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월 22일, 월요일, Asuncion, 무명 호텔 (오늘의 경비 US $123: 숙박료 30, 아침 7, 점심 22, 저녁 13, 브라질 비자 640, 기타 4, 환율 US $1 = 6,000 guarani) Asuncion 브라질 영사관에 가서 브라질 비자 신청을 했다. 제출하는 서류는 파라과이 비자 낼 때보다 더 간단했으나 파라과이처럼 당일에 안 내주고 내일 오후에 오란다. 신청서에는 수수료가 $100 혹은 640,000 guarani이라고 쓰여 있었는데 미화는 안 받고 guarani만 받는다고 한다. 결국 $100이 아니라 $110을 받겠다는 얘기다. 오늘은 어제 봐둔 숙소 근처 한국 사람이 경영하는 운동구점을 찾아가서 이곳에 이민 온지 30년이 된다는 주인 부부로부터 파라과이 한국교민 소식을 들었다. 현재 교민 인구는 3,000명 정도인데 한때는 3만 명이었다고 한다. 그러니 90%가 떠난 셈이다. 경제가 나쁜 것이 제일 큰 이유겠지만 위치가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칠레에 비해서 외진 것도 이유인 것 같다. 마테 차 맛을 보았다. 한국 사람들이 소주잔을 돌리듯이 남미 사람들은 마테 찻잔을 돌린다. 마테 잔에 마테 차 잎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서 마시는데 빨대를 이용해서 마시는 것이 특이하다. 빨대가 필터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마테 차 잎이 입으로 들어는 것을 막는다. 마테를 마시는 데도 법도가 있어서 물을 붓는 일은 나이가 제일 어린 사람이 한다. 물을 부어서 잔을 돌리면 잔을 받은 사람은 다 마신 다음에 빈 잔을 물을 붓는 사람에게 다시 돌린다. 마테 때문에 이 나라 사람들이 게을러졌다고 운동구점 주인은 설명한다. 하루 종일 마시는 습성 때문에 일에 지장이 생긴다고 한다. 그것도 혼자 마시는 것이 아니고 여럿이 모여서 마시기 때문에 마시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고 한다. 운동구점 주인으로부터 이곳의 한국타운 비슷한 곳의 위치도 알아 놓았다. 내일 가서 된장찌개 식사나 해야겠다. 오늘 아침 식사는 숙소에서 가까운 Lido Bar에 가서 먹었다. Asuncion에서 제일 오래된 음식점 중에 하나라고 한다. 위치 좋고 음식 좋고 양 많고 해서 항상 만원이란다. Asuncion에 있는 동안 애용할 생각이다. 점심은 “por kilo” (킬로 당 이라는 뜻) 음식점에 가서 먹었는데 돈이 만만치 않게 나왔다. Por kilo 음식점이란 뷔페 음식점인데 음식의 무게를 재서 1kg에 얼마 하는 식으로 음식 값을 계산한다. 고기, 파스타, 샐러드로 한 접시를 만들었는데 14,000 guarani가 나왔다. Buenos Aires에서는 그 돈에 한 접시가 아니고 서너 접시도 먹을 수가 있는데 파라과이 물가가 싼 줄 알았더니 아닌가 보다. 이곳 관광안내소는 참 친절했다. 다음 가는 도시 Filadelfia 버스에 관해서 물어보니 버스회사에 전화를 걸어서 출발시간과 요금을 정확히 가르쳐준다. 월요일이 되니 시내가 어제와는 딴판이다. 차와 사람으로 혼잡하다. 그러나 Asuncion은 뭔가 잘못된 도시 같다. Encarnacion 시내는 안 그랬는데 Asuncion 시내는 잡상인으로 시장바닥 같다. 아마 경제가 나빠져서 전국의 못 사는 사람들이 대거 이곳으로 몰린 것이 아닌가 싶다. 옛날 한국에 못 살 때 시골 사람들이 서울로 무작정 상경했던 것과 마찬가지다. 네거리에는 경찰이 보초를 서있고 업소마다 경비원들이 지키고 있다. 공원은 실업자 같은 사람들로 꽉 차있다. 꼭 혁명이라도 날 것 같은 분위기다. 운동구점 주인 부부는 내가 묵고 있는 곳이 우범지대라며 밤에는 절대 나가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Asuncion은 볼 것도 없고 오래 있을 곳이 못된다. 빨리 떠나야겠다. 여행지도 Casa Kim (김씨 댁) 한국 교포가 경영하는 운동구점 공원에서 마테 차를 즐기는 두 사람 내가 자주 갔던 Lido Bar 음식점, 경비원 문을 지키고 있고 문 양쪽에는 잡상인이 진을 치고 있다 잡상인들로 번잡한 시내에는 네거리마다 경찰이 보인다 길가에서 토속 공예품을 파는 인디언 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