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이주희교수가 표팔아서 여긴갔었습니다만

[김태은(국문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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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정로

축제의 장, 초심에서 항심의 마음을 재확인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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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 2년 연속 특성화지원대학으로 선정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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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판단력과 따스한 감성을 겸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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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교 40주년

성신가족의 밤

 개교 4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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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후기 모음

"성신가족의 밤’이 남긴 의미

 개교 40주년

열정과 연륜의 조화, 성신은 삶의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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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과 격려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나의 일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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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가족의 밤’이 남긴 의미
한영환 전 총장
‘성신가족의 밤’을 돌이켜보니 지금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감격이 새롭습니다. 2005년 11월 5일 오후 6시. 기대와 걱정이 묘하게도 얽혀 교차하는 설렘을 안고 서울에서도 특급 호텔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 행사장에 들어섰습니다.
그 순간 나는 호텔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끈하고 뜨거운 묘한 열기에 그만 놀라고 말았습니다.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살펴보니 그 열기는 용솟음치며 힘차게 끓어오르는 ‘성신인’의 대합창이오, 정열이었습니다.
금년은 성신여자대학교가 개교 4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고 리숙종 학원장께서 설립하신 성신여자사범대학이 어언 40년의 연륜을 밟으면서 오늘의 유수한 대 성신여자대학교로 발전하였으며, 졸업생도 자그만치 4만명이 넘어 오늘날 사회 각계 각층에서 없는 곳 없이 눈부시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뜻깊은 해를 맞아 총동창회가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처음으로 ‘성신가족의 밤’ 행사를 화려하면서도 거창하게 개최하였습니다. 그 넓은 행사장을 비롯하여 라운지와 로비에서까지 넘친 각 연령층 졸업생들의 물결과 물결……. 반가움의 인사와 즐거움의 포옹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사랑과 긍지와 열정이 넘쳤습니다.
‘국적은 바뀌어도 학적은 바뀔 수 없다’는 말이 새삼 실감으로 느껴지는 가운데, 이 행사를 통해 모두가 통절히 느끼고 깨달았을 소망과 보람은 성신인은 하나요, 하나됨으로써 모교의 발전이 이루어지며 이는 곧 자기 자신의 발전이기도 하다는 사실의 발견일 것입니다.
성신인 여러분! 이제 ‘성신’이 지니는 의미는 단지 학교 안에서만의 의미가 아니라 사회적·국가적·국제적 의미로까지 그 의의가 확대되었습니다. 따라서 모든 성신인의 정진과 발전에의 의지는 바로 성신인의 역량과 기백으로 축적되어 미래에의 비상에 대한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성신’에 몸 담은지 약 30년. 교수와 총장으로 여러분과 함께 한 나로서는 어느 새 성신인이 되어 여러분과 함께 기쁨과 보람을 나누고 있는 자신을 발견해 놀라기도 합니다.
또한 이 성대한 잔치를 열어 성신인의 뜨거운 정열과 역량을 온 세상에 뽐내준 총동창회장을 비롯한 임원 여러분의 노고에 뜨거운 찬사를 보냅니다.

가족의 정으로 함께 했던 지난날과 ‘성신가족의 밤’
이영애(영문69졸) 총동창회 고문
성신! 나의 삶의 전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름입니다. 소녀의 모습으로 성신여중에 입학해서 청년 시절을 지나 지금까지 50여년을 보낸 곳이어서 가족 그 이상의 의미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캠퍼스 구석구석 추억이 있고 기쁨과 슬픔이 서려 있어 늘 마음이 머무는 고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대학시절을 생각하면 정말 ‘가족의 정’이 느껴집니다. 1회 졸업생으로 리숙종 학원장님과 교수님들의 지극한 보살핌과 사랑을 받으며 생활했고 다른 과 친구들과도 친밀하게 지냈던 시절이었습니다.
이제 40년의 역사를 가진 모교가 그 동안 많은 성장을 하고 훌륭한 일꾼들을 길러내어 이처럼 성대한 ‘성신가족의 밤’을 열 수 있게 된 것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기쁜 일이었는지 모릅니다. 지금도 모교에 좋은 일이 있을 때 함께 기뻐하고 힘든 일이 있을 때 함께 아파하는 동문들이 있기에 우리 성신에는 소망이 있습니다.
