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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불모출생삼법장반야바라밀다경 제22권
28. 산화연품(散華緣品) ①
이때 다시 삼십삼천의 여러 천자들의 무리가 각각 만다라꽃과 마하만다라꽃을 가지고 부처님의 처소로 와서 이 꽃을 흩뿌렸다. 그러자 모임 중에 있던 6만의 비구들이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공경하고 부처님 앞에 섰다.
이때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모든 비구들의 손에 자연스럽게 만다라꽃과 마하만다라꽃이 저절로 가득 채워졌으며, 이내 이 꽃을 부처님 위로 뿌렸다.
꽃을 뿌린 뒤에 이렇게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모두 이 반야바라밀다를 닦고 이와 같은 위없는 훌륭한 행을 모두 행하겠습니다.”
이때 세존께서 곧 입으로부터 커다란 빛을 놓으셨으니 이른바 청・황・적・백 등의 갖가지 색의 빛이 두루 한량없고 가없는 불국토와 나아가 범계(梵界)를 두루 비추었다. 두루 널리 환하게 비춘 후에 그 빛이 둥글게 돌아서 부처님을 세 번 감싸고 난 뒤에 세존의 정수리로 들어갔다.
이때 존자 아난이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이렇게 아뢰었다.
“어떤 인연이 있어서 이런 광명을 놓으십니까? 만일 인연이 없다면 여래・응공・정등정각께서는 광명을 놓으시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 존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알아야 한다. 이 6만의 비구들이 미래세 성수겁(星宿劫) 중에 모두 성불하게 되리니, 똑같이 이름을 산화(散華) 여래・응공・정등정각이라 하며 세간에 출현하게 될 것이다.
이 모든 여래들의 수명은 2만 겁수이며, 정법(正法)이 세상에 머무는 것 또한 모두 똑같이 2만 겁이다. 이 모든 부처님의 모임에 성문의 무리가 있으니 그들의 수량과 모습 또한 같을 것이다.
아난아, 마땅히 알아라. 이 6만의 비구들이 이로부터 이후 태어나는 곳마다 부처님의 법 가운데 출가 수도하여 향하는 방위나 처소가 왕성이거나 마을이거나 모두 바른 법으로 사람들을 위하여 널리 말하며, 법을 설할 때마다 그 각각의 세계는 언제나 오색의 갖가지 미묘한 꽃이 공양 올려질 것이다.
이 모든 비구들이 어디에 있다 하더라도 커다란 이익을 지을 것이며, 나아가 마지막에 바른 깨달음을 이루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아난이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즐겨 저 가장 으뜸가는 행을 짓고자 한다면 마땅히 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여야 한다.
또다시 아난이여, 만일 능히 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한다면
마땅히 알아라. 모두가 인간 세상에서 목숨을 마치는 대로 혹은 지족천(知足天)의 목숨이 마친 후에 이곳에 와서 태어날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과 지족천은 반야바라밀다를 쉽게 수행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한 다시 아난이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한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 보살마하살은 언제나 모든 부처님과 함께 관찰하는 바를 얻을 것이다.
또한 다시 아난이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 반야바라밀다의 법문을 받아 지니고 독송하며 기억하고 생각하고, 나아가 베껴 쓴 뒤에 다시 다른 사람을 위해서 이치대로 나타내 보이고 참답게 가르침을 주며, 이익이 되는 바대로 이치에 맞게 기쁨을 내며 이와 같이 행한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 보살마하살은 여래・응공・정등정각의 처소에서 선근을 깊게 심는 것이니, 성문・연각의 처소에서 선근을 심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반야바라밀다의 선근은 뛰어나기 때문이다.
또다시 아난이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 반야바라밀다의 법문을 받아 지니고 독송하고 기억하고 사유하며 사람들을 위해서 널리 설하며 나아가 베껴 쓴다면
이 보살마하살은 언제나 현재의 모든 부처님을 친근하여 바른 법을 듣게 될 것이다.
또다시 아난이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듣고 여기에서 어긋나지 않고 거스르지 않으며 비난하거나 비방하지 않는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 보살마하살은 과거 세상의 부처님의 처소에서 이미 선근을 심었으니, 왜냐하면 보살마하살이 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난이여, 나는 지금 모든 세간과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의 무리 중에서 이 반야바라밀다의 바른 법을 그대에게 부촉한다.
