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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본행경 제7권
30. 탄무위품(嘆無爲品)
이때 허공중에서
하늘의 보배 궁전이 빛나는데
천 마리의 코끼리가 멍에하고
허공에 매달려 있었네.
공경하는 마음으로 부처님께서
수명을 버리고 누운 몸을 보고
비감하여 슬피 탄식하며
이런 말을 하였네.
“큰 생사(生死)에 처했으니
일체가 모두 다 무상하네.
처음에 나서는 흥성함을 나타내지만
마침내 쇠약하고 멸망하누나.
즐거움을 향해 돌아가지만
문득 갖가지 괴로움이 생기네.
모든 괴로움을 다 없애 버리면
무위(無爲)가 가장 즐거우리라.
나고 죽는 온갖 섶나무를
불태워 버려 남음이 없게 하던
지혜의 불꽃과 덕의 연기가
두루 천상과 인간 세계에 찼거니
무상한 물이 홀연히 이르러
부처님의 한창 빛나는 빛을 끄네.
마치 사나운 들판의 불이
갑자기 큰 폭우를 만난 듯하네.”
또 하늘의 선인(仙人)이 있어
민첩하게 잘 마음을 조섭한지라
정거천궁(淨居天宮)에 머무르며
청정하게 모든 욕심 덜어 없앴네.
부처님을 뵈옵고 매우 존경해
눈물을 흘리어 비가 내리듯
그 뜻 무겁기가 수미산 같으며
문득 이런 말을 하였네.
“세간에는 마침내 나서
죽지 않는 사람이 없고
예부터 지금껏 태어나서는
길이길이 사는 사람도 없네.
위ㆍ아래ㆍ가운데를 다 사무쳐
결정코 이것을 다 아는 이도
이것을 오히려 면할 수 없나니
그 나머지 누가 능히 길이 살 것인가.
이 세간의 대도사(大導師)께서
삿됨을 버리고 바른 길을 보여
지혜의 눈이 가장 제일이라
세간이 위아래로 굴림을 보시던
이러한 세상의 지혜가 멸했거니
다시 삿된 도(道)에 머무르겠네.
마치 장님이 눈이 없어
미하여 바른 길을 잃은 듯하네.”
제자 중에서 천안(天眼)이 제일인
아나율(阿那律)이란 이도
사랑과 미움이 이미 다하고
번뇌가 다하여 생사를 끊었다네.
부처님께서 이미 열반하시자
세간이 어두움을 보고
모든 감관이 고요하게 멸하여
문득 탄식하며 이런 말을 하였네.
“큰 생사 가운데 처하였으니
지혜의 뜻이 들어나지 못하고
세간은 안개가 낀 듯해
잠시 동안 허공이 나타나지 않도다.
무상한 금강저(金剛杵)가
부처의 보배 수미산을 치니
문득 모두 무너져 넘어가면서
이제 땅에 떨어지고 말았네.
세상은 어이 그리 연약하여서
믿고 의지할 게 하나도 없이
홀연히 변화하여 견고함이 없으며
흔들리고 움직여 합하면 흩어져
온 세상이 나고 없어지는 법은
꿈과 같이 무아이거니
부처님 사자께서 능히 번뇌의
코끼리를 항복시켜 떨어지게 했거늘
도의 자취를 얻지 못한 사람은
어찌 이것을 두려워하지 않는가.
세상을 보니 믿고 의지할 게 없어
아침 이슬과 물거품 같도다.
부처님 천인사(天人師)께서는
금강(金剛)의 큰 기둥이신데
홀연히 땅이 꺼지니
그 힘은 어느 곳에 있는가.
여섯 가지 씨앗에 다섯 가지가 나고
한 싹에서 다섯 과실이 열며
함께 이 세 그루에 물을 대므로
애써도 단단해서 치기가 어렵구나.
부처님 큰 힘의 코끼리가
번뇌의 나무를 쳐 부셔서
산산조각을 내어 남김없이 하고는
스스로 땅에 떨어졌구나.
눈 천 개의 집금강신(執金剛神)과
제석천왕도 단비를 입었으며
바른 법에 서서
괴로움을 멸하고 서늘함을 얻어
덕과 명칭이 널리 퍼져서
널리 세간을 덮었는데
모든 성현의 스승께서
고요히 사라져 버리시네.
