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시간에 쫓기고 의욕만 앞섰던 탓일까? ‘설익은’ 버스노선체계 개편안을 내놓다보니 곳곳에서 잡음이 이만저만 아니다.
실제 지난 19일 오후 화도읍 청사에서 열린 권역별 첫 대중교통체계 개편 주민설명회에서는 세세하게 노선별 문제 제기부터 크게는 당초 기대치보다 훨씬 떨어진다는 지적까지 그야말로 갖가지 반응들이 쏟아져 나왔다.
나름 자신만만하던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는 결국 진땀을 흘려야 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주민이 참석한 것도 아니고 의견수렴에 상당한 시간이 할애된 것도 아닌데 나중엔 숙제만 한 보따리 들고 갔다.
용역을 맡아 수행 중인 연구원 측은 “남양주 전체 버스수요의 24%가 서울방면으로 통행하는 가운데 공급수준 등 버스서비스(LOS)가 낮고 1100번의 경우 혼잡정도가 경기도 평균(120%)을 상회하는 140.1%에 이르는 실정”이라고 현황을 정리했다.
버스노선 운행의 특징으로는 ▲서울로의 통행수요에 따른 국도46·47·43·6호선 집중 및 과다한 굴곡노선 ▲철도노선과의 중첩 ▲주요 역사와 연결되는 지선기능 버스노선 절대 부족 등을 언급한 뒤 “주로 노선 신·증설, 조정(굴곡 완화 등), 배차간격 단축 및 정시성 확보 등을 바라는 민원들이 많이 제기되면서 경기도 평균 6.52점인 대중교통이용 만족도가 5.57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노선체계 문제점에 대해선 ▲간선 위주 운행 ▲높은 중복도와 굴곡도 ▲장거리 운행(40km 이상 7개 노선) ▲과도한 첨두시 혼잡 등을 꼽았다. 여기에 전용차로나 환승센터 등 대중교통 전용시설이 부족한 점을 곁들였다.
특히 “운영 및 서비스 측면에서 버스업체의 수익성에 따라 임의 노선 조정이나 폐지, 인가대수 및 운행횟수 조정 등이 이뤄져 이용자 혼란이 유발되고 민원이 발생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내 집 앞을 지나야 된다는 생각이나 환승을 기피하는 의식도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연구원 측은 먼저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체계 개편에 있어 복합환승센터나 환승역사, 환승정류장 등 환승시설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그러면서 화도·수동권역 환승시설로 수동면사무소와 천마산 입구 쉼터휴게소에 각각 환승정류장 구축을 제안했다. 수동면사무소를 중심으로 지선버스 통합운영을 도모하고, 권역 전체적으로 대중교통 수단간 주요 결절점인 천마산 입구는 향후 경춘선 묵현역 개통에 따른 철도와 간선, 지선버스 간 환승지점이 될 것이라는 게 연구원 측의 구상이다.
이어진 노선체계 개편안과 관련해선 전체 30개 노선 중 25개를 개편하고 1개를 신설하는 대신 1개는 폐지하는 안을 내놨다. 나머지 3개는 55번, 168번, 30-15번으로 존치 노선이다.
연구원 측은 아울러 중장기적인 버스노선 개편에 맞춰 버스의 등급 및 기능, 운행지역 등을 고려한 노선번호 전면 개편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을 다 들은 주민들은 대체로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지금과 별 다를 게 없는 청량리방면 국도 46호선으로의 편중이라는 게 대표적인 지적이었다.
즉 노선을 크게 돌린다든가 신·증설해 잠실이나 강남방면으로 가장 가깝고 짧은 시간 내에 이동할 수 있는 대안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원 측은 “서울방면 간선 노선 신·증설은 서울시와의 협의가 전제돼야 하는 어려운 문제”라면서 사실상 한계를 인정했다. 물리적 기반을 토대로 계획을 짜기보다는 계통분리나 노선 직선화 등 현실적으로 동원 가능한 방법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어떤 주민은 환승정류장을 쉼터 쪽이 아니라 마석신사거리 쪽에 둬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다른 주민은 실질적으로 지선의 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마을버스나 순환버스 대책이 전무하다는데 문제의식의 방점을 찍고 간선과 더불어 지선체계까지 완결적 구조를 이루는데 상당히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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