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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18일, 화요일, Johannesburg, Shoestrings Airport Lodge
(오늘의 경비 US $48: 숙박료 150, 점심 39, 맥주 12, Baz Bus 260, 신문 5, 환율 US $1 = 8 rand)
오늘 Baz bus를 타고 Johannesburg로 와서 공항에서 3km 떨어진 곳에 있는 Airport Lodge에 숙소를 정했다. 내일 아침 9시 반 비행기로 마다가스카르로 떠나는데 숙소에서 7시 반까지 공항에 데려다준다고 하니 공항 가는 문제는 해결이 되었다.
오늘 숙소에서 네덜란드 가족 4명을 만나서 한참 동안 얘기를 나누었는데 네덜란드 사람들을 만나면 항상 2002년 월드컵 때 한국 팀의 코치였던 히딩크 얘기가 나온다. 그때 네덜란드는 월드컵 본선 경기에 못 나갔는데 네덜란드 사람들은 대신 한국 팀을 열광적으로 응원했다는 것은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얘기다. 그때 네덜란드 사람들이 한국 팀을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장면을 한국 TV에 보여주었더라면 아주 인상적이었을 것이다.
또 한 여행객을 만나서 더 길게 얘기를 나누었는데 기인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보통 묻는 질문인 “Where are you from?" 했더니 간단한 대답인 ”UK" 혹은 “네덜란드”가 아니고 대답이 복잡하다. 자기는 지난 30년을 9개 나라에서 약 3년 씩 살아서 한 나라로 말할 수가 없단다. 그런데 영어가 완벽한 미국 영어다. 그래서 “Where were you born and grew up?"하고 다시 물었더니 미국 California란다. California 어디냐고 물었더니 Hawthorne이란다. Hawthorne이란 도시는 생각이 안 나지만 LA 남쪽에 있는 큰 길인 Hawthorn Boulevard는 생각이 났다. Hawthorn Boulevard 근처가 아마 Hawthorne이란 도시인 모양이다. Los Angeles 근처에는 Hawthorne 같은 소도시가 수없이 많다. Hawthorne 근처에도 Inglewood, El Segundo, Torance, Manhattan Beach, Hermosa Beach, Redondo Beach 등 인구 5만 정도의 조그만 도시들이 수없이 많다.
1943년생인 이 친구는 California의 명문 대학인 UC Berkeley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Raythorn이란 회사에 들어가서 56세에 은퇴할 때까지 일을 한 모양인데 내가 기인이라고 하는 이유는 1964년 동경 올림픽 대회에 400m 경주 미국 대표로 참가했고 (그 외에도 세계 선수권 대회에 미국 대표로 여러 번 참가했고) 은퇴한 후 지난 10년 동안 여행을 하면서 살았단다. 다시 말해서 지난 10년 동안 한 번도 미국에 돌아가지 않고 세계를 떠돌며 살았단다. 은퇴하기 전에도 거의 30년 동안을 Raython에서 일하면서 미국 밖에서 일을 했으니 거의 40년 동안을 미국 밖에서 산 셈이다. 23세에 고향인 California를 떠나서 California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고 지금도 가보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단다. 어쩌면 나하고는 그렇게 다른지 모르겠다. 고향이 없이 사는데 하나도 불행해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도 Bangkok, Bali, Las Vegas, 에콰도르 수도 Quito 네 도시에서 일 년에 3개월씩 살면서 일생을 보낼 계획이란다. 세상엔 별 사람도 다 많다.
오늘 CNN의 톱뉴스로 한국 소식이 두 가지나 나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소식과 한국 선수가 미국 PGA 골프 대회에 우승했다는 소식이다. PGA 우승 소식을 전하면서 서울에서 한국 사람들을 인터뷰 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오랜만에 본 서울 풍경이 너무나 멋있었다. 아프리카 도시들만 보다가 보니 도시 모습도 사람들 모습도 세계 선진국 어느 도시에 못지않은 멋있게 도시로 보였다. 아마 아프리카 사람들도 같은 감정이었을 것이다.
숙소 Airport Lodge
Johannesburg 공항에서 3km 거리에 있어서 공항을 오고 가기가 쉬운 곳이다
2009년 8월 27일, 목요일, Johannesburg, Shoestrings Airport Lodge
(오늘의 경비 US $29: 숙박료 150, 마다가스카르 택시 20,000, 환율 US $1 = 8 rand)
오늘 마다가스카르를 떠나서 South Africa Airlink 항공편으로 Johannesburg로 돌아왔다.
정오에 숙소로 오기로 한 택시가 11시 45분에 숙소에 도착해서 조금 일찍 떠났는데 일찍 떠나기를 잘했다. 시내를 빠져나가는데 차가 너무 많아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 공항에 도착하니 내갈 타고 갈 항공편 체크인 수속이 막 시작되고 있었다. 오늘 탄 택시는 어제 이용했던 택시인데 역시 미음에 든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요금 승강이가 전혀 없이 적정가격을 내고 탔다. 승강이를 안 하니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다. 승강이를 안 하고 적정 가격을 부르면 서로 편한데 사람 마음이 그렇지 않은가보다.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고 승강이를 하는 것이다. 그 조금 더 받는 돈이 나에게는 푼돈이지만 이 나라 택시 기사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돈인 모양이다.
