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식] 물 자주 마시면 신종 코로나 막을 수 있을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호흡기 감염 예방과 수분 섭취의 상관 관계가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물을 자주 마시면 코로나 바이러스·인플루엔자바이러스 등 호흡기 감염을 예방할 수 있을까?
[건강 상식] 물 자주 마시면 신종 코로나 막을 수 있을까?
수분 섭취의 감염 예방 효과를 내세우는 이들은 "기관지를 촉촉하게 하는 게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이론을 근거로 든다. 호흡기 감염의 주 원인인 리노·아데노·코로나 바이러스는 호흡기 점막에 친화성을 가지는 게 특징이다. 관악이비인후과 최종욱 원장은 "점막이 건조하고 충혈된 상태일수록 바이러스의 점막 친화성이 강해진다"고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섬모(纖毛)'다. 호흡기에 붙어있는 섬모는 바이러스·세균 같은 이물질을 걸러내준다.
최종욱 원장은 "점막이 건조하면 섬모 운동이 잘 안되면서 바이러스를 걸러주기 힘들게 된다"며 "40~50도 온도의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걸 권장한다"고 했다. 섬모 운동이 잘 되면 바이러스가 머물지 못하고 기침·재채기를 통해 밖으로 나가거나 위(胃)쪽으로 넘어가 강한 산성인 위산에 의해 죽는다는 게 최 원장의 설명이다.
다른 의견도 있다. 이미 호흡기 감염이 일어난 상태라면 물을 자주 마시는 게 좋지만, 예방과는 거리가 멀다는 주장이다.
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현 교수는 "호흡기가 건조해지면 섬모 운동이 잘 안되는 게 맞고, 감기·독감에 이미 걸렸다면 수분 보충과 객담 배출을 위해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지만 에방 차원에서 물을 자주 마신다고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직접적 근거는 미약하다"고 말했다. 예방을 위해서라면 물을 마시는 것보다 손을 자주 씻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란 게 이현 교수 설명이다.
(2020년 2월 11일 헬스조선) /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