명성과 덕이 두루 하지 않음이 없고
미묘한 법이 널리 윤택케 하여
마치 가을철 비의 흐르는 물이
강과 내에 가득 차듯했네.
하늘의 스승이 건지고 두호하므로
자의왕(自意王)과 그 호종(護從)들에게
무위의 길을 맡겨 주시고
물을 감추니 해가 꺼진 듯하여
구름을 일으키고 때로 비를 내리며
가을ㆍ겨울에 비와 눈ㆍ서리로도
성한 불 사나운 불길은
이것을 끄지 못한다네.
제사를 마치매 불이 꺼져 버리듯이
이제 모든 하늘 스승의 불이
홀연히 꺼져 고요한 빛이 없으며
세간에 길이길이 빛이 없다네.
해탈을 바라는 사람이 끊기고
본래 서원을 어겨 기쁨을 잃었네.
착한 이름과 덕이 유포하여
두루 시방에 가득 찼으며
4등심(等心)의 큰 자비를 품어
중생을 생각하기를 어린 자식같이 하시어
그 착함을 입지 않음이 없었거니
어찌하여 고요히 열반에 드시는가.
묘하고 물듦 없는 길을 얻어
모든 부처의 출생하신
걸림 없는 온갖 착한 법을
고요히 스스로 깨달으셨네.
신통으로 자재하시며
몸이 고(苦)임을 깨닫고 없애셨는데
그렇게 빠르게도
몸을 버리시고 편안히 무위에 드셨네.
일체 중생의 마음속 어둠을 없애시기를
마치 해가 천 개인 광명같이
마음의 음란한 때[垢]를 꺼 없애기
비가 땅의 먼지를 덮는 듯하도다.
다시 온갖 괴로움을 만나지 않고
번뇌의 핍박도 받지 않게
이미 제도하심이 가없고
끝없기가 바다 같도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타나셔서
모든 괴로움과 근심을 멸해
세간을 불쌍하고 가엾이 여겨
적멸(寂滅)을 구하게 하셨도다.
온갖 상호가 매우 밝고 빛나
고요하기 범천왕(梵天王)같이
큰 지혜를 널리 갖추시어
세상의 천인사(天人師)가 되셨도다.
중생에게 착한 법 바퀴를 굴려
번뇌를 끊고 악을 여의며
낮과 밤으로 모든 착함을 더하여
달이 처음 떠오름과 같았네.
매양 온갖 착함을 길러 내시어
복덕과 명칭이 널리 퍼짐을
집에 있을 때도 이미 알았거니
하물며 집을 버린 뒤에랴.
옛날 과거부터 스스로 맹세하시되
마땅히 번뇌와 싸워 이기시고
모든 빈천한 중생을 가엾이 여겨
맹세코 그 소원을 이루려 하셨네.
부처님께서는 평등한 마음으로
음식에 성글고 나쁨에 물리지 않고
또한 온전히 정결하고
아름다운 맛에 집착함이 없었네.
은혜로이 보시하실 때 놓아 버리기 어려움과
사람으로 능히 할 수 없음 능히 하시고
사람에게 취하여 받지 않고
또한 이익을 구하지 않으셨네.
상호와 큰 명칭이
절로 메아리치며
널리 온갖 착한 행을 캐어 모아서
결정코 선의 공덕 이루셨네.
그러므로 좋은 상호 나타내시어
보는 사람이 세 가지 때를 멸해지며
말씀하신 그대로 법률을 이루고
중생의 착한 종자 길러 주셨네.
인욕(忍辱)을 행하므로 상호가 밝아
번뇌로서 원수를 삼았으며
공덕을 쌓음이 한량이 없어도
무상함을 면치 못하심이여,
나는 대로 공덕을 쌓아서
과보를 받음이 한이 없으며
결정코 바른 길을 얻으셨으나
섶이 다하매 불이 꺼지듯 하도다.
중생들에게 착한 길을 보여
번뇌의 숲을 쳐부수고
모든 생로병사(生老病死)의
얽매임을 제어하셨네.
8승처(勝處)와 5취(趣)를 버리시고
저 3취(趣)를 보았으며
3심(審)을 쳐 버리고 3인(因)을 다하시고
깨끗한 세 눈[三眼]을 얻으셨네.
하나를 숨기고 하나를 깨달아 알고
하나를 얻고 거듭 일곱에 이르렀으며
모두 흩어 남음이 없게 하고
이에 걸림이 없기를 맹세하셨네.
