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나라 고성에도 봄이 완연하다. 4월 1일부터 이곳에서는 억겁(億劫)의 신비한 세상이 열린다. '2016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다. 4월의 봄 여행으로 공룡엑스포가 열리는 고성 해안일주도로를 찾았다.
최춘환 편집장
고성 8개 읍·면 해안도로 200리
봄은 남쪽 바다에서 먼저 왔다. 한려수도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고성 바다는 훈훈한 봄바람이 불어온다. 고성 동쪽에서부터 서쪽 끝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봄바람을 맞으며 드라이브하기에 그만이다. 공룡엑스포 주행사장인 당항포관광지에서 당항만을 돌아 동진교를 거쳐 리아스식해안을 따라가는 고성 해안로는 자그마치 80㎞에 이른다. 거리를 나타내는 옛 도량형으로 200리길이다.
당항만을 끼고 있는 마암면과 회화면, 동해면, 거류면을 거쳐 고성읍, 삼산면, 하일면과 공룡엑스포 특별행사장 상족암군립공원이 있는 서쪽 끝 하이면까지 이어진다. 이렇게 고성군 13개 읍·면 가운데 8개 읍·면이 바다와 접하고 있다.
포항시 남구 동쪽 반도 동해면 끝에 해돋이로 유명한 호미곶이 있듯이 고성군 동해면도 진해만과 당항만에 둘러싸인 곶 지형이다. 동진교에서 이어지는 고성군 동해면 해안도로에도 매년 1월 1일이면 일출을 보러오는 사람들로 붐빈다.
길을 가다보면 이야깃거리도 많다. 고성 해안 드라이브길에서 약간 벗어나지만 당항만 깊숙이 끝자락에는 당항포대첩을 이끈 기생 월이의 숨은 이야기가 전해온다.
당항포·동진교···마동호 등 볼거리
당시 해안지형을 염탐하러 온 왜군 첩자의 지도에 고성의 기생 월이가 당항만과 고성만이 바다로 연결되도록 몰래 그려 넣었다고 한다. 그걸 모른 채 첩자는 본국으로 그 지도를 가져갔고, 임란 때 서진하던 왜군이 당항만으로 진격해 들어왔다가 조선수군과 고성지역에서 활약하던 의병들에게 일망타진됐다는 이야기다.
지금의 마암면 두호리는 임란 당시 지명이 소소포였는데, 기생 월이가 왜군을 속였다고 해서 이곳에서는 '속싯개'라는 지명으로도 전해온다. 또 동진교 쪽 당항만 초입은 폭이 좁고, 만이 안쪽으로 길게 이어져 강이나 호수로 착각할 정도다.
'속싯개'로 불린 두호리 쪽 당항만 끝자락은 지금 인공 제방으로 막은 마동호가 있고,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제방 일대는 물고기가 몰려들어 강태공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길은 어디서든 이어진다. 당항만은 '회진로'와 '외산로', '동해로'를 이용해 한 바퀴 돌 수 있다. 공룡엑스포가 열리는 당항포관광지와 동진교, 마동호 제방 등이 볼거리다. 창원시마산합포구 진동면 시락리를 비롯해 곳곳에 횟집과 낚시 포인트가 있다.
'자란만로'서 보는 해안전경 일품
바다 건너 마산합포구 구산면과 거제도를 바라보는 동해면 해안은 조선기자재 공장들이 곳곳에 들어서 있다. 이곳의 77번 국도는 도로명도 '조선특구로'다. 중간 중간 자리한 작은 포구의 고깃배는 개발의 '몸살에' 아랑곳 않고 봄 햇살을 받으며 한가로이 떠있다.
동진교에서 시작되는 동해면 동쪽 해안은 거류면 봉곡삼거리를 거쳐 당동삼거리까지. 고성 해안일주도로 서쪽 구간으로 가기 위해서는 당동삼거리에서 오른쪽 내륙으로 '거류로'에 접어들어야 한다. 가다보면 대전~통영고속도로 동고성 나들목 근처 거류산 자락에 엄홍길전시관이 있다.
고성읍 남포항에서부터 해안로는 다시 이어지고, 공룡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하일면 용태리를 거쳐 군립공원 상족암까지 계속된다. 이런 특성을 반영해 남포항에서 삼천포까지 이어지는 도로명도 '공룡로'로 명명했다. 억겁의 세월 전 봄날에도 공룡들이 평화롭게 뛰어놀았으리라.