그대는 마땅히 이 반야바라밀다 정법을 기억하고 받아 지니며 널리 퍼뜨리고 유포하여 오래도록 머물게 하고 끊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
아난이여, 내가 말한 모든 법 중에서 오직 반야바라밀다만은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이 법문을 받아 지닐 때에 나아가 한 글자 한 구절이라도 착오하거나 잃어버린다면 그 죄는 참으로 무거울 것이다. 이 사람은 나의 마음을 기쁘게 하지 않는다.
만일 다른 법을 잃어버린다면 그 죄는 가볍다. 왜냐하면 반야바라밀다는 미묘하고 깊고 깊어서 어떤 사람이 이 법문에 대해서 존중하거나 공경하는 마음을 내지 않고 우러러 예배하거나 공양하지 않는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 사람은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부처님 세존께 존중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내지 않으며 우러러 예배하고 공양하지 않는 사람으로서 이 사람은 나의 마음을 기쁘게 하지 않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반야바라밀다는 곧 과거와 미래와 현재 부처님의 어머니이며 모든 부처님과 일체지를 낳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난이여, 내가 지금 이 반야바라밀다 정법을 너에게 부촉하는 것이니, 만일 이 정법이 끊어지려 할 때면 너는 마땅히 받아 지니고 널리 퍼뜨려 유통시켜서 단멸하지 않게 해야 한다.
또한 너는 이 법의 모든 문자와 장구(章句)를 분명하게 기억하여서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며, 이치대로 사유하고 생각하고 수행하고 익혀서 널리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그 뜻을 풀어주고 권하여서 받아 지니고 독송하고 베껴 쓰게 하라.
왜냐하면 이 반야바라밀다는 바로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부처님의 법신(法身)이기 때문이다.
또한 다시 아난이여, 만일 어떤 사람이 나에 대해서 환희심을 내고 존중하고 공경하며 우러러 예배하고 공양한다면, 이 사람은 곧 이 마음으로 마땅히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존중하고 공경하며 우러러 예배하고 공양하여야 한다. 그러면 곧 나를 공양한 것과 같고 또한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부처님을 공양한 것과 같을 것이다.
또다시 아난이여, 만일 어떤 사람이 나를 사랑하고 즐거워하며 버리지 않는다면, 마땅히 반야바라밀다를 사랑하고 즐거워하며 버리지 말고 기억하고 받아 지니고 널리 퍼뜨리고 유통시켜서 단멸되지 않게 해야 한다.
아난아, 내가 지금 이 부촉의 인연을 간략히 설한 것이니, 자세하게 말하고자 한다면 1겁이나 1겁이 지나고 나아가 백천 구지 겁수 동안 설하더라도 능히 다 말하지 못할 것이다.
또다시 아난아, 모든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모든 세간과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의 무리들 중에서 큰 스승이시며,
반야바라밀다 또한 이와 같아서 모든 세간과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의 무리들 중에서 큰 스승이시다.
왜냐하면 이 반야바라밀다는 커다란 인연이 있어서 능히 모든 세간과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들에게 큰 이익을 지어주기 때문이다.
또다시 아난이여, 만일 어떤 사람이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떠나지 않고 능히 그것을 받아 지니고 독송하며 기억하고 생각하며 다른 사람을 위하여 널리 설하고 나아가 베껴 쓴다면
이것은 바로 내가 행하고 교화한 바가 되며 이 사람은 곧 부처와 법과 승가를 떠나지 않는 사람이다.
그리고 능히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부처님 세존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보호하고 돕는 자이다. 왜냐하면 모든 부처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모두 반야바라밀다로부터 나기 때문이다.
아난아, 과거의 모든 부처님 여래・응공・정등정각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모두 이 반야바라밀다에서 생겼고,
미래의 모든 부처님 여래・응공・정등정각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또한 이 반야바라밀다에서 생겼으며,
지금 현재 시방의 한량없는 아승기 세계에서 현재 머무시며 법을 설하시는 여래・응공・정등정각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또한 이 반야바라밀다에서 생겼다.
