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바새계경 제7권
28. 반야바라밀품(般若婆羅密品)
선생이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보살이 어떻게 청정한 반야바라밀을 닦나이까?”
“선남자여, 만약 보살이 지계ㆍ정진ㆍ다문ㆍ정념으로, 인욕을 닦고 중생을 연민하며,
마음에 참괴심이 많고, 질투심을 없애고, 진실로 모든 좋은 방편을 아느니라.
중생을 위하여 고통을 받되 후회와 퇴전함이 없으며,
보시를 행하기를 즐거워하고, 능히 중생을 조복하며,
범한 것이 가볍고 무거운 것임을 잘 알고, 부지런히 중생에게 복업을 짓도록 권하며,
글자를 알고 뜻을 알되 마음에 교만이 없으며,
착한 벗과 가까이하고, 능히 스스로를 이롭게 하고 남을 이롭게 하느니라.
삼보와 모든 스승과 화상과 장로와 덕이 있는 이를 공경하며,
몸을 보리에 대하여 가볍게 여기는 생각을 내지 않으며,
능히 보리의 깊고 묘한 공덕을 관하고, 선악상(善惡相)을 알며,
세간과 출세간의 일체 성론(聲論)을 알며,
인을 알고, 과를 알고, 첫 방편 및 근본을 알면,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능히 지혜를 얻느니라.
이와 같은 지혜에 세 가지가 있으니,
첫 번째는 많이 들어서 생기는 것이요,
두 번째는 생각에서 생기는 것이요,
세 번째는 수행을 통해 생기는 것이다.
글자에서 의미를 얻는 것이 듣는 것에서 생기는 지혜요,
사유(思惟) 하여서 뜻을 얻는 것이 생각에서 생기는 지혜요,
수행을 따라서 뜻을 얻는 것이 수행을 통해 생기는 지혜이다.
능히 여래의 12부경을 읽고, 능히 의심을 제거하며,
능히 일체 세론(世論)과 세상사(世事)를 읽고, 능히 삿되고 바른 길을 잘 분별하면,
이를 이름하여 지혜라고 하느니라.
능히 12부경을 잘 분별하고, 음(陰)ㆍ계(界)ㆍ입(入)등의 인과의 자의(字意)와 비바사나(毘婆舍那)ㆍ사마타(舍摩他)의 상과 상ㆍ중ㆍ하의 상과, 선ㆍ악ㆍ무기 및 4전도(顚倒)와 견도(見道)와 수도(修道),
이와 같은 등의 일을 능히 잘 분별하면 이를 이름하여 지혜라고 하느니라.
선남자여, 지혜 있는 사람은 10력ㆍ4무소외ㆍ대비ㆍ3념처를 구하여 항상 부처님과 부처님의 제자에게 친근히 하고,
세상에 불법이 없으면 즐기어 외도에게라도 출가하여 배움을 닦느니라.
비록 사도(邪道)에 처하더라도 즐기어 바른 길을 구하고, 항상 자ㆍ비ㆍ희ㆍ사의 마음과 5통(通)의 길을 닦으며,
5통을 얻고 나면 부정상(不淨想)과 무상상(無常想)을 관하느니라.
능히 유위에는 모두 죄과(罪過)가 많다는 것을 설하고,
바른 말을 위하여서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성론(聲論)을 배우게 하며,
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몸과 마음의 병을 여의게 하고,
세속학문을 다른 이에게 가르치기를 좋아하고 하는 바가 다른 사람보다 훨씬 뛰어나며,
주문과 갖가지 의약을 처방하는 것이 뛰어나느니라.
잘 재물을 축적할 수 있으며,
얻고 나서 도리에 따라 잘 지키고 사용하며 여법하게 보시하며,
비록 모든 것을 알지만 교만심을 내지 않아 큰 공덕을 얻고 만족하지 않고 능히 중생을 가르쳐 믿음을 내게 하고 계를 지키며 많이 듣고 지혜를 구족케 하느니라.
선ㆍ불선ㆍ무기(無記)의 방편을 알며,
학행(學行)의 인연 차제를 잘 알고,
보리도와 도의 장엄을 알며 모든 중생의 상ㆍ중ㆍ하근을 알고,
외도의 성론(聲論)을 알고 마음에 집착을 두지 않으며,
중생의 때를 알고 마땅함을 따라서 조복하며,
중생세계(衆生世)와 국토세계(國土世)를 알고,
6바라밀을 갖춤으로써 되는 것임을 아느니라.
선남자여, 지혜여도 바라밀이 아닌 것이 있고,
바라밀이어도 지혜가 아닌 것이 있으며,
지혜이기도 하고 바라밀이기도 한 것이 있고,
지혜도 아니요, 바라밀도 아닌 것이 있느니라.
지혜여도 바라밀이 아니라는 것은 이른바 일체 세간의 지혜와 성문ㆍ연각이 행하는 지혜요,
바라밀이어도 지혜가 아니라는 것은 이러한 뜻이 없는 것이며,
지혜이기도하고 바라밀이기도 한 것은 이른바 6바라밀 전체이고,
지혜도 아니고 바라밀도 아니라는 것은 이른바 일체 성문ㆍ연각의 보시ㆍ지계ㆍ정진이니라.
선남자여, 만약 사람이 능히 부지런히 이와 같은 6바라밀을 닦으면 이 사람은 육방(六方)에 공양하는 것이며, 능히 재물과 목숨을 증장하느니라.
선남자여, 보살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 번째는 재가보살이요,
두 번째는 출가보살이니라.
출가보살은 청정한 지혜를 닦는 것이 어렵기 않으나,
재가보살은 청정함을 닦는 것은 어려우니,
왜냐하면 재가보살은 많은 악연에 얽매여 있기 때문이니라.”
이 법을 설하셨을 때, 선생 장자의 아들 등 천명의 우바새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발하였고, 이미 발심하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절하여 하직하고 물러나서 제 처소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