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한국가요(韓國歌謠)<28>
안개낀 장충단 공원 / 1950년대 마포나루 / 흑산도 경관 / 은방울 자매
22. 흑산도 아가씨(1967/ 박춘석 작곡 /이미자 노래) 1969년 영화화
<1절> 남몰래 서러운 세월은 가고 물결은 천번 만번 밀려오는데
못 견디게 그리운 아득한 저 육지를 바라보다 검게 타버린 검게 타버린 흑산도 아가씨
<2절> 한없이 외로은 달빛을 앉고 흘러온 나그넨가 귀양살인가
애 타도록 보고픈 아득한 저 서울을 그리다가 검게 타버린 검게 타버린 흑산도 아가씨
전라남도 신안군(新安郡) 서해(西海) 상에 있는 섬인 흑산도는 근처의 홍도와 함께 유명 관광지로 꼽히는 곳이다.
목포(木浦)에서 배를 타면 흑산도(黑山島)까지 2시간, 다시 서쪽으로 30분 쯤 더 가면 홍도(紅島)가 된다.
오래 전이지만 홍도를 가려고 배를 탔는데 일단 흑산도부터 들렀는데 끊임없이 스피커에서 흑산도 아가씨 노래가 흘러나왔던 기억이 난다. 홍도는 각종 해산물이 풍부하기도 하지만 특히 홍어(紅魚:가오리)의 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23. 안개 낀 장충단 공원(1967/ 배상태 작곡/ 배호 노래)
<1절> 안개 낀 장충단 공원 누구를 찾아왔나 낙엽송 고목을 말없이 쓸어안고 울고만 있을까
지난날 이 자리에 새긴 그 이름 뚜렷이 남은 이 글씨 다시 한 번 어루만지며 떠나가는 장충단공원
<2절> 비탈길 산길을 따라 거닐던 산기슭에 수많은 사연에 가슴을 움켜쥐고 울고만 있을까
가버린 그 사람의 남긴 발자취 낙엽만 쌓여 있는데 외로움을 달래 가면서 떠나가는 장충단공원
가수 배호(裵湖)는 아명(兒名)은 배신웅(裵信雄)이고 호적상의 본명(本名)은 배만금(裵晩今)이었다.
배호의 출신이 복잡한데 광복군(光復軍)이었던 아버지 배국민과 어머니 김금순의 장남으로 중국 산뚱성(山東省) 지난(济南)에서 출생한다. 아버지 고향은 평북 철산(鐵山), 어머니는 신의주(新義州)인데 광복 후 인천의 수용소 생활을 하다 서울 창신동 적산가옥(敵産家屋:일본인이 살던 집)에 살면서 창신국민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부산으로 내려가 부산 삼성중학교를 다니고.... 중학교 1학년 때 이름을 다시 아명이었던 배신웅(裵信雄)으로 바꾸었다고 하는 파란만장한 인생이다.
24. 충청도 아줌마(1969/ 서영은 작곡/ 오기택 노래)
<1절> 와도 그만 가도 그만 방랑의 길은 먼데 충청도 아줌마가 한사코 길을 막네
주안상 받아 놓고 마주 앉은 사람아 술이나 따르면서 따르면서 내 설움 네 설움을 엮어나 보자
<2절> 서울이고 부산이고 갈 곳은 많지만은 구수한 사투리가 너무도 정답구나
주안상 받아 놓고 마주 앉은 사람아 과거를 털어놓고 털어놓고 내 설움 네 설움을 엮어나 보자
나그네가 충청도 주막에 들러 주모와 한 잔 나누는 장면을 묘사한 곡... ㅎ
25. 마포종점(1969/ 박춘석 작곡 / 은방울자매 노래)
<1절> 밤 깊은 마포종점 갈 곳 없는 밤 전차 비에 젖어 너도 섰고 갈 곳 없는 나도 섰다
강 건너 영등포에 불빛만 아련한데 돌아오지 않는 사람 기다린들 무엇하나
첫사랑 떠나간 종점 마포는 서러워라
<2절> 저 멀리 당인리에 발전소도 잠든 밤 하나둘씩 불을 끄고 깊어가는 마포종점
여의도 비행장에 불빛만 쓸쓸한데 돌아오지 않는 사람 생각하면 무엇하나
궂은비 내리는 종점 마포는 서글퍼라
마포(麻浦:삼개)는 예전 인천에서 생선과 새우 등을 실은 배가 와 닿던 포구로 어시장이 활기를 띄었고, 한강에 다리가 없던 시절이니 영등포로 건너가려면 나룻배를 타야만 했다. 마포나루에서 보면 영등포가 빤히 건너다보이고, 또 옆으로 바라보면 당인리(唐人里) 화력발전소도 언덕 위에 보였다. 당시 서울 시내를 다니는 전차의 종점이 마포였고 한강 가운데 있는 섬 여의도(汝矣島)에는 공군비행장이 있었다.
은방울 자매는 1954년에 결성된 걸그룹으로 진짜 자매가 아니고 김향미, 박애경이 결성한 두엣(2중창) 이름이다.
옛날 걸그룹으로 김시스터즈, 펄(Pearl) 시스터즈가 생각난다.
26. 기러기 아빠(1969/ 박춘석 작곡/ 이미자 노래)
<1절> 산에는 진달래 들엔 개나리 산새도 슬피 우는 노을 진 산골에 엄마 구름 애기구름 정답게 가는데
아빠는 어디 갔나 어디서 살고 있나 아 ~ 우리는 외로운 형제 길 잃은 기러기
<2절> 하늘엔 조각달 강엔 찬바람 재 넘어 기적소리 한가로운 밤중에 마을마다 창문마다 등불은 밝은데
엄마는 어디 갔나 어디서 살고 있나 아 ~ 우리는 외로운 형제 길 잃은 기러기
‘기러기 아빠’라는 의미는 자녀들을 조기 유학시키느라 자식과 아내를 해외로 보내고 자신은 국내에 홀로 남아 돈을 벌어 자식들에게 보내는 홀로 남겨진 가장을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이 노래가 나온 60년대를 생각하면 아버지는 멀리 타향으로 돈 벌러 가고, 엄마도 없는 남매가 아빠를 그리는 모습을 그린 노래라고 생각된다.
1941년생 이미자는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가요계에 데뷔하여 숱한 히트곡을 내며 ‘엘레지의 여왕’이라는 호칭으로 불렸다. 이미자는 가톨릭신자로 세례명은 체칠리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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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60년대 말까지 정리를 마치고, 70년대 이후는 내 영역이 아니라 치부하여 생략한다.
그런데 다시 읽다보니 아쉽게도 내가 너무 좋아하던 노래들도 몇 곡 빠져있는게 있어 조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