성신이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음을 늘 감사하고 오늘도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동문들을 생각하면 선배로서 든든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어려운 현실이지만 우리 동문들이 있음으로 어두운 곳이 밝아지는 기적이 일어날 것을 이번 ‘성신가족의 밤’을 통해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모교인 성신여자대학교가 오직 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능력있는 여성들을 키워내는 일에 하나가 되어 전진하기를 바랍니다. 또한 동창회는 모교의 발전을 북돋우며 모교는 동창회를 믿고 격려하여, 50주년을 맞이하는 10년 후에는 더욱 아름다운 ‘성신가족의 밤’을 열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끝으로 이번 행사가 성황리에 진행되도록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김한란 총동창회장님을 비롯한 모든 임원들께 감사와 찬사를 보냅니다.

10년 후의 개교 50주년 기념행사를 기대하며
최창옥(영문69졸) 북인천여중 교감
성신의 개교 40주년 기념 행사인 ‘성신가족의 밤’에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참가했다. 젊음 하나만으로도 한없이 행복하던 옛날을 떠올리며 수십 년 전 그 때처럼 운동장을 거닐어 보기도 했다. 젊은 날의 추억에 빠져 있자니 괜히 가슴이 뛰고, 모교에 대한 정이 새롭게 피어올랐다.
대학 도서관과 박물관을 관람하고 빔프로젝트로 성신 역사를 한눈에 바라보니 감회가 더욱 새로웠다. ‘성신가족의 밤’ 행사를 통해 모인 기금으로 동창회관을 짓는다고 하니, 10년 후 50주년 행사는 그 곳에서 더 멋있게 치룰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학교 캠퍼스를 떠나 한 유명 호텔에서 1부에는 2세 교육에 헌신하고 있는 교장·교감들과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동문들에 대한 시상식이 있었고, 2부에서는 인기 있는 가수와 더불어 여흥이 늦게까지 다채롭고 화려하게 이어졌다. 또한 각 기수별로 정답게 라운드 테이블에 앉아 저녁식사를 하면서 지난 청춘을 돌아보며 못다한 이야기를 하면서 모처럼의 아름답고 낭만적인 시간을 보냈다.
지하철을 놓칠 것 같아 10시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먼저 자리를 떴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시간이 흐를수록 여흥이 좋았다고 하여 아쉬운 마음이 생겼다. 동창회장의 반짝거리는 빨간 투피스와 밝은 미소가 참으로 인상적이었는데, 계획하고 준비하느라 얼마나 마음을 썼을까? 참석하지 못한 동문들의 모습을 그리며 어디서 무엇을 하며 지낼 까 생각하며 인천으로 돌아왔다.
동창회 고문인 유재임 강남대 교수의 감회어린 표정의 격려사와 바쁜 중에서도 동문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동문들의 모습이 지금도 아른거린다.
-성신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면서 12월 늦은 밤에-

그 해 겨울은 행복했네
김영희(교육70졸) 서울역삼초등학교장
서로를 따뜻하게 품어주며 한겨울을 견디고 있는 겨울나무를 보면서 문득 지나온 날들을 되돌아봅니다. 하나 둘 소중한 모습들이 떠오릅니다. 1970년 초등학교 교사로 첫 걸음을 시작한 후 크고 작은 일들이 많았지만, 모교 성신의 사랑 안에서 행복했고 따뜻한 품에서 항상 기쁘고 든든했습니다. 모교의 스승님께 사랑과 지혜를 배워 삶을 사랑하게 되었으며, 그러다보니 감사할 일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도 그동안 바쁜 생활을 핑계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데 게을렀습니다.
지난 11월 5일 개교 40주년 기념 ‘성신가족의 밤’ 행사에서 모교를 빛낸 동문으로 선발되어 초등교육부문 수상을 하였을 때는 사랑하는 모교의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1부와 2부로 나누어 다채롭게 진행된 프로그램. 부드럽고 아름다운 색감의 환상적인 무대 장치에 이르기까지 빈틈없이 행사를 진두지휘하던 김한란 총동창회장님과 많은 임원님들의 수고에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 해가 다 가기 전에 감사한 마음을 꼭 전하고 싶었는데, 그것을 동창회보를 통하여 전할 수 있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존경하는 스승님과 선후배님들 그 동안 베풀어주신 은혜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늘의 제가 있음은 당신들의 사랑 덕분이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보내주신 아름다운 향기 덕분에 저의 지난 날이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성신의 향기와 더불어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도록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겠습니다.
