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인수동 북한산 자락에서 마을 벗들과 함께 지내며 또 중등대안학교 빛알찬중학교에서 청소년들에게 역사수업을 이끌고 있는 재원입니다.
역사라는 주제를 가깝게 놓고 지내다보니 기청아에서 이 강의에 대한 알림을 받았을 때 참 반가웠습니다. 우리 역사, 특히 근현대사에서 미국과의 관계에서 주고받은 영향이 결코 작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막연하게 큰 영향을 받았다 정도였지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이 있었나는 잘 알지 못했기에 자세하게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생각하여 강의를 신청하였습니다.
강의 내용이 아주 구체적이고 세세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비밀기한이 지나서 공개되는 미국무부 문서들을 근거로 하여서, 교수님께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근현대사 역사 사건 뒤에 미국과 한국, 그리고 북한과 소련 등 국제관계로 얽혀있는 국가들 간에 어떤 소통을 주고받았나 알려주셨습니다.
제 인식보다도 휠씬 사건의 전후 맥락에서 소통과 개입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태평양 먼 나라인 미국이 얼마나 방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그 정보로 우리 역사에 여러번 개입해왔다는 사실을 사건 하나하나 배울 때마다 알게 되었습니다.
동아시아를 향한 미국의 정책이 변할 때마다 우리나라에서도 굵직한 사건들이 생겨나는걸 보면서 몰랐던 역사적 힘이 전부터 지금 우리에게도 작용하고 있구나 알게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거대한 힘이 이렇게 세세하게까지 우리에게 작용하고 있다면, 우리가 펼치고 싶은 평화운동은 어떻게 펼쳐야할까’라는 막막한 생각을 강의 중반에 가지기도 하였습니다.
강의 말미에 나름대로 생각을 펼쳐간 것은 그렇기에 국가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풀뿌리운동이 중요하다 생각이 듭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만들어가는 평화, 정책에 좌지우지하지 않고 백성들이 자주적으로 만드는 평화운동입니다.
계엄사태 이후로 혼란한 시국을 겪고 있습니다.
여러 지인들로부터 다시 예전 독재정권 때처럼 되돌아가버린 정치인들의 행동을 바라보면서 분노하고 애통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바쁜 생계 속에서도 광장에 나가 목소리를 내신 분들도 주변에 참 많습니다.
저도 그 목소리에 지지하고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제 몫은 학생들을 만나고 가르치는 일상에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우리 일상에도 작용하는 미시권력이 있습니다. 물건을 하나 살 때도 광고가 만든 힘의 작용이 있고, 가정에서 나누는 대화 속에도 가부장 문화가 남긴 이해를 배제한 권력도 있습니다. 학교라는 배움 속에서도 국가주의가 남긴 권력이 있습니다. 선생과 학생, 부모와 자녀, 학생들 사이에서도 알게 모르게 사소한 권력들이 생겨납니다. 또, 이러한 미시 권력의 뿌리를 잘 찾아가다보면 자본, 국가라는 거대한 권력과 연결되어 있음을 만나게 됩니다.
구체적인 생활 모습 하나하나부터 나에게 작용하고 있는 권력을 찾아내고 작은 실천으로 대안을 만들어보는 것이 미국으로 상징되는 가장 큰 권력으로부터 주체성을 찾는 느리지만 바른 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보았습니다.
정확한 자료와 구체적인 설명으로 눈을 밝혀주신 이재봉 교수님과 함께 공부한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나눕니다.
제가 학교 일을 끝마치는 시간이랑 강의 시간이 많이 겹쳐서, 사실 제 시간에 못 들은 강의가 참 많았는데 자세하게 자료도 올려주시고 녹화영상도 빠짐없이 공유해주셔서 빠짐없이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배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