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합집경 제15권
25. 외도바라문수기품[2]
[외도들의 찬탄]
그때 그 모임의 6만 외도는 이 설법을 듣고 무생인(無生忍)을 얻었다.
그리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정수리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일심으로 합장하여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양하였다.
세존의 지혜는 짝할 이가 없나니
중생들이 행하는 바 행을 다 잘 아시고
또한 모든 법이 돌아가는 곳을 아시되
마치 손바닥 안의 암라과를 보는 듯하시네.
저 세간의 갖가지 악한 업은
마치 구름과 안개가 허공을 덮는 것 같다고 보시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알지 못하고 거기에 빠지나니
또한 눈먼 장님이 바른 길을 잃는 것 같네.
어떤 이는 세간을 무상(無常)이라 하고
혹은 이 세간을 무상이 아니라 하며
또 상(常)도 아니요 상 아님도 아니라 말하나니
비유하면 미친 코끼리가 결박당한 것 같네.
어떤 이는 세간은 그 끝이 없다고 하고
혹은 세간은 그 끝이 없지 않다고 하며
또는 끝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라 말하나니
마치 저 날아다니는 새가 새장에 갇힌 것 같네.
어떤 이는 몸이 곧 ‘나’라고 하여 집착하고
혹은 몸을 떠나 따로 ‘나’가 있다 하는데
이것은 다 망령된 견해의 헷갈림이 되나니
마치 저 짐승이 그물에 걸려 괴로워하는 것 같네.
어떤 이는 대자재천의 변화라 말하고
또한 인(因)에서 생긴 것 아니라 말하는데
이와 같은 나쁜 소견이 유정들을 덮나니
마치 구름이 저 물 속의 달을 가린 것 같네.
마치 저 새장 속에 갇힌 새가
눈으로 새장의 구멍을 보고 나오려 하는 것처럼
알아야 하네, 저 외도의 어리석은 사람들
그들이 해탈하지 못하는 것도 또한 이러한 것을.
혹 어떤 이는 대범천이나
나라연천이나 다문천에 귀의하는데
마치 사람이 어두운 곳에서 적의 침노를 받는 것처럼
저들도 해탈하지 못하고 항상 두려워하네.
외도의 어리석은 사람들은 삿된 소견에 집착하여
마음으로 출리를 구하지만 의지할 데가 없어
마치 저 죄인이 감옥 안에 갇힌 것 같고
마치 저 굶주린 사람이 구걸하는 것 같네.
만일 삿된 행을 버리고 바른 행을 닦으면
여래는 그에 대해 인자한 마음 일으켜
그로 하여금 빨리 윤회를 떠나게 하시나니
마치 저 왕이 용서하여 모든 허물을 더는 것 같네.
여래는 갖가지 고행을 갖추어 닦으시어
비로소 최상의 부처 보리를 증득하시고
어리석어 그릇된 견해를 가진 이를 제도하기 위하여
모두 다 무명의 결박에서 벗어나게 하셨네.
사람 가운데의 사자이신 이족존(二足尊)께서는
모든 법 가운데서 자재함을 얻으시고
저 고해에 빠진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시어
방편의 힘으로 그들을 구제하시네.
만일 여래의 큰 지혜의 힘을 입으면
악마의 원수를 남김 없이 모두 항복시키리니
원하옵나니 나도 저 세존같이 되어
대중 가운데서 사자처럼 부르짖게 하소서.
여래는 삼천세계를 능히 움직이시고
한량이 없는 광명을 놓아 밝게 비추시어
일체 모든 유정들을 성숙하게 하시니
원하나니 보리를 수기해주소서.
[존자 마승의 질문]
이때 세존께서는 모든 외도가 깊은 마음으로 신해(信解)함을 아시고 입으로 청정한 빛을 내시니,
존자 마승이 게로써 여쭈었다.
