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전북100명산을 도전하다.
36차 라이딩 장소는 김제 모악산이다.
지난 토요일이 정기라이딩 일정인데 비가 내려서 석탄일로 연기된 것이다.
특별한 날의 화창한 날씨에 모악산과 학선암으로의 자전거 여행이 설레인다.
김제 금평저수지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저수지를 오른쪽에 끼고 삼봉리(구성산)쪽으로 이동했다.
이 길은 아름다운 순례길 7코스의 일부분이다.
은적사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학선암 업힐(약2km)을 시작한다. 시멘트로 포장 되어있지만 제법 까칠한 오르막을 가뿐 숨을 몰아쉬며 도착하였다. 하산길은 쌍용사로 가는 이정표를 따라 숲속의 싱글로 접어들었다. 오르락 내리락 약2km를 내려와서 금평저수지 둘레길의 나무데크길을 따라 금산사로 향한다.
모악산의 탐방로는 여러 갈래다.
우리 일행은 정상을 향해 임도를 라이딩을 하다 삼거리 심원암 갈림길에서 우측의 모악정 가는 길을 선택했다.
정상을 밟고 심원암 쪽으로 하산하였다.
금평저수지주차장-학선암-용암등산로-금평저수지둘레길(데크길)-금산사-모악산정상-심원암-주차장
이번 여정은 금평저수지주차장에서 시작한다.
학선암의 빡센 업힐을 하려면 준비운동이 필수다. 가볍게 웜업을 마치고 출발!
전북에서 오르기 힘들다고 소문난 곳 중 하나인 학선암.
모악산 먼저, 아니 학선암이냐?
당일 아침까지 어디부터 가야할지 결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우리 일행은 모악산(약10km)을 먼저 라이딩하고 학선암(약1km)을 오르기란 쉽지 않다는 부담감을 떨쳐내기위해
체력과 컨디션이 최상일때 학선암을 오르기로 결정했다.
힘든 오르막을 타는 것이 산악자전거의 매력인데 업힐 당시 자신의 몸이 어떤 상태이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자칫 컨디션 난조로 매력이 반감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학선암 오르막 과정을 자세히 표현해야겠는데 아무 생각없이 올라선지 기억이 하얗다.
앞바퀴가 들리지 않도록 안장 위치를 앞뒤로 이동해가며 서로 다른 근육을 사용하여 근육 피로도를 분산시켜서인지
끌바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다리를 잃어버리거나 터질것 같은 느낌도 없었다.
다만 부처님오신날이라 여러 대의 차량이 오르내리며 진로 방해로 순간 발을 땅에 밟았다는 점.
사진 촬영때문에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가다 중심을 잃어 무정차로 오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부담스런 업힐 코스를 먼저 끝냈다는 안도와 성취감이 기분좋게 하였다.
업힐은 많은 체력을 소모한다. 이로 인한 부담(휴우증)은 이때는 몰랐다.
음력4월초파일 석탄일로 암자의 마당은 기념행사로 분주했다.
알록달록한 오색 연등들이 가득했고 불자의 소원을 담은 표찰들이 달려있다.
만산홍엽님이 부처님에게 소원을 빕니다.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이건 주기도문인데 아이쿠!!! 죄송합니다.
저도 같은 마음으로 오늘의 안전라이딩이 되도록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발목염좌상태로 여기까지 오른 철인시대님에게는 물론 저희에게도 더 이상의 고통을 주지마시라고요.
하산하려는데 밥도 먹고가라고 하시는 불자님의 말씀에 큰 힘을 얻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 축하합니다.
내려가는 도중 갈림길에서 기념사진 촬영 시간을 가졌다.
업힐에 대한 기준을 정하는 내용이 있어 참고하시라고 올려봅니다.(https://namu.wiki/w/%EC%97%85%ED%9E%90)
학선암에서 500미터쯤 내려가면 쌍용사로 가는 갈림길을 안내하는 이정표를 만날수 있다.
이정표에는 용암등산로라고 표시되어 있다.
숲속 길은 너무 좋았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 힘든 업힐에 대한 보상 받는 내리막 길이다.
등산로라 넓직한 흙길이었고 간혹 바위를 만나면 내리기도 하지만 솔향기나는 숲속의 오솔길은 자전거 타기에 적당했다.
쌍용사로 가는 직진 길은 공사로 인해 절벽을 만날 수 있다하여
신평마을로 가는 좌측길을 따라 금평저수지로 내려왔다.
매우 가파른 내리막 길은 계단이 있어도 자전거를 끌고 발을 내디디기가 불편하다.
산책하기 좋게 설치해논 데크길이 마주치는 보행자에게 불편함을 주었나보다.
아들과 함께 산책나오신 어머님이 "여기 자전거 통행하는 곳이 아니에요"라고 주의를 주신다.
