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은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다. 아무 것도 모른 채 입으로 경탄만 하고 있었다. 자신들의 눈으로 본 것이
세계의 전부인 양 착각하며 잘못된 얘기를 퍼뜨리고 있었다. 어쩔 수 없었다. 그들은 그저 외부인일 뿐이니까.
영원히 관람객일 뿐이니까. 핵에 도달하지 못한 실패자들일 뿐이니까.
바깥의 찬사가 아무리 대단할지언정 그건 아름다운 꽃을 보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에 불과했다. 그들은 결코
꽃잎 한 장을 틔우기 위한 꽃의 노력을 알 수 없었다. 그 결 사이사이마다 깃든 생명력을 느낄 수 없었다. 절대
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절대 꽃이 될 수 없었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박지리 p766
첫댓글 '짚 한오라기의 혁명'의 저자 후쿠오카 마사노부는 인간이 만들어 낸 그 모든 것(예술 조차도)이 씨앗이 떨어져 풀꽃이 되는 것 보다 놀랍지 않다고 하더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아.. 다윈영이 본 자연입니다. 작품 전체를 보면 뭔가 섬뜩한 느낌이 드는 구절이거든요. 자연(自然)은 오히려 아무런 수고도 하지 않고 꽃을 피우는 것처럼 보입니다. 꽃을 피우려는 목적이 없어도 꽃을 피웁니다. 우리 인간도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돌아가서 자연이 됩니다.. 그런데도 살면서 자연처럼 사는 일은 왜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