공룡로를 따라가다 하일면 임포삼거리에서 '자란만로'에 접어들어 공룡박물관이 있는 상족암군립공원까지 꼬불꼬불하게 이어지는 해안로는 전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청정해역 싱싱한 해산물 길손 유혹
길을 가다 주변에 볼만한 곳이 있으면 쉬었다 간다. 공룡로에 접어들기 전 고성읍 시가지와 고성만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남산공원'이 그중 한 곳이다.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조성된 남산 정상에 자리 잡고 있는 '남산정'에서 주위를 둘러볼 수 있다. 남포항 안쪽 갯벌을 길게 가로지르는 '해지
개다리'가 고성의 새로운 볼거리로 떠오른다.
공룡로를 달려가다 자란만로에 들어서기 전 임포삼거리에서 위로 약간 올라가 학동돌담마을에 들러 시간여행을 잠깐하는 것도 좋겠다. 시간여행지는 자란만로를 따라가다 보면 갯벌체험마을로 알려진 하일면 동화리에 '소을비포성'도 있다. 공룡엑스포 특별행사장이자 고성해안로 서쪽 끝자락인 상족암군립공원의 공룡박물관과 오토캠핑장에는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여행에서 음식이 빠질 수 없다. 청정해역 자란만 일대에서는 사시사철 싱싱한 해산물을 쏟아낸다. 이곳에서 나는 굴과 가리비는 외지에서 더 알아준다. 요즘 해안일주도로를 가다보면 곳곳에 자리 잡은 횟집들에 내걸린 도다리쑥국과 도다리회 간판이 길손들을 유혹한다. 고성 특산물인 취나물도 봄을 맞아 향기를 더한다
'공룡, 희망의 빛으로 미래를 열다!'
4월 1일~6월 12일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
'2016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가 4월 1일부터 오는 6월 12일까지 73일간 고성군 회화면 당항포관광지 주행사장과 하이면 상족암군립공원 일원 특별행사장에서 펼쳐진다. 이번 공룡엑스포는 '공룡, 희망의 빛으로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에서 보듯 빛을 테마로 했다.
첨단 영상·디지털로 관람객 유혹
•다이노토피아관 4D 영상과 함께 진동, 떨림, 물, 바람 등으로 관람객의 감각을 자극해 생생한 현장감을 선사한다.
•한반도공룡발자국화석관 5D영상관으로 200명이 동시에 관람할 수 있다. 공룡이 360도 원형 스크린을 뚫고 나오는 듯한 시각적인 영상효과와 촉각을 자극하는 다양한 효과로 관람객의 오감을 만족시켜 준다.
•디지털공룡체험관 이번 공룡엑스포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실감형 체험관이다. '다이노로드', '판타지 케이브', '다이노월드', '라이트로드' 4개의 테마로 구성됐다.
•홀로그램영상관 12분 내외의 영상을 통해 공룡의 몸짓, 소리, 행동 등 다양한 형태를 홀로그램 퍼포먼스로 구성했다. 티라노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 브라키오사우루스, 스테고사우루스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공룡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맞춤형 다양한 교육체험행사 마련
초등 교과과정에 등재된 '화석과 지층'에 대해 학습할 수 있는 공룡발자국 화석과 교과서 등재 식물·백악기 식물을 식재한 공룡나라 식물원 등 체험학습의 장을 마련했다. 또 국내에서 쉽게 만나볼 수 없었던 희귀어종을 전시한 디노 아쿠아리움, 인삼 심기·인삼 아이스크림 만들기 체험이 가능한 농촌체험관, 카약, 딩기요트 등 당항만 바다 위에서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해양레포츠 등 유료체험 프로그램 또한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빛을 주제로 5개 테마파크 조성
이번 엑스포의 가장 큰 특징은 빛을 테마로 했다는 점이다. 당항포 관광지 일원을 5개의 테마로 나누어 화려하고 아름다운 빛으로 밝힌 '빛 테마파크'를 조성했다. 빛 경관은 이야기가 있는 야외무대 '별빛 광장', 화려한 조명과 음악이 있는 무도회장 '달빛가든', 공룡캐릭터관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퍼포먼스가 펼쳐지는 '빛의 나라', 금봉산천을 배경으로 연출되는 '빛의강', 아름답게 펼쳐질 축제 하이라이트 '빛의 성' 등으로 꾸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