그런데 마다가스카르는 매우 못 사는 나라인데 (이번 여행한 아프리카 나라들 가운데 에티오피아 다음으로 못 사는 나라 같다) 차가 많아서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것은 좀 이해가 안 된다. 마다가스카르는 북한처럼 길에 차가 별로 없어야 할 텐데 정 반대다. 차는 대부분 선진국에서 폐차한 차들을 들여온 것이라 고물 차들이지만 휘발유는 비쌀 텐데 차가 이렇게 많다니, 어쩌면 석유 값이 아직도 너무 싼 것이 아닌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석유 값이 배럴 당 $200이 넘어야 세계 여러 나라들이 정신을 좀 차리고 뭔가 다르게 살는지, 좀 답답하다.
오늘 아침 숙소 체크아웃을 하기 전에 인터넷에 들어가서 9월 1일에서 8월 31일로 Johannesburg 출발 일자를 바꾼 일정을 보려고 했는데 뭔가 잘못되었는지 일정을 볼 수가 없다. 항공권을 산 여행사 웹사이트로 들어가서 해보니 이상하게 일정 일부만 보이고 Johannesburg 일정은 안 보인다. Cathay Pacific 항공사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해보았는데 뭔가 잘못되었는지 전혀 볼 수가 없다. 그래서 할 수 없이 Cathay Pacific 항공사 남아공 지점장 David에게 바꾼 일정 내역을 이메일로 보내달라고 다시 이메일을 보냈다. 이 친구 나 때문에 수고가 많다. 그러나 일정을 바꾸었으면 그 내역을 보내주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어쩌면 David의 실수인지도 모른다.
공항에서 쓰다 남은 마다가스카르 돈을 미화로 바꾸는데 좀 애를 먹었다. 이상하게 공항 환전소에는 미화가 다 떨어졌다고 해서 비공식 환전상에게 바꾸었는데 이들이 적당히 계산을 해서 $21 주겠다는 것을 항상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내 전자계산기로 정확히 계산을 해서 $30을 받아냈다. 이들 말만 듣고 바꾸면 사기 당한 줄도 모르고 당하게 된다.
새로운 나라를 방문할 때마다 사는 냉장고 문에 붙이는 마그넷을 사려고 (공항에는 대부분 있다) 기념품 상점을 뒤지니 한 군데 있어서 가격을 물어보니 무려 $17이란다. 보통 $5 정도이고 싼 나라는 (예를 들면 터키) $2에도 살 수 있는데 이 못사는 나라에서 $17이라니 말도 안 된다. 그래서 안 샀다. 내가 찍은 사진을 이용해서 내가 직접 만들거나 마다가스카르 맥주병에 붙어있는 라벨을 떼어내서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이용해서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 맥주병 라벨에 마다가스카르라는 글이 있다.
Johannesburg 공항에 도착해서 어쩐지 전번에 묵었던 공항 근처에 있는 숙소에 가기가 싫다. 그리고 원래 계획이었던 Pretoria에 가는 것도 마음이 안 내낀다. Johannesburg 출발 일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내일과 모래 이틀을 Johannesburg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인 남아공 행정수도인 Pretoria에 가서 보내려고 했는데 오늘 아침 CNN 뉴스를 보니 Pretoria에서 격렬한 시위가 있었단다. 군인들이 봉급을 올려달라고 시위를 했는데 경찰이 최루탄과 고무총알을 발사했단다. 군인과 경찰이 충돌했다니 좋지 않은 소식이다. 그래서 Pretoria 가는 것도 마음이 안 내키고 그냥 무선 인터넷이 되는 공항 근처에 있는 호텔에 들어서 4일 밤을 보내고 내주 월요일에 출국할 생각이 났다.
그래서 입국수속을 마치고 나와서 공항에 있을 듯한 관광안내소를 찾으니 없다. 할 수 없이 전번에 묵었던 숙소에 공중전화로 전화를 하니 주인 Rob이 불과 5분 만에 나타나서 나를 데리고 간다. 그래서 다시 예전 숙소에 가서 하루 밤을 묵게 되었는데 Rob에게 Pretoria 사태에 관해서 물어보니 별것 아닌 것 같이 얘기를 한다. 정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니 가도 문제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원래 계획대로 내일 Pretoria에 가기로 했다. Rob이 Pretoria 숙소 예약을 해주고 차편은 내일 미니버스 정류장까지 자기 차로 데리고 가서 Pretoria로 미니버스에 태워주겠단다. Pretoria에 내려서는 예약한 숙소에 전화 연락을 하면 차로 데리러 나올 것이란다.
이 비행기를 타고 마다가스카르 떠나서 남아공 Johannesburg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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