더불어 자신을 알기 위해 더 노력하겠습니다. 자신을 안다는 것은 겸손과 희망에 이르는 지름길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습니다. 남을 이해할수록 사랑이 많아지고 지혜로워지리라 봅니다. 그리하여 성신인으로서 영원히 아름답고 소중한 이름으로 기억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성신의 모든 가족들이 다가오는 새해에 모두 행복하시고 하시는 모든 일에 축복이 함께 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성신의 비약적인 발전을 기대하며
김한숙(국문74졸) 성신여중 교사
기다리던 성신가족의 밤! 식장에 입장하기 전, 로비에서 오랜만에 만난 동문들이 웃음꽃을 피우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졸업앨범 사진을 확대해서 걸개로 크게 걸어놓은 얼굴 얼굴들을 올려다보며 자기를 찾아내기도 하고 선후배를 찾아보기도 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은 수십 년의 시간을 초월하여 다시 학창 시절로 돌아가게 했다. 뵙고 싶었던 교수님을 만나 뵙고 사제의 정을 나눌 수 있어서 정말 귀한 기쁨도 누렸다. 특별히 한영환 전 총장님을 뵙게 되어 너무너무 기쁘고 좋았다.
이윽고 입장이 시작되고, 1부 의식이 진행되고, 그 말미에 교장, 교감으로 봉사하는 동문들이 단상에 올라 자랑스러운 동문 상을 받았다.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영향력을 미치는 자랑스러운 동문은 이미 많지만 특별히 초·중 고교의 교장, 교감 선생님들이 수상을 한 것은 사범대학으로 시작된 우리 학교의 특성을 생각할 때 기릴 만한 일이었으리라. 초등 교육, 미술, 가정, 영어 교육 4과로 시작해서 수도 적고 앳되던 그 여학생들이 이제 졸업 36년이 되면서 교육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게 되었으니 설립자 고 리숙종 박사님께서도 얼마나 든든해하실까. 1970년 국어교육과 신입생이던 때 전교생이 강화도 전등사로 소풍 갔던 일이 생각난다. 강화대교를 개통했다고 우정 버스를 대절해서 갔었는데, 그 때 조기홍 부학장님은 “You are my sunshin”을 낭랑하게 부르셔서 크게 인기를 끄셨었다. 두 분 모두 고인이 되시어 모습은 뵐 수 없어도 우리에게 남기신 가르침은 생생히 살아 있으니 새삼 그리운 마음이다.
맛있는 저녁 식사 후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며 늦은 밤까지 있었는데, 감명 깊은 일은 남교수님들이 한 분도 자리를 뜨지 않고 끝까지 우리와 함께 하신 거다. 말씀할 기회를 드린 것도 아니고 상을 드린 것도 아니고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도 아닌데, 처음부터 끝까지 그 많은 시간을 아끼지 않은 그 마음 씀에 깊이 감사를 드린다.
총장님, 이사장님과 우리 동창이 혼연일체의 시간을 갖고 성신의 발전을 기약했던 그 밤은 정말 천만금보다 귀한 시간이었다. 총동창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의 수고와 헌신이 있었기에 행복하고 감사를 누릴 수 있는 날이었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10년 주기를 5년으로, 더 나아가 2~3년 주기로 하여 자주 만나는 때가 왔으면 하는 것이다. 또 개교 30주년 행사 때와 같이 보고 싶은 얼굴들이 빠짐없이 모여서 흥겨운 동문의 자리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무언가 허전한 마음이 들었던 것은 바로 그 얼굴들을 못 보았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직장별, 출신 고교별, 과별, 써클별, 단대별 등등 각각의 네트워크를 충실히 활용하여 우리 성신의 힘이 충분히 드러났으면 좋겠다.
끝으로 ‘성신가족의 밤’을 위해 애쓰신 김한란 총동창회장님 이하 수고하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모녀 커플로서의 뿌듯함
조선희(생물78졸)
2005년 11월 5일 개교 40주년 기념 ‘성신가족의 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동창들과 학교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화려하고 품위 있고 뜻 깊은 행사가 되었다. 나는 생물학과 74학번으로 1회 졸업생이며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조교와 강사 생활을 하면서 성신여대 근현대 20년의 변천사를 한복판에서 지켜보았다. 모교의 내적, 외적 성장에 많은 기여를 하고 지금은 사회의 중요한 일꾼으로 활동하고 있는 선후배 동창들이 가득 찬 홀에서 모녀 커플로 딸(영어영문학과 3학년 안진영)과 함께 무대에 섰을 때는 성신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느꼈으며 또한 감격스러웠고 뿌듯했다.