그러므로 아난이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자 한다면 마땅히 모든 바라밀다를 잘 배워야 한다.
이 모든 바라밀다를 배운다는 것은 바로 반야바라밀다를 배우는 것이다.
왜냐하면 반야바라밀다는 모든 바라밀다를 낳기 때문이다.
또 이 반야바라밀다는 바로 모든 보살의 어머니이니, 모든 보살을 낳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바라밀다 또한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낳는다. 왜냐하면 모든 바라밀다는 모두 반야바라밀다로부터 왔으며, 이 반야바라밀다로 말미암아 모든 바라밀다가 생겨났고, 또한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돕는다.
그러므로 모든 보살마하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자 한다면 마땅히 모든 바라밀다를 잘 배워야 한다.
또다시 아난이여, 그대는 마땅히 잘 들어라. 나는 지금 이 반야바라밀다 정법을 거듭거듭 그대에게 부촉한다. 그대는 마땅히 잘 기억하고 받아 지니되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
만일 이 법이 멸하려 할 때에 그대는 보호하고 도와서 널리 퍼뜨리고 유포시켜서 단멸되지 않게 해야 한다.
아난이여, 이 반야바라밀다는 바로 모든 여래・응공・정등정각의 다함없는 법의 창고이다.
왜냐하면 모든 과거의 부처님 여래・응공・정등정각께서는 널리 모든 중생을 위하여 이 반야바라밀다의 다함없는 법의 창고를 설하시어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하셨으며,
미래의 부처님 여래・응공・정등정각께서도 널리 모든 중생을 위하여 이 반야바라밀다의 다함없는 법의 창고를 설하시어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하시며,
또 지금 현재 시방의 한량없는 아승기 세계에서 머무시며 법을 설하시는 모든 부처님 여래・응공・정등정각께서도 역시 널리 모든 중생을 위하여 이 반야바라밀다의 다함없는 법의 창고를 설하시어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두루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하시기 때문이다.
또한 아난이여, 만일 성문승의 사람이 성문법으로써 널리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중생을 위하여 응하는 바와 같이 널리 설하여 모두 아라한의 과위를 증득하게 하며 그 이익이 헛되지 않다면
아난이여, 저 모든 아라한의 모든 보시와 지계와 선정의 공덕을 너는 지금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것은 많겠느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참으로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참으로 많습니다. 선서시여.”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그 복이 비록 많다고 하더라도 보살이 이 반야바라밀다에 상응하는 하나의 법으로 널리 중생을 위하여 이치대로 설하는 것만 못하리니, 이 보살마하살이 얻는 복덕은 참으로 많다.
또 보살마하살이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하루라도 다른 보살마하살을 위해 능히 이치대로 설한다면 얻게 될 복은 갑절로 많다.
아난이여, 하루는 그만두고라도 만일 아침에서부터 밥을 먹을 때에 이르는 동안,
다시 아침에서부터 밥을 먹을 때까지는 그만두고라도 만일 능히 1루각간(漏刻間) 동안,
이 1루각간은 그만두고라도 만일 능히 1수유(須臾) 동안이라도,
1수유는 그만두고라도 만일 능히 1라박(羅嚩) 동안이라도,
1라박은 그만두고라도 만일 능히 1찰나만이라도,
이와 같이 1찰나 동안이라도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다른 보살마하살을 위하여 이치대로 널리 설한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 보살마하살이 얻게 되는 복 역시 다시 곱절은 많을 것이다.
아난이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능히 이와 같이 중생에게 법을 베푼다면
성문이나 연각의 선근 복덕으로써는 비교도 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보살마하살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퇴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불설불모출생삼법장반야바라밀다경 제23권
28. 산화연품 ②
이때 세존께서 이 반야바라밀다 정법을 말씀하실 때에 큰 모임 중에 신통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러자 이 모임 중에 있던 보살마하살과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 천・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인비인(人非人) 등이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인하여 홀연히 아촉 여래・응공・정등정각께서 이 모임에 계시는 것을 보게 되었다.
