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 19일, 일요일, 칠레 Arica, No-name Hotel (오늘의 경비 US $28: 숙박료 6,000, 점심 5,300, 식료품 4,200, 택시 2,000, 인터넷 500, 환율 US $1 = 650 peso) 원래 계획은 페루 Puno에서 볼리비아 수도 La Paz로 갈 예정이었으나 La Paz에 80여 명이 사망하고 대통령이 하야하는 큰 정변이 일어나고 볼리비아 국경이 폐쇄되어서 볼리비아 여행이 당분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우선 Puno에서 가까운 칠레 국경도시 Arica로 가서 동정을 살피기로 했다. 어제 페루의 Puno에서 밤 버스를 타고 지겨운 밤을 지내면서 고도가 낮아지고 풍경도 달라지면서 아침 5시경 국경도시 Tacna에 도착하였다. Tacna에서 칠레의 국경도시 Arica로 가기 위해서 버스 터미널 근처에 있는 International Terminal로 갔더니 국경을 넘는 손님 붙잡기 경쟁이 치열했다. 택시 기사들이 “Arica, Arica” 외치면서 길을 막고 자기 택시를 타라고 야단이었다. 한 사람 떼어놓고 몇 발자국 가면 또 한 사람이 길을 막으면서 진땀을 빼게 만들었다. 페루의 Cuzco 재연이었다. 페루는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나를 힘들게 했다. 가까스로 택시가 아니고 버스를 타고 칠레 국경으로 갔다. 국경에서 남은 페루 돈을 칠레 돈으로 바꿨다. 환율이 미화 1불에 페루 돈 3.5 sole에서 칠레 돈 650 peso로 바뀌니 적응하는데 한참 걸릴 것 같다. 버스에는 이스라엘 배낭 여행객 7, 8명이 탔는데 보통 시끄러운 것이 아니었다. 이스라엘 배낭 여행객들은 항상 떼를 지어서 다니면서 시끄럽게 행동을 한다. 그들이 지고 있는 배낭은 얼마나 큰지 큰 책상을 하나 지고 다니는 것 같다. 배낭 모양이 사각형이고 항상 검은 배낭커버를 씌우고 다녀서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 배낭커버도 비에 젖지 안토록 배낭 한쪽 만 덮은 것이 아니고 배낭을 보재기로 싸는 것처럼 완전히 싸서 덮은 것 같다. 모두들 6개월 내지 1년의 장기 여행을 다니고 경비를 줄이기 위해서 가능한 한 캠핑을 하면서 여행할 준비를 해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배낭이 그렇게 큰 것이다. 대부분 군복무를 막 마친 젊은이들이라 씪씩하기는 하다. 여자 배낭 여행객들도 마찬가지다. 페루-칠레 국경 지역은 풀 한 포기 없는 완전한 모래 사막이다. 페루 출국과 칠레 입국은 간단히 끝냈다. 칠레의 첫 인상은 페루와 그렇게 다를 수가 없었다. 후진국을 떠나서 선진국으로 들어온 기분이었다. 칠레 입국 수속을 끝내고 한 30분 버스로 달려서 칠레의 첫 번째 도시 Arica에 도착했다. Arica 버스 터미널의 분위기가 페루하고는 전혀 다르다. 호객꾼이 전혀 없다. 긴장이 풀어지고 마음이 푹 놓인다. 택시를 타고 시내로 들어오니 미국 캘리포니아의 어느 한 도시에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여행지도 페루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너무나 평화롭게 보인다 흡사 미국 캘리포니아 한 도시에 온 것 같다 2003년 10월 20일, 월요일 - 10월 22일, 수요일, Arica, No-name Hotel (경비: 10월 20일 US $17, 21일 US $39, 22일 US $33) Arica는 페루와는 사람도 다르고 기후도 다르고 풍경도 다르다. 페루의 고원지대에서 지친 몸을 꼭 캘리포니아 기후 같은 이곳에서 푹 쉬며 재충전 시켰다. 매일 숙소 정원에서 책을 읽거나 Arica 시내에 나가서 사람 구경하거나 하면서 3일을 보냈다. 그래서 별로 쓸 얘기도 없고 사진도 안 찍었다. 내일은 Arica를 떠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