감로(甘露)로 세상을 채우시고
말씀하여 진에(瞋恚)를 끊으셨으며
선으로서 중생들을 물들게 함으로써
세간에서 깨닫기 어려운 사람에게
매양 착한 씨앗을 심게 하여
악함을 사람에게 베풀지 않으셨네.
저 일체 세간에
바른 법의 깃대를 세우고
녹야원(鹿野苑)에서 법 바퀴를 굴려
널리 세간을 기쁘게 하셨네.
모든 해탈을 성취하여
스스로 사랑하는 사람을 청정케 하고
아직 보지 못한 것을 보게 하여
널리 청정과 합치게 하셨네.
모든 깨닫기 어려운 일과
일찍 깨닫지 않은 법을 깨달으시고
세상이 무상(無常)함을 아시어
나는 것이 문득 괴로움이 있다 하셨네.
세상에 내가 없음을 일러
그 긴 미혹을 없앴으며
법의 깃대와 번을 세워
거만한 산을 깨뜨려 버리셨네.
마치 7보의 기둥이
사당 제사할 적에 무너지듯이
얼굴이 깨어져도 원망하는 빛이 없고
칭찬받음을 즐기지 않으셨네.
나서 천복(天福)을 받음을 싫어하고
방편으로 나지 않음을 구하셨으며
스스로 나고 죽는 바다를 건너고
또 일체 중생을 제도 해탈케 하셨네.
스스로 지혜로써 깨달으시고
또한 중생을 깨닫게 하여서
때 맞추어 단비를 내림과 같고
또 산 숲의 꽃과 같이
사견에서 벗어남이 해가 구름 속에서 나오듯
또한 정견(正見)을 가르쳐 주셨으며
비록 세간에 났으나
세상일에 물들지 않으셨네.
세상의 험한 길을 건너시지만
그 나아가는 곳이 같지 않으며
마음에 아직 그름을 범하지 않고
착한 길을 얻어 열반을 숭상하셨네.
온 세상은 어려움[艱難]을 만나서
믿고 의지함이 없어 불쌍할 뿐
미련하고 어리석음이 그 눈을 덮어
마침내 돌아보고 생각함 없다네.
생사(生死)에서 뛰어남을 구하여
방편을 베풀 줄 모르니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괴로움이
세간을 핍박해 멸할 수 없다네.
오직 부처님만이 괴로움을 건져서
감로의 약을 주셨으며
지난날 하늘의 마구니 군사도
능히 천인사(天人師)는 이기지 못하였네.
자연히 무상(無常)한 힘으로
문득 무상함을 이기셨으며
부처님의 귀는
삼천대천세계의 소리를 들으신다네.
신통으로 솟아오르고 내리시어
내지 범천(梵天)에 이르렀고
중생의 마음을 깨달으시어
밑으로 무택지옥에도 이르렀네.
온갖 나고 죽음과 일어나고 멸함을
모두 다 자세히 살펴 아시고
부처님께서 처음 나면서부터
법의 바퀴 굴리어 마치실 때까지
자세히 생각하매 얼굴을 보는 듯
나고 죽음의 근원을 다하였고
6신통의 지혜가 구족하여
모두 다 깨치어 결정하셨네.
이제 다 그대로 버려두고
몸과 남은 목숨을 버리시니
세상은 사랑으로 생사에 흐르건만
누가 설법하여 쉬게 하겠는가.
세속은 미련하여 지혜가 없으니
누가 마땅히 지혜의 적멸을 깨닫게 하겠는가.
마치 수레에 어자(御者)가 없고
바다에 뜬 배에 사공을 잃은 듯.
병이 심한데 어진 의사가 떠나니
어떻게 스스로 부지하오며
말에 진실함과 믿음을 여읜 듯
깨달음의 뜻이 없이 지혜를 구하며
왕자(王者)가 위의를 잃고
착함을 행하되 인욕하지 못하듯
이미 이 네 가지 일을 여의면
그 공덕 나타날 길이 없네.
이제 부처님께서 세상을 등지시매
우리가 어려운 일을 건질 수 없나니
마치 한여름 오뉴월에
서늘한 구름과 바람 없이
쨍쨍 쬐는 햇빛이
온갖 벌레들을 태움과 같이
응당 제도해주어야 할 중생들은
이제 널리 난을 당하고 말았네.