나는 여성들의 개성과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우리 모교만의 독특한 문화를 사랑한다. 내가 젊은 시절을 보냈던 그 캠퍼스를 사랑스런 딸이 또다시 거닐며 강의실, 도서관, 축제, 학교 행사 등을 이야기 할 때면 아직도 내가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곤 한다. 그래서 자주 성신여대 홈페이지에 들어가 학교 소식을 접한다. 학교 내 분쟁이 일어났다는 가슴 아픈 소식을 들을 때는 참으로 안타까웠다. 잘 해결되어 학교가 정상을 찾아 수많은 다른 학교와의 경쟁에서 우수한 대학교로 자리 잡기를 바랬다. 내가 학교 다닐 때는 애정 어린 관심 속에 학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시는 설립자 리숙종 이사장님과 만나는 기회가 종종 있었다. 이사장님께서는 유명한 교수님들의 강의를 학생들이 들을 수 있도록 직접 전화하셨다고 강사분들이 말씀해주셨다. 또한 각 학과에 적합한 물건이면 소지하고 계신 것을 직접 갖다 주시고는 흐뭇해 하셨으며, 생물학과에도 남미의 나비 표본 액자를 기증하셨다.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모교는 바꿀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우리 성신여대 동창들도 성신인의 긍지를 갖고 설립자 리숙종 이사장님과 많은 훌륭한 선생님, 선배님들의 뜻을 이어받아 깊은 관심과 애정으로 성신의 미래를 이끌어 주기를 바란다.

성실하고 믿음직한 사회인
강혜정(화학80졸)
늘 그랬듯이 급한 업무에 쫓겨 시간의 흐름조차 느끼지 못한 채 일에 묻혀 있던 어느 날, "성신 총동창회장......입니다" 라는 전화를 받게 되었다. '성신', 정겨운 이름이지만 참 오랫동안 마음 깊은 곳에 묻혀 있던 이름이었다.
4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다는 것과 '성신을 빛낸 동문'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으면서 '학교 발전에 기여한 것도 없는데 왠 성신을 빛낸 동문?' 부끄러움과 민망함이 교차하면서 잠시 나는 여러 가지 상념에 사로잡혔다.
"그 꿈 많던 대학시절 내가 꿈꾸던 모습은 무엇이었을까?"
"성신을 빛낸 동문으로 선정되었다는데 과연 내 인생의 성적표는 몇 점일까?"
드디어 행사가 있던 토요일 저녁, 다양한 모습으로 모여든 성신인들은 마치 소풍날을 기다려온 아이들처럼 즐거워 보였다. 길게는 40년, 짧게는 몇 년이겠지만 한자리에 모인 성신의 선후배들은 각자 살아온 세월들을 넘어 어느새 성신인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이미 하나가 된 듯 했다. 얼굴이 담고 있는 세월의 무게는 서로 달랐지만 그 시간동안은 모두가 돈암골 꼭대기에 우뚝 서 있는 학교를 마치 등산하듯 다니던 대학시절로 돌아가 있는 듯 했다.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언덕배기 조그만 캠퍼스에 갇혀있는 행복한 여대생들처럼 보였다.
어느새 무서운 교장선생님으로, 지엄한 교수님으로, 기업을 거느린 사장님으로 제각기 멋진 사회인으로 모두 성장해 버린 어른들이었지만 성신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모두 순수하고 꿈 많던 촌스러운 여대생시절로 돌아간 듯 했다. 그들을 바라보며 문득 '이 모든 우리는 지금, 그때 그 시절 꿈꾸어 왔던 그 모습으로 성장해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으리라...
이제 40년의 세월만큼 성장한 우리 성신인에게 바라고 싶다.
지금의 우리가 될 수 있는 주춧돌이 되어 주었고, 그리고 우리의 소중한 꿈을 키워왔던 우리의 '학교 '성신'을 늘 기억하면서 각자의 위치에서 학교 이름처럼 '성실하고 믿음직한 사회인'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기를... 이러한 우리 각자의 모습이 성신을 빛내는 자랑스러운 성신인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멋진 성신인, 우리는 성신가족!
황인우(지리80졸)
지난 2005년 11월 5일은 내 생애 최고로 바빴던 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산가족 찾기' 방송을 하며 몇 날 며칠 밤을 꼬박 새운 적도 있었지만 그날만큼은 바쁘지 않았던 것 같다. 새벽부터 쪽머리에 당의 차림 분장을 하고 경복궁에서 '진참례'라는 궁중의례 재현행사를 진행한 후, 내처 강남으로 이동해 '개교 40주년 기념 성신 가족의 밤' 무대에 섰으니 말이다. 지인이 주최하는 행사의 일정이 바뀌면서 어쩔 수 없이 사회를 맡아, 연거푸 두 건의 의미 있는 행사를 이끌게 되었기에 종일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었다.