이 데크길은 금평저수지 둘레를 걸어서 3.5km를 한바퀴 산책할 수 있는 ‘금평곁길’이라고 부른다.
모악산 자락에 자리한 천년고찰 금산사에 도착했다.
부처님 오신 날이라 많은 분들이 찾아오셨다.
모악산을 오르는 데는 여러 길이 있지만 대략 4가지 코스가 잘 알려져 있다.
완주군 구이방면, 전주시 중인동방면, 김제 금산사방면 그리고 모악기맥 능선을 따라 출발하는 코스다.
급경사를 타고 빨리 오르려면 구이방면이나 중인동방면에서 출발해서 속도를 내면 된다고 한다.
이번 자전거 여행은 금산사에서 완만하고 가끔 급경사가 나오는 코스를 선택했다.
며칠 전 내린 비로 계곡의 물이 풍부하여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올라갔다.
포장도로의 끝이 보입니다.
1시간 정도 끝 없는 계단 길이 이어집니다.
학선암에서의 업힐로 인한 체력 소모가 모악산의 계단을 오를때마다 다리가 무겁다는 것을 체감 할 수 있었다.
이 고통은 모악산 라이딩에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그동안 멜바 끌바한 산이 35개나 되는 전력이 있는데도 이번 모악산 계단 오름은 속도가 나질 않는다.
마주치는 등산객의 호응과 응원이 없었더라면 마냥 주저않아 쉬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점심에 겹들인 살얼음이 동동 녹아가는 시원한 막걸리 한 잔으로 지옥 계단의 탈출을 기뻐하고 고통을 날려 보낸다.
정상에서의 기념 촬영.
모악산의 정상 삼거리
산딸나무라고 검색되는데, 꽃말은 "희생".
검색하다 너무 좋은 시를 발견해서 옮겨 봅니다.
5월의 어느날 / 목필균(여류시인)
산다는 것이
어디 맘만 같으랴
바람에 흩어졌던 그리움
산딸나무 꽃처럼
하얗게 내려앉았는데
오월 익어가는 어디쯤
너와 함께 했던 날들
책갈피에 접혀져 있겠지
만나도 할 말이야 없겠지만
바라만 보아도 좋을 것 같은
네 이름 석 자
햇살처럼 눈부신 달입니다
이번 자전거 여행의 목적지인 모악산 정상을 찍고 내려 가는 길에 대해 고민을 했더랬죠.
예측 할 수 없는 전북100명산의 하산 길은 순탄하지 않은 고행 길이 대부분 이어서 이번에도 걱정이 많았었죠.
모악산 하산 길은 심원암 경로를 따라 내려왔는데 힘든 걸 보상받는 길이었습니다.
거칠고 가파른 내리막도 있고 안장에서 내려야만 하는 곳도 있었지만 다운힐 실력 향상을 위해 도전하며 재미를 만끽하는 내리막 길이었습니다.
무사히 심원암에 도착해서 마당에서 어물쩡거리고 있는데 심원암 보살님이 "커피라도 드릴까요?"합니다.
커피만 얻어 마실 줄 알았는데 쟁반에는 떡과 수박까지 너무 큰 대접 받는 풍성한 간식입니다.
무종교인 저는 보살님을 향해 합장 인사를 올리게 되네요.
부처님 오신 날이기도 하지만 마음 씀씀이가 그만큼 깊은 암자라고 생각됩니다.
싱그럽게 신록이 퍼져가는 5월의 심원암 내리막 비단 길 입니다.
인공폭포에서 기념 사진 촬영.
학선암과 모악산 자전거 여행은 힘들었지만 또 다른 여러 갈래의 길들이 남아 있어서 다시 오고 싶은 산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첫댓글 빡쎈 업힐과 멜바를 보상해주는
비단싱글 라이딩~
즐라이딩였습니다
깔끔한 후기도 멋지고요^^
늦은 후기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후기 감사드립니다~ ♡♡
즐거웠어요~~~ ^^
천천히가는 후기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업그레이드 되는 후기 보는 재미가 너무 쏠쏠합니다 ♡
업힐 정보 잘 보았습니다
업힐은 로드타는 사람들의 업힐과 엠티비의 업힐은 전혀 다른듯요 ^^
우리는 엠티비로 산을 타고 있으니 로드타는 사람들이 상상 못할곳들까지 업힐 목록에 들어가기에 우리가 훨씬 더 많은곳을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어제처럼요~ 유선사, 원등사, 금봉암, 학선암등등 다 다녀보았으나 오프로드가 포함된 어제의 성주산 장군봉이 단연 가장힘든 업힐이네요 ㅠ 물론 싱글 업힐은 또 다른 주제이니 제외하고 임도업힐까지만 놓고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