마치 큰 바다가 아주 깊어서 흔들림이 없으며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이 불가사의한 갖가지 공덕을 갖추고 있는 것처럼,
보살마하살과 아라한은 모든 누(漏)를 이미 다하였고 다시는 번뇌를 일으키지 않아서 마음이 잘 해탈하고 지혜가 잘 해탈하였다.
가령 큰 용왕이 해야 할 일을 다 마치고 온갖 무거운 짐을 버렸으며, 자신의 이익을 잘 얻고 모든 존재의 번뇌[有結]를 다하여 올바른 지혜로 장애가 없으며, 마음은 자재로움을 얻은 것과 같았다. 모든 공덕을 다 갖춘 모든 위대한 성문과 또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 및 모든 천룡팔부(天龍八部)의 이와 같은 무리들이 모두 감싸고 있었고, 나아가 아촉불국토의 장엄된 모습을 모두 볼 수 있었다. 여기에 모인 모든 대중들이 비록 이와 같은 모습에 대해서 희유한 마음을 일으켰지만 다만 즐거이 우러러볼 뿐 모두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를 알지 못하였다.
이때 세존께서 그 위신력을 거두시자, 이 모든 대중들이 모인 회상에서 홀연히 아촉여래와 저 모든 모습들이 자취를 감추었다.
이때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모든 대중들은 아촉여래와 여러 모습을 다시는 볼 수 없다.
마땅히 알아라. 모든 법 또한 이와 같다. 눈[眼]과 더불어 상대하지 않는 법은 상대하는 법이라 할 수 없듯이, 법이란 볼 수 있는 법이 아니다. 그러므로 따라서 온 곳도 없고 또한 가는 곳도 없다.
왜냐하면 아난이여, 모든 법은 아는 자도 없고 보는 자도 없으며, 창조한 자도 없고 지은 자도 없다. 왜냐하면 모든 법은 허공과 같아서 분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법은 깊고 깊으며 가히 생각할 수도 없다. 비유하면 마치 요술쟁이[幻士]가 모든 법을 받지 않는 것과 같으니 견고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법을 받는 바 없음 또한 다시 이와 같다.
아난이여, 모든 보살마하살이 만약 이와 같이 행한다면 이것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 속에는 또한 집착할 만한 법이 없다.
만약 이와 같이 배운다면 이것이 반야바라밀다를 배우는 것이다.
이와 같이 배운다면 능히 모든 배움의 피안에 도달할 수 있다.
또한 아난이여, 만약 보살마하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자 한다면 마땅히 이 반야바라밀다를 배워야만 한다.
왜냐하면 이 반야바라밀다의 배움은 모든 배움 중에서 가장 으뜸가고 가장 크며, 가장 훌륭하고 가장 미묘하며, 위없는 중에서도 위없고, 동등한 것이 없고 무등등(無等等)하면서도 능히 모든 세간에게 이익과 안락함을 주고, 의지할 곳 없는 자에게 의지할 곳이 되어준다. 이와 같이 배운다면 모든 부처님께서 허락하시는 바이고 모든 부처님께서 칭찬하신다.
아난이여, 모든 부처님 여래・응공・정등정각께서도 이 법을 배운 뒤에 능히 발가락으로 땅을 누르시어 삼천대천세계를 진동시키셨으며, 나아가 발을 올리시거나 발을 내리시거나 모두 능히 여러 신통의 모습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부처님께서는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뛰어난 공덕을 갖추셨기 때문이다.
또다시 아난이여, 모든 부처님께서는 이 반야바라밀다를 배우신 까닭에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법에 대해서 걸림 없는 지견(知見)을 얻으셨다.
그러므로 아난이여, 나는 반야바라밀다의 배움이 가장 으뜸가고 가장 크며, 가장 훌륭하고 가장 미묘하며, 위없는 중에서도 위없고 동등함이 없으며 무등등하다고 말한다.
아난이여, 마땅히 알아라. 반야바라밀다는 한량없고 다함없으며, 영역의 끝[邊際]이 없어서 만일 사람이 반야바라밀다를 헤아리고자 한다면 이것은 허공을 헤아리는 것이 된다.
왜냐하면 허공이 한량없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도 한량없으며, 허공이 다함없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도 다함이 없으며, 허공이 영역의 끝이 없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도 영역의 끝이 없다.
