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주제 - 이황은 사단과 칠정이 발할 때 서로 다른 연유로 발한다고 주장하였다. 사단은 순선(順善)하고 칠정은 유선유악(有善有惡)한 것이라 보았다. 그러나 기대승은 사단과 칠정이 발할 때 서로 다르게 발하는 것이 아닌 오직 기가 발하고 리는 그것을 주재하는 주된 바이며 칠정이라는 일반 감정 속에 평소에는 사단이라는 도덕 감정이 나타나지 않은 채 존재하다가 중절에 맞을 때 보이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사단이 칠정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사단이 칠정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단과 칠정은 서로 완전히 분리된 별개의 감정이라기보다, 인간이 느끼는 감정 속에서 도덕적인 마음이 드러나는 방식의 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 가운데에는 도덕적인 판단과 실천으로 이어지는 감정도 존재하므로, 사단을 칠정과 별개의 것으로 구분하기보다는 서로 연결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기대승의 사상에 따르면, 사단과 칠정은 서로 다른 근원에서 발하는 것이 아니라 기가 발하고 리가 그 발현을 주재하는 과정에서 나타난다. 칠정은 기쁨, 노여움, 슬픔, 두려움, 사랑, 미움, 욕구와 같은 인간의 일반적인 감정을 의미하며, 사단은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이라는 도덕적인 마음을 의미한다. 기대승은 사단이 칠정과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칠정이라는 감정 안에서 도덕적인 모습으로 드러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감정은 처음부터 도덕적인 감정과 일반적인 감정으로 완전히 나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 나타나는 상황과 방식에 따라 도덕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을 발견했다고 생각해 보자. 그 사람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은 슬픔이나 연민과 같은 일반적인 감정과 연결되어 있으며, 그 감정이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려는 측은지심으로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보고도 자신의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관심하게 지나칠 수도 있다. 이처럼 비슷한 상황에서도 감정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그 감정이 도덕적인 마음으로 드러나는지는 구체적인 상황과 반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측은지심을 일반적인 감정과 완전히 분리된 것으로 보기보다는, 인간의 감정 속에서 나타나는 도덕적인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사단이 칠정에 포함되어 있다고 보는 기대승의 입장에 동의한다. 사단과 칠정을 서로 완전히 분리된 감정으로 보기보다는, 인간의 일반적인 감정 속에서 도덕적인 마음이 드러날 수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 인간의 감정을 더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사단이 칠정에 포함된다고 해서 두 개념의 차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칠정이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포괄한다면, 사단은 그중에서도 도덕적인 마음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결국 사단과 칠정은 구별할 수 있지만 완전히 분리해서 이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