부처님께서 수명을 버리시니
어찌 이다지도 고통스러운가.”
그때 천왕들도 슬픈 마음을 내어
자비와 연민의 마음으로 이런 말을 하였네.
“음(婬)ㆍ노(怒)ㆍ치(癡)가 엷으므로
스승님께서 생사를 부셔버림 찬탄하네.”
제자들도 아직 해탈치 못한 이는
슬피 통곡해 울부짖고
이미 해탈을 얻은 이들도
자세히 흥하고 쇠함의 운수를 헤아리네.
소리가 흘러 여러 나라에 들리자
교살라(矯薩羅)의 모든 역사(力士)들은
슬픔에 잠겼어도 용감히 달려와
쌍수(雙樹) 사이에 모였네.
슬피 흐느끼며 몸을 벽에 던지고
갖가지로 부처님 공덕을 찬탄하네.
그 소리는 매우 비통하여서
뭇 고니가 매를 만난 듯하였네.
이르러 보아도 부처님은 빛이 없고
고요히 잠들어 다시 깨지 않는지라
소리를 같이 내어 슬피 울부짖음이
마치 물고기가 뭍에 나온 듯하였네.
부처님을 보자 엄연히 누우셨는데
팔다리와 몸을 모두 바로 펴셨네.
마치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죽은 듯
여러 나라 사람들이 슬퍼하지 않음이 없었네.
무수하게 한량없는 백성들이
성에서 나와 부처님 처소에 와서
모든 남녀노소들이
슬픔을 못 이겨 미치듯 어지러웠네.
혹은 손으로 의상을 찢고
슬퍼 스스로 이를 깨물며
혹은 머리털을 풀어 헤쳐
얼굴을 긁어 상처를 내며
다시 무수한 사람들은
오뇌하다가 스스로 몸을 내던지며
가슴을 치고 하늘을 향해 슬피
부처님 덕이 한량없음을 찬탄하였네.
“아아, 슬프다. 부처님이시여,
중생들이 우러러 의지하옵거니
내어 버리고 가심이 어이 이리 빠르신가.
길이 끊어져 다시 뵈올 수 없네.”
대중들이 슬피 울고 곡하여
각기 다 몸 둘 곳을 몰라 하는데
모든 역사(力士)의 대장이
비통하게 탄식하여 말하였네.
“법을 깨달으신 세상의 스승님이
이미 누우셔서 다시 일어나지 않으니
마치 큰 전쟁을 치르고 나자
큰 깃대가 나타나지 않음 같도다.
하실 일을 이미 다하셨고
깨달을 것을 이미 다 깨달아
세상에 있어 눈과 같은데
이제 길이 잠이 드셨도다.
부처님은 괴로움을 건네주는 다리여서
빠르게 흐르는 강물을 건너게 하셨는데
큰 다리가 갑자기 깨어져 무너지니
무엇으로 인연하여 괴로움을 건너리.
부처님 지혜의 빛이 빛나게 비추어
마음이 밝고 정진에 달무리 졌고
옛날에는 부처의 해가 빛나서
온 천지를 넓게 비췄건만
이제 문득 빛이 숨어
무위의 큰 산에 잠기고 말았네.
세간은 당장 다시 곧
길이 어둠에 들었네.”
슬피 흐느끼기도 하고
고민하며 자세히 보기도 하고
소리를 다하여 곡하고
혹은 얼굴로 땅을 가리고 있으며
중생들이 매우 번민하면서
통곡하는 모양도 같지 않으며
연연히 사모하지 않음이 없이
비통한 마음이 불사르듯 하였네.
이때 일곱 가지 보배로 새긴
상아(象牙)의 수레에
모든 역사들이 부처님을 들어
공경히 보배 수레 위에 모셨네.
모든 역사들은 슬피 통곡하며
갖가지 온갖 기묘한
꽃과 향이며 여러 가지 진기한 것을
부처님 사리(舍利)에 공양하였네.
모든 귀성(貴姓)의 딸들이
고운 몸에 부드러운 손으로
일곱 가지 보배의 휘장을 들었으니
마치 하늘의 비단 장막 같았네.
밝은 구슬로 새긴 보배 일산이며
혹은 보배 구슬 발을 들고
혹은 보배의 부채와 총채[拂子]를 들고
부처님 사리를 공경하였네.