행사장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서울 그랜드 볼룸 무대는 가로로 넓게 배치되어 웅장한 것이 지난 30주년 행사 때와는 사뭇 다른 무게로 와 닿았다. 드디어 그곳이 빈 자리 없이 가득 메워지자, '도약하는 성신'이라는 부제처럼 그간의 성장세를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어 뿌듯했다. 예상인원을 800명으로 잡고 대형 식장을 예약하고는 '혹시 썰렁해 보이면 어쩌나?' 걱정했을 마음이 짐작되기에 김한란 총동창회장의 인사말을 들을 때에는 감격이 고스란히 전해져 나의 가슴도 벅차올랐다.
사회 각 분야로 진출해 학교의 위상을 드높인 동문들에게 '자랑스러운 성신인'과 '성신을 빛낸 동문'상이 수여되기도 했는데, 수상자들의 외모가 하나같이 근사해 놀라울 정도였다. 역시 '성신 출신은 단아한 모습에 실속을 갖춘 틀림없는 인재'로 인정받는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특히 20대처럼 발랄한 차림새와 겸손한 1회 졸업생인 한복 디자이너 김희수 선배의 모습은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홍보영상물의 내레이션을 맡은 신은경 후배의 빼어난 낭독 실력도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
동창회관 건립기금과 발전기금 모금이라는 소기의 성과도 거둘 수 있었던 공식행사를 끝내고 만찬석상에 앉으니 오히려 긴 시간 누적되었을 피로가 말끔히 사라진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서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얼굴과 즐거운 담소가 이어졌고, 축하공연은 무르익어갔다. 나의 불찰로 전체적으로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추억을 떠올리며 모교의 발전을 위해 모두가 한 마음으로 치른 40주년 행사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준비하느라 애쓴 19대 동창회 운영진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앞으로는 누가 또 어떻게 꾸밀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각자의 발전과 전체의 결속일 것이다. 10년 세월의 무게가 몇 배나 더 크레 압도할 '성신 50주년 동문의 밤'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개교 40주년 행사 날에 받은 특별한 선물
정부매(지리91졸)
내게 지난 11월 첫 주 토요일은 특별히 잊지 못할 날이 되었다. 그 날 하루는 이른 아침부터 몸과 마음이 많이 분주했다. 평소 일상과는 다른 행사가 있던 날이라 나도 모르게 마음이 설레고 있었던 것 같다. 학교 후배들과의 서울 도심 답사와 개교 40주년 기념 성신가족의 밤 행사 등.... 선후배님들과 시공간을 온전히 함께 한 하루가 마음을 들뜨게 한 이유였다.
살아가면서 선후배님들과 만남의 계기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내 스무 살 적을 기억하게 되고 미래의 모습도 그려 보게 된다. 지하철 안 학교 홍보물을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새삼스러워지는 느낌처럼, 답사에 열중하는 학생들을 바라보는 내 시선에는 이미 '동문 후배들'이라는 애틋한 감정이 보태어져 있었다. 그래서 종로 피맛골과 복원한 청계천을 둘러보고 창덕궁의 600년 역사를 가을 단풍속에서 만나는 반나절은 유난히 즐거웠다.
후배들과의 답사를 마무리하고 발걸음을 재촉해 도착한 개교 40주년 행사장은 기분 좋게 들떠 있었다. 바자회를 통해 뵌 적이 있는 선후배님들과 안부를 나누었다. 전혀 알지 못하고 살던 서로가 동문이었음을 확인하는 순간부터 느끼게 되는 감정은 참 묘한 희열을 안겨다 주기도 했다. 우리 성신을 빛낸 선후배들의 소개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학교 다닐 적 즐겨했던 가요 리듬 속에 그 시절을 떠올리며 동기들과 미소를 주고 받았다.
분위기는 무르익고, 그룹 '사랑과 평화'가 들려주는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며 선배님들의 추억을 공유하는 즐거움에 젖어 있다보니 시간은 늦은 11시를 넘기려 하고 있었다. 집에 돌아갈 채비를 하며 몸을 추스리고 있을 때 귓전에 '행운권 추첨, 1등은 이백구십사번~' 이라는 아나운서의 멘트가 명랑하게 들려왔다. 번호가 왠지 낯이 익어 초대권을 가방 안에서 다시 꺼내보니 294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단상에 서니 지리학과 선후배님들이 박수치며 축하해주시는 모습이 보였다. 마흔 해가 낳은 성신가족이라는 인연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를 반가워 정들은 더없이 하나 된 광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행사가 끝난 후에도 얼마동안은 '1등 당첨된 바로 그 분이냐'며 모두들 축하 인사를 해주셔서 얼굴이 붉어지곤 했다.
