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의 정신 : ‘화이부동(和而不同)’과 ‘구동존이(求同尊異)’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면 토론을 하기 어렵다. 나는 토론 교육을 진행할 때마다 늘 ‘화이부동(和而不同)’을 강조한다. 개인적으로 화이부동만큼 토론이 지향해야 할 목표와 토론의 정신을 잘 표현한 말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화이부동은 ‘논어(論語)’의 자로(子路)편에 나오는 말이다. 논어에서 공자는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요,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라고 했다. 풀이하면 ‘군자는 서로 다르면서도 다름을 인정하고 화합하지만, 소인은 서로 같은 듯 무리지어 다니면서도 어울리지 못한다.’는 뜻이다. 토론은 기본적으로 다름이 있어야 가능하다. 모두가 생각이 같다면 굳이 토론할 이유가 없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같음을 지향하는 것, 즉 화이부동이 곧 토론의 정신이다. - 41p
‘구동존이(求同存異)’는 말 그대로 ‘같음을 구하되 다름이 있다’는 의미다. 중국 고전에는 없는 말이지만 중국에선 아주 오래전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존’을 ‘있을 존(存)’이 아닌 ‘존중할 존(尊)’을 써 ‘구동존이(求同尊異)’라고 쓴다. 다름의 중요성을 더 분명하게 강조하고 싶어서이다.
- 강치원의 <토론의 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