모든 역사들은 상여를 들고
통곡해 다 눈이 붉으며
공중에선 은은히 우레 소리가 나되
귀와 뜻을 즐겁게 하는 음악이었네.
천상에선 온갖 좋은 꽃을
잇따라 내려 소나기같이
모든 하늘의 꽃이 땅에 떨어져
곱고 아름답기가 금방 핀 듯하였네.
모든 하늘 사람들은 허공에 가득히
온갖 보배를 부처님 사리에 공양하며
슬프고 애처로운 말을 내어
부처님 공덕을 추모하여 탄식하며
모든 음악하는 천신의 딸들은
전단 향수를 뿌리고 또 뿌리며
영락과 보배 옷을 흩어서
부처님 사리에 공양하였네.
모든 역사들은 상여를 메고
성(城) 중앙에 이르자
천상과 인간들은 공경히 절하며
추모하고 통곡하였네.
비단 보배 깃대와 번(幡)으로
그 성곽을 장엄하고
꽃과 향과 음악으로써
부처님 사리를 공양하였네.
보배 수레 상여를 공양해 받들고
성 서문에서 나와
성 서편으로
보저(寶底) 강물을 건너서
감로수(甘露樹) 아래로 올라가
갖가지 향나무를
쌓아 큰 나무더미를 만들었네.
또 갖가지 향과
갖가지 꽃과
갖가지 택향(澤香)을 뿌리고
각각 횃불을 잡고
부처님의 나무더미를 태우려 하여
세 번 부처님 나무더미를 태웠으나
마침내 불은 붙지 않았네.
모든 사람들은 의심을 품고
그 까닭을 알지 못했으나
마하가섭이 멀지 않아서
자비를 품고 부처님을 뵈려 하자
불은 이런 까닭에
함께 타지 않음이었네.
그러자 가섭이 속히 이르러
부처님 나무더미를 예경하였네.
부처님 나무더미는
즉시 제대로 불이 일어나 탔네.
먼지가 부처님을 더럽히지 않도록
이제 불에 타는 바 되었네.
비록 살은 다 사라졌으나
뼈는 하나도 타지 않았네.
이때 모든 역사들은
우유를 뿌려 불을 끄고
향수에 뼈를 씻어서
금병에다 사리를 모았네.
마치 옛적 제석천왕이
금강산을 태워 버리려 하여
그 공덕이 매우 컸으나
능히 태우지 못함과 같이
이제 큰불이 사납게 탔으나
능히 부처님 뼈는 태우지 못했네.
모든 역사들은 서로서로 전하여
이런 비유로 말하였네.
“4등심(等心)으로
꺼 버렸으므로
부처님 뼈는 고요히 서늘한데
우리들의 마음이 불타는구나.
모든 천신(天神)의 역사들도
능히 부처님의 몸을 이기지 못하는데
문득 이제 무상함을 만난지라
우리들이 능히 메고 가누나.
부처님의 힘은 굳세어 비길 데 없고
명성이 널리 퍼져 시방에 들리거니
어찌하여 문득 황홀하게도
금병 안에 담아가는가.
부처님의 덕이 빛나 해와 같고
일찍 거만함이 없으셨거니
무상한 불을 만나서
오직 그 영골만 남기셨는가.
지혜의 금강저(金剛杵)로써
번뇌의 굳센 산을 깨뜨리고
괴로움을 만나도 인욕을 버리지 않고
마음을 굳게 다스려 움직이지 않으셨네.
모든 괴로움의 근본을 끊고
멸하여 다시 몸을 받지 않거니
이러한 묘한 몸이
길이 불 가운데서 마치셨네.
역사들이 매양 이르는 곳에
힘으로 항복시켜 사람을 울렸으며
사람들이 와서 귀의하면
능히 위로해 기쁘게 하였으며
어려운 일을 만날지라도
힘을 믿고 일찍이 울지 못하네.”
이렇게 공경히 부처님 덕을 생각하며
통곡하고 사리를 메었네.
힘이 세고 용맹함이 구비해
뜻이 정미롭고 스스로 큼을 품어
통곡하며 다시 성안으로 들어와
겸손한 뜻으로 거만함을 버렸네.
깃발과 일산을 대전(大殿)에 꾸미고
7보(寶)의 높은 자리를 베풀어
사리를 그 위에 모시자
일체 중생들이 예배 공양하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