내가 개교 40주년 성신가족의 행사 날 받은 특별한 선물은 선후배님들과의 고귀한 인연이었고, 그것이 빚은 고운 한복은 늘 성신인임을 잊지 않는 내 마음과 함께 할 것이다.

성신가족의 밤을 준비하며
이주희(국문97졸) 총동창회 총무차장
'성신가족의 밤' 행사를 무사히 마치고 지금 글을 쓰려고 생각하니 지난 봄, 여름, 가을 그리고 초겨울까지의 여정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처음 총동창회의 운영위원으로 이름이 올라갔을 즈음이었다. 어느날 집에 돌아와 보니 총동창회 사무실에서 우편물이 와있었다. 열어보니 운영위원으로 위촉한다는 내용의 임명장이었다. 나는 임명장을 보는 순간 불현듯 책임감이 몰려오면서 열심히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고 그 뒤로 봄, 여름까지 성실하게 관련 회의에 참석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여름에는 공석이었던 총무차장으로 직함이 바뀌게 되었고, 그때는 정말로 40주년 행사를 위해 헌신적으로 매진하였다. 나는 학부 때 성신을 다녔던 시기를 제외하고는 20대의 대부분을 외국에서 보냈다. 그런 이유로 졸업생이었지만 동문들 곁이나 총동창회에 가까이 있지 못했다. 2003년에 성신에서 강의를 하기 시작하면서 동창회와 인연을 맺게 되었고, 그런 과정에서 많은 동문 선후배님들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소중한 인연 하나하나가 늘 따뜻하게 다가왔다. 특히 이번 40주년 행사를 준비하면서 가을부터는 많은 임원진들이 각자의 일과 생활이 바쁜 가운데에도 하루가 멀다 하고 총동창회 사무실에서 늦은 밤까지, 혹은 자정을 넘기면서도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했다. 이런 총동창회 임원진들의 열정과 모교에 대한 사랑이 '성신가족의 밤'이라는 40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기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또한 많은 관심을 보여주신 전국의 4만 성신 동문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성신은 과거에도 하나였고, 미래에도 하나일 수밖에 없는 우리들의 영원한 모교이다. 이번 행사를 마무리하면서 개인적으로는 다가올 50주년에는 성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훌륭한 졸업생들을 더욱 많이 배출시켜서 모교의 이름을 세계에 드높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나의 정신적 후원자인 성신을 기억하며
안정현(경영05졸)
안녕하세요. 아트벨리 대표 안정현입니다. 저는 제가 좋아하고 개척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음을 축복이라 생각하기에, 열과 성을 다하여 벨리댄스를 사랑하고 맹목적으로 헌신하고 있습니다.
그런 제게 모교인 성신여자대학교는 가장 큰 후원자입니다. 성신 40주년을 축하하는 뜻있는 자리에 게스트로 초대받아 여러 은사님과 동문 님들께 벨리댄스를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큰 영광이었습니다. 특히 <오페라의 유령>등 여러 뮤지컬 작품에서 크게 활약하고 계신 이혜경 선배님과 같은 무대에 오를 수 있어서 더욱 감회가 깊었습니다. 행사를 위해 다방면에서 고생하시고 애써주신 동창회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성신여자대학교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성신의 저력이 빛났던 날
김옥임(일문81졸) 총무부장
창 밖에는 엄동설한의 매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아무리 살을 에이는 듯한 강한 추위라 할지라도 우리는 언제나 이겨낼 수 있습니다. 오히려 봄이 되면 가끔씩 매서운 겨울을 그리워할 때도 있겠지요. 그것은 우리가 지혜를 갖고 행동할 수 있고, 무엇보다 가슴에 사랑을 품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지난 40주년 행사는 추운 엄동설한에 따뜻한 봄을 준비할 수 있는 우리들의 저력을 보여준 쾌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의 지혜와 행동이 모두의 사랑으로 뭉치면, 분명 우리는 보다 나은 우리들의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40주년 행사를 후원해주시고 적극 참여해주신 모든 동문님들께 뜨거운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하나의 이름으로 불리는 우리
최하야나(독문01졸) 총동창회 간사
총동창회 간사로 일을 시작한 올해가 마침 개교 40주년의 해라는 것은 2005년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게 된 중요한 일 중에 하나였다. 6월까지 차근차근 준비를 해나가면서 호텔에서의 멋진 파티를 기대하던 나는 동창회보 제작이 끝나는 7월부터 모든 것이 바빠지는 상황에 대해 이제까지의 기대감이 점점 사라지고 있음을 느꼈다. 이 일을 처리하고나면 다른 곳에서 챙기고 준비해야 할 일들이 생겨나는 것을 보니 앞날이 아득했다. 그러나 끝이 보이지 않던 일이 하나하나 마무리 되어갔고 '성신가족의 밤' 당일은 모처럼 차려입은 정장과 높은 하이힐의 불편함을 느낄 새도 없이 바빴지만 행사장의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는 그 분주함을 누그러뜨릴 만큼 멋있고 화려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리를 꽉 채운 참석자들의 모습에 성신인으로서의 뿌듯함과 벅찬 감격을 느꼈다.