아난이여, 나는 반야바라밀다가 한정된 양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만일 이름이나 구절이나 문장은 한량이 있는 법이지만 반야바라밀다는 이름이나 구절이나 문장이 아니므로 곧 한정된 양이 없다.”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인연으로 부처님께서는 반야바라밀다가 한량없다고 말씀하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반야바라밀다는 다함이 없기 때문에 한량없다. 반야바라밀다는 떠남이기 때문에 한량없다. 다함이 없는 까닭과 떠남인 까닭에 곧 법은 얻을 수가 없다.
얻을 수 없는 중에서 어떻게 양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나는 반야바라밀다는 한량없다고 말한다.
아난이여, 과거의 모든 부처님 여래・응공・정등정각께서는 모두 반야바라밀다로부터 나셨으니 이 반야바라밀다는 곧 다함이 없다.
미래의 모든 부처님 여래・응공・정등정각께서는 모두 반야바라밀다로부터 나시니 이 반야바라밀다 또한 다함이 없다.
또한 지금 현재 시방의 한량없는 아승기 세계에 머무시며 법을 설하시는 모든 부처님 여래・응공・정등정각께서는 모두 반야바라밀다로부터 나셨으니 이 반야바라밀다 또한 다함이 없다.
아난이여, 나 역시 반야바라밀다로부터 났으니 이 반야바라밀다는 또한 다함이 없다.
이런 인연으로 인하여 반야바라밀다는 이미 다함이 없었으며 장차 다함이 없을 것이며 지금 다함이 없다. 왜냐하면 만일 능히 허공이 다한다면 곧 능히 반야바라밀다가 다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난이여, 반야바라밀다는 다함이 없다.”
이때 존자 수보리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는 참으로 깊어서 내가 장차 부처님께 여쭈어 보아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곧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반야바라밀다는 다함이 없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반야바라밀다는 다함이 없다. 왜냐하면 모든 법이 생함이 없기 때문이다. 허공과 같기 때문에 다함이 없다.”
수보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법이 생함이 없다면 반야바라밀다는 장차 어떻게 생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색이 다함이 없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는 이와 같이 생한다. 수・상・행・식이 다함이 없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는 이와 같이 생한다.
수보리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환히 안다면 곧 반야바라밀다는 이와 같이 생한다.
또 보살마하살은 무명(無明)이 다함이 없다고 관해야 하나니, 그런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는 이와 같이 생한다.
이와 같이 행(行)이 다함이 없으며, 식(識)이 다함이 없으며, 명색(名色)이 다함이 없으며, 6처(處)가 다함이 없으며, 촉(觸)이 다함이 없으며, 수(受)가 다함이 없으며, 애(愛)가 다함이 없으며, 취(取)가 다함이 없으며, 유(有)가 다함이 없으며, 생(生)이 다함이 없으며, 노사(老死)와 우비고뇌(憂悲苦惱) 등이 다함이 없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는 이와 같이 생한다.
수보리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다함이 없는 법으로써 모든 연하여 생하는 것을 관한다면 이것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는 것이니,
곧 성문・연각의 지위에 머물지 않고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여 일체지에 안주하게 될 것이다.
보살이 도량에 앉을 때에 마땅히 이와 같이 연생법(緣生法)을 관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관하고 난 뒤에는 두 극단에 떨어지지 않고 중도에 머물지도 않는다.
이것이 다른 이에게 있지 않는 보살의 법[菩薩不共之法]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관한다면 일체지지를 얻게 된다.
또 수보리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대해서 퇴전하는 바가 있다면 이 보살마하살은 곧 능히 이와 같은 선교방편을 이루지 못할 것이며, 또한 능히 알지 못할 것이다.
어떤 것이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는 것이며, 어떤 것이 다함이 없는 법에서 반야바라밀다가 생하는 것이며, 어떤 것이 다함이 없는 법에서 모두 연하여 생하는 것을 관찰하는 것인가?
수보리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퇴전하지 않는다면 곧 능히 이와 같은 선교방편을 이룰 것이며 또한 능히 알 것이다.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행한다면 이것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다함없는 법에서 반야바라밀다가 생하고,
이와 같이 다함없는 법으로써 모든 연하여 생하는 것을 관한다.
