있습니다.
▲얼씨구나, 매운 풍경 구경하러 전망대에 올라보세.
▲눈 앞에 펼쳐진 풍경에 완전히 녹아버린 마음. 한마디로, 헐!
오늘은 산길에 뿅 홀리고, 호반 조망에 홀딱 반해 버렸습니다.
▲조망1.
▲조망2. 낙남정맥의 실봉산이 포착됩니다. 두번 세번 눈을 비벼봅니다.
▲조망3.
▲조망4. 낙남정맥의 산, 태봉산!
정작 낙남 걸을 때는 전망 꽝이더니, 떨어져서 바라보니 새롭게 다가옵니다.
▲조망5. 수몰지역이 많은 貴谷洞이 호반에 둘러쌓여 있습니다.
▲조망6. 태봉산 줌-인.
▲조망7.
▲조망8.
▲조망9. 오늘은 지리산을 원없이 바라봅니다.
▲조망10. 달뜨기능선이 작별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조망11.
▲조망12. 집현산과 광제산도 산뜻한 모습으로 배웅을 나왔습니다.
▲조망13.
▲조망14.
▲조망15.
▲같은 극을 밀어내는 자석처럼,
마루금은 자꾸 땅끝으로 밀어내고 있습니다. 마음은 벌써 땅끝기맥에 도착해 있습니다.
▲남강댐의 발치를 향해 다가갑니다.
▲이재호 노래비.
▲거꾸로 걸린 간판이 눈길을 끌어당깁니다.
▲참깨 털 듯, 햇살은 공기중의 잡것들을 말끔히 털어내고 있습니다.
▲집요하게 돌아가는 초침소리를 잠시 잊은 채, 산에 푹 빠졌던 행복한 시간들!!!
▲물을 만났으니 산자분수령에 맞춰 걸음을 멈춥니다.
▲잔잔한 수면을 바라보면서 자화상을 찾아보려 하지만....
▲충혼탑과 망향비의 뒷모습이 보이는 이 곳에서 오늘의 여정을 마무리합니다.
▲걸판지게, 오달지게, 아자자!
▲말뚝처럼 서서, 진양호 물결을 옴씰하게 마음에 담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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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필로그 ◑
나, 사로잡혔어!
산행 끝에 터져나오는 홀린 소리입니다.
시작할 때 어떤 힘이 강하게 끌어당겼고
그 끌림에 사로잡혀 시간 가는 줄 몰랐더니
벌써 진양호반 물결의 발치에 닿았습니다.
눈 시려 눈이 시려 눈을 감고 바라봅니다.
귀가 열려, 물보다 맑아지고 산보다 깊어집니다.
어제도 오늘도 또 내일도 그리움으로 통하는, 산.
산에 홀린, 이 좋은 기분을 한껏 즐기렵니다.
앞날 걱정에 현재를 허비하는 건 어리석은 일.
호라티우스가 말했고 키팅선생도 소리쳤지요.
현재를 잡아라, 가급적 내일은 최소한만 믿어라.
그래서 사발통문 돌리는 심정으로 외쳐 봅니다.
카르페 디엠! Carpe diem!
산행할 수 있음을, 살아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진양기맥 완주를 축하드리고,
산에 명강의 잘 보고 갑니다.~~
내가 저 봉우리 이름을 언제쯤 알 수 있을까.~~
그날을 헤아려 봅니다.~~
지리산을 원없이 바라볼 수 있어서 무진장 행복한 산행이었습니다.
거기에, 마음 맞는 분들과 마음 터고 어울릴 수 있어서 더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산줄기 한가닥 이름 지으신 것 축하 드리고, 앞으로도 동행이 계속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감사합니다.
당시엔 엄청 힘듭도 님의 행복 산행기 덕분에 콧노래가 절로 납니다. 진양기맥 완주 축하드립니다.
기맥 마지막 날, 산신령께서 병도 주고 약도 주셨습니다.
더위라는 시련이 있는가 했더니 해맑음이란 기분좋은 날씨도 있었습니다.
산을 매개로 '마음 터놓기'의 행복이 쭈욱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같이 느꼈던 산에서의 행복을 계속 꿈꾸겠습니다. 동의하시는 거지요?.
님의 글을 읽으며 이제 모든 도전에 내몸을 내려 놓으려 합니다. 즐겁거 산뜻한 날들을 영원히 기억하며 범산님을 기억하겠습니다. 너무나 생생한 산행기 잘 보고 갑니다. 다음 마지막 진양기맥 산행을 하고 끝낼런니 아니면 여기서 멈춰야 되는지는 추석의 교통 흐름으로 판가름 할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이제 막무가내이던 무더위도 한풀 꺾였습니다.
시원한 바람 불면 없던 詩心도, 山心도 동하게 마련입니다.
산에서 나누었던 따뜻한 마음을 다시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고대합니다. 감사합니다.
난 뭐하느라 난 이제서야 범산님 산행기 보는거야?
살인적인 폭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산행의지를 결국은 달성했습니다
진양기맥의 무사 산행을 축하드리며 새로운 땅끝기맥에서도 항상 변함없는
산사랑 마음으로 함께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