서로 얼굴도 모르는 그 많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반가웠던 것은 모두가 '성신'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불리는 소중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임을 행사 후에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모든 일에서 너무나 애쓰신 김한란 회장님과 임원 선생님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며, 누구보다 신입간사의 업무처리의 어설픔을 언제나 너그러이 이해해준 한나 언니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시작이 반, '성신가족의 밤' 행사를 주관하며
제이프로 대표 윤영욱
10여 년 동안 같은 일을 해왔지만, 시작하기 전의 설렘과 객석에서 느껴지는 기대감은 늘 새롭습니다.
광고주를 처음 만나는 기대감과 이번에는 어떤 행사일까 하는 궁금증을 안고 처음 총동창회 사무실을 찾았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5개월이 훌쩍 지났습니다. 이제는 내부 순환로를 지날 때면 문득 문득 성신여대 총동창회가 생각이 나는 것을 보면, 정말 기억에 남는 행사였음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그 동안 수많은 학교 행사를 진행하면서 행사 준비 기간이 이처럼 길었던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행사기간이 길면 길수록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행사를 잘 치루기 위한 욕심과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한 편으로는 걱정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무대와 조명, 악기세팅, 음향과 영상이 모든 것을 빠른 시간 내에 설치하고 리허걸까지 해야 한다는 중압감은 우리 스텝에게 커다란 문제점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행운도 이런 행운이 있을까? 가장 붐비는 토요일에 행사장으로 사용하는 호텔에서, 그것도 토요일인데 앞 시간에 행사가 없다고 하니 정말 커다란 짐 하나를 내려놓은 것 같았습니다.
이런 행운을 안고 시작한 성신여대 개교 40주년 기념행사는 정말 알차고 보람있었습니다. 사전 제작된 레이져 효과와 단아한 모습의 한복을 입고 등장한 황인우 전 아나운서의 세련된 진행으로 공식행사를 모두 마치고, 생각보다 많이 참석해주신 동문들의 성원에 준비된 좌석이 모자를 만큼 빈자리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며 축하행사에 나오는 출연진을 챙기는 스텝들, 빈 자리를 찾아주고 있는 총동창회 간사님들, 바쁘신 가운데 분주히 다니시는 회장님과 임원진. '시작이 반'이라고 한 것처럼 그렇게 모두가 하나되어 내 일처럼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설레임은 어느덧 뿌듯함으로 바뀌고, 모든 행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성신여대 총동창회 김한란 회장님 이하 여러 임원진, 그리고 간사님들의 열정적인 준비와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드리면서, 총동창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트롬교수의 '운수 좋은 날'
김명석 국문과 교수
개교 40주년 '성신가족의 밤' 행사가 끝나고 자칭 타칭으로 내게는 트롬교수란 별명이 생겼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경품 순서에서 1,000명의 참석자 가운데 꼭 찍어서 내가 바로 그 유명한 트롬세탁기를 받게 된 것이다. 동창회장님의 손끝에 잡힌 번호표가 내가 꼭 붙들고 있던 그 번호 107번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 순간 잠시 멈칫했다. 한편으론 왠지 부끄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동문들 몫의 귀한 물건을 엉뚱한 사람이 받아가도 되는가 하는 복잡한 생각에 손들 것이냐 말 것이냐 망설였다. 현장에 있는 사람에게만 준다는 원칙에 따라 어렵게 얻은 기회인데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마음이 정해지자 판단은 빨랐다. 손을 높이 들었다. 이렇게 나의 명분은 물욕에 굴복했다.
어느새 나는 단상위에 서있었고, 사회자 신영일 아나운서가 소개하라는 말에 그저 '성신 가족입니다." 라고 대답한 것 같다. 어떻게 남자분이 성신가족이냐는 의아한 눈빛으로 가슴의 명찰을 살피더니 이내, "아아, 교수님이셨군요." 라면서 다시 이 세탁기를 어떻게 쓰시겠냐고 질문을 던진다. 긴장한 나는 "깨끗이 빨아 쓰겠습니다."라고 대답해 버렸다. 세상에, 세탁기를 빨다니.......