수보리여, 보살마하살이 능히 이와 같이 모든 연하여 생하는 것을 관찰할 때에 곧 인연 없이 생하는 법이 있는 것은 보지 않는다.
또한 항상하고 궁극적이며 단단한 어떤 법이 있는 것도 보지 않는다.
또한 짓는 자가 있고 받는 자가 있는 법도 보지 않는다.
수보리여,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다함이 없는 법을 생각하고 이치에 맞게 반야바라밀다를 낳는다.
이와 같이 다함이 없는 법으로써 모든 연하여 생하는 것을 관찰할 때에 곧 색을 보지 않고 수・상・행・식을 보지 않고,
또한 다시 무명・행・식・명색・6처・촉・수・애・취・유・생・노사와 우비고뇌 등을 보지 않는다.
이 불국토를 보지 않고 또한 저 불국토도 보지 않는다.
수보리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악마는 마음에 커다란 두려움과 근심과 슬픔과 고뇌를 품게 되나니,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부모를 잃고 나서 아주 큰 비통과 근심과 괴로움이 생겨나는 것처럼 악마의 마음에 고통이 생겨나는 것 또한 이와 같다.”
수보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단 한 명의 악마의 마음에만 고뇌가 생깁니까, 많은 악마에게 전부 고뇌가 생깁니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모든 삼천대천세계의 악마들은 전부 마음에 근심과 괴로움이 생겨서 제각기 그 자리에서 편안히 머물러 있지 못한다. 왜냐하면 보살마하살이 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하기 때문이다.
모든 세간과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들도 능히 움직이지 못하며, 모든 악마들도 그 틈을 노리지만 얻지 못한다.
그러므로 수보리여, 보살마하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자 한다면 마땅히 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여야 한다.
보살마하살이 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면 곧 능히 보시바라밀다・지계바라밀다・인욕바라밀다・정진바라밀다・선정바라밀다를 원만하게 이룰 수 있다. 이와 같이 모든 바라밀다를 원만하게 이룬 뒤에 곧 능히 모든 선법(善法)을 원만히 이루며 모든 방편(方便)・원(願)・역(力)을 갖춘다.
또한 수보리여, 보살마하살이 만일 모든 선교방편을 거두고자 한다면 마땅히 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여야 한다.
또한 다시 다함이 없는 법을 생각하며 이치대로 반야바라밀다를 낳는다.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행하고 이와 같이 생각할 때에 마땅히 이런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모든 시방의 한량없는 아승기 세계에서 현재 머무시며 법을 설하시는 모든 부처님 여래・응공・정등정각과 모든 부처님의 일체지도 모두 이 반야바라밀다로부터 생겨났다.
모든 부처님께서 얻으신 법과 같이 나는 모두 얻을 것이다.’
수보리여,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손가락을 하나 튀기는 사이에 능히 이와 같이 마음을 일으킨다면 다른 보살마하살이 항하의 모래 수만큼 많은 겁 동안 쌓은 보시의 공덕보다 더 뛰어날 것이다. 마땅히 알아라. 이 보살마하살은 이미 불퇴전의 지위에 안주하였으며, 모든 부처님께서 호념하시는 바이다.
수보리여, 마땅히 알아라. 보살마하살은 손가락 하나 튀기는 사이에 능히 이와 같이 마음을 낸다면 이와 같은 모든 공덕을 갖추게 된다.
또한 보살마하살이 하루 동안이거나 하루를 지나서 능히 이와 같이 마음을 일으킨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 보살마하살은 모든 부처님께서 호념하시는 바이며, 태어나는 곳마다 모든 부처님의 국토에 날 것이며, 모든 공덕을 갖추어서 부처님께서 찬탄하실 것이다. 그리고 어느 곳에서든지 널리 중생을 위하여 큰 이익과 즐거움을 지을 것이다.
수보리여,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 능히 이와 같은 마음을 일으키고, 또한 다시 다함이 없는 법을 생각하며 이치대로 반야바라밀다를 낳는다면 비유하건대 향상(香象)보살이 아촉 여래・응공・정등정각의 처소에서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며 범행을 닦은 것과도 같으리니, 나의 모든 보살 또한 다시 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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