여래의 위덕은 짝할 이 없어
모든 외도들로 하여금 신심을 내게 하시고
지금 하늘 사람과 대중들에게
부사의한 큰 광명을 놓으시네.
부처님께서 청정한 광명을 입으로 부터 놓으시니
마치 가을 허공에 달이 가득한 것과 같네.
모든 하늘과 사람이 의심이 있으니
부처님께서 광명을 일으킨 인연을 듣고자 하옵니다.
누가 부처님께 묘한 공양을 올리며
누가 여래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찬탄하며
누가 부처님의 공덕 가운데 머물러
여래께서 저 상서를 나타낸 것을 감득하겠습니까?
외도는 지금 부처님께서 기별주시는 것을 듣고
일체 중생들 또한 발심하니
여래께서 세간에 출현하심은
저들을 거두어 조복하게 하는 것입니다.
훌륭하신 모니 대성주께서는
일체 모든 의혹을 끊고서
지금 이 모임에서 모두 즐거이 듣고
불법 가운데에서 즐거움을 내게 하십니다.
[세존의 대답]
이때 세존께서 마승 비구에게 계를 설하여 말씀하셨다.
마승 비구는 마땅히 알라.
지금 바로 이 물음을 내는 것은
모든 유정들을 이롭고 즐겁게 하기 위해
여래에게 방광한 일을 청한 것이다.
내가 지금 네게 분별해 말하리니
다른 생각 없이 자세히 들으라
여래가 하는 것은 인이 없는 것이 없으니
의당 기쁨을 내어 바른 생각에 머물러야 한다.
이 모든 외도들은 다 조복하여
삿된 견해를 버리고 정견을 얻어
정법에 들어가 대치를 일으키면
보리도(菩提道)에 안주할 수 있느니라.
번뇌 없는 적정법(寂靜法)을 깨달아
망견을 마음으로 싫어하여 여의고
부처님으로부터 수기하시는 음성을 들으면
결정코 부처 될 수 있음을 스스로 알리라.
이미 옛날에 바르게 수행한 적이 있어서
20구지 부처님을 만나 뵐 수 있는 것이며
공양하여 섬기는 일에 피로하지 않은 것은
위없는 보리를 구하기 때문이다.
은혜와 보시를 널리 행하되 아끼지 않으며
청정한 계를 견지하고 인욕의 힘에 머물며
부지런히 총지문(總持門)을 닦아 익히고
삼마지에 의지하면 청정한 지혜가 나오느니라.
6도(度)의 모든 공덕을 갖추면
생각마다 증진하여 퇴전이 없고
모든 이론(異論)을 꺾고 삿된 종(宗)을 버리면
백천(百千)이 어려운 것을 물어도 잘 분별하리라.
옛 습기로 인해 악지식을 가까이 하면
많은 삿되고 다른 견해에 의지해 머물게 되며
여래 큰 길잡이를 만나면
문득 삿된 가르침 닦는 것을 버리게 되느니라.
저 미래의 성숙겁(星宿劫)에서
모두 한 이름으로 부처를 이루어
각각 세간에 출현하여
보변승(普遍勝)이란 이름으로 불리리라.
그 불국토는 매우 엄숙하고 청정하며
갖가지 진기한 보배로 묘하게 장엄하니
사견을 여읜 모든 중생들이
함께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지하여 밝은 지혜를 내리라.
저 국토에는 3악도가 없고
8난에 쫓기는 고뇌가 없으며
모든 부처님께서 수명을 극히 연장해서
모두 8만 4천 세가 되리라.
만일 누구나 이 부처님의 이름을 들으면
그들은 모두 탐욕을 잘 버리고
여인은 장부의 모습으로 바뀜을 얻으리니
이것은 다 부처님의 공덕을 들은 힘 때문이니라.
여래는 모든 악마의 원한을 항복 받는 어른
모든 외도들에게 부처 되리라는 기별 주실 때
그들은 그 말씀 듣고 모두 기쁜 마음을 내고
모두 장차 일체의 지혜를 성취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