성신가족의 밤은 이렇게 무르익어갔다. 동문은 아니지만 어느 학교를 졸업했든지 현재 성신에 몸담고 있다면 그들은 다 성신가족이다. 40주년 기념식에서 내가 잊을 수 없는 장면은 성신가족 모녀가 나란히 단상에 올라 인사를 드리는 장면이다. 자신이 다닌 학교에 대한 최고의 사항은 자신의 자제를 훌륭히 교육시켜 자신의 후배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실은 우리 가문에도 또 한명의 성신인이 있다. 그분은 뜻밖에도 어머니가 아니라 아버지다. 우리 학교 대학원은 남학생 입학이 가능하다. 80년대 중반 지방 모대학 교수로 계시던 아버님은 뒤늦게 박사학위 공부를 하시러 우리 학교 국문과에 입학하셨다. 그때 대학생이던 내 기억에 아버지가 기쁘게 공부하시던 모습들이 눈에 선하다. 당시 함께 공부하던 분들이 지금도 우리 대학에 강의를 나오셔서 아주 가끔씩 내가 알지 못했던 아버지 이야기를 해주신다. 바로 그 교정에서 바로 그 학과에서 20년 후 장남이 교수로 재직하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우리집 역시 2대째 성신가족인 셈이다. 이미 5년 전 돌아가신 당신께서 이제는 함께 단상에 오를 수 없지만, 이 기쁜 소식을 듣고 하늘에서 웃고 계시리라 믿는다.
어쨌든 한동안 교정에서 만나는 분들의 세탁기 잘 쓰고 계시냐는 인사에 답하느리고 목이 아팠고, 한턱 쏘라는 유무언의 요구에 조금 과장한다면 거의 세탁기 값이 나갈 뻔 했다. 학생들 사이에까지 소문이 번지면서 트롬교수님으로 통하게 되었다. 어쨌든 좋다. 트롬으로 깨끗한 선생님 되어서 후배들 가르치는데 성심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성신의 자부심과 긍지를 새긴 날
이미지(불문3) 성신여대 재학생, 홍보도우미 회장
'성신가족의 밤'을 알리는 커다란 분홍색 현수막이 수정관을 향해 올라가는 모든 이의 눈길을 끌었다. 너무 튀지도 촌스럽지도 않은 그 색깔들이 재학생들 뇌리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총동창회에서 주관하는 '성신가족의 밤'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이기에 재학생들과는 깊은 관련이 없었지만, 한 두 달 전부터 시작된 홍보와 호텔에서 열리는 큰 행사라 모두들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행사를 도울 일손이 필요했기에 홍보도우미의 자격으로 성신인의 밤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행사 시작 훨씬 전부터 연회장에 도착하여 테이블 위치 익히는 것부터, 동창회에서 준비한 기념품 포장, 자리 안내, 행사 진행 보조까지 각자의 포시션에 따라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개교 40주년이라 그런지 규모도 크고 1,000여 명의 가까운 동창들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셨다. 그 중에는 모교 출신의 교수님, 방송인, 뮤지컬 배우, CEO, 언론에 얼굴이 비춰진 유명인사부터 이제는 세월이 흘러 한 가정의 어머니가 되어 자녀의 손을 이끌고 오신 분까지 많은 동창들이 참석해 주셨다. 특히 모녀가 모두 우리 학교 출신으로 어머니의 손을 잡고 오신 분도 계셔서 더 뜻깊었다.
총동창회에서 너무나도 많은 것을 준비했기에 시간이 늦어지고, 준비한 것들을 다 보여드리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11시를 훌쩍 넘긴 시각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킨 선배님들을 보면서 성신인으로서의 자긍심이 느껴졌다. 행사기획부터 진행까지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일한 것이 성신인의 밤을 성황리에 마칠 수 있게 한 원동력이 아니가 싶다.
이렇게 귀한 기회를 얻어 사회에서 활약하고 계신 선배님들을 만나 뵙고 가까이에서 행사진행을 도울 수 있어서 너무나도 영광이었다.
여대는 여성이 주체가 되는 대학이다. 앞으로 50년, 100년 쭉쭉 뻗어나가 나중에 내 딸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엄마, 성신여대 나왔단다.'





[김태은(국문92)]

이날 황인우 선배님 한복 너무나 잘어울리셨고
곱게차려입고 무대에 오르셨던 기억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