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재적승, 의혹제기 나서
“방장후보 만나 순서·임기결정”
“비밀리에 방장까지 결정하면
산중총회는 왜 필요한 것인가”
선각 스님 “전례 많았다”해명
방장선출 ‘선각 대 반선각’구도
해인총림 방장선출을 위한 산중총회를 앞두고 해인사 전 주지 선각 스님이 자신의 임의대로 방장임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특정 스님들에게 방장추천을 약속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선각 스님이 산중총회를 통해 방장후보를 추천하도록 한 종법규정을 어기고 비밀리에 특정 스님들을 만나 방장 순서와 임기를 조정하는 합의서까지 작성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때문에 해인사 안팎에서 “선각 스님이 (해인사 내에서의) 권한 연장을 위해 방장선출에까지 개입하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도현‧제정 스님 등 해인총림 재적승 6명은 2월16일 ‘선각 스님은 해인사를 어디까지, 언제까지 파과하려 하는가’라는 제하의 성명을 통해 “선각 스님이 종신토록 방장 노릇을 하려고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성명에 따르면 해인사 선원장인 선각 스님은 (법전 대종사의) 49재 회향을 열흘 앞두고 방장후보로 거론된 대원, 세민, 원각 스님을 차례로 만나 방장을 약속했다. 특히 선각 스님은 자신의 임의대로 각각 6년, 7년, 10년의 임기를 보장하기로 하고 서명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재적승들은 “산중총회 대중들의 뜻과는 무관하게 해인사 방장은 이미 선각 스님의 뜻에 의해 조정되어 버린 형국”이라며 “차기 뿐 아니라 차차기, 차차차기 방장까지 선각 스님이 순서를 정해 지명해 놓았다”고 비판했다. 스님들은 또 “선각 스님은 입적하신 방장 스님의 재임 18년 동안 비서실장으로서 많은 권한을 행사했다”며 “그 과정에서 해인사는 납골사업 본산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고, 해인사 토지가 불필요하게 매각됐으며, 수행가풍은 빛을 잃게 됐다”고 지적했다.
재적승들은 “해인사 산중의 6대 문중 스님들이 긴급히 회동해 해인사 유나 원각 스님을 차기방장으로 모시기로 뜻을 모은 것도 선각 스님의 농단을 막고 해인사를 여법한 도량으로 만들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커지자 선각 스님은 2월17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재적승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선각 스님은 입장문에서 사실상 이번 논란은 동당 세민 스님의 중재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입장문에 따르면 지난 2월7일 세민 스님은 방장 추대로 해인사가 시끄러워서는 안 된다며 자신 역시 방장이 되고 싶지만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대신 세민 스님은 선각 스님이 나서 서당 대원 스님과 자신, 그리고 유나 원각 스님이 차례대로 투표 없이 추대되도록 협의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선각 스님은 “원각 스님을 만나 처음 방장을 하는 스님이 6년, 중간에 하는 스님이 7년, 마지막에 하는 스님이 10년을 맡는다는데 동의를 받았다”며 “이후 대원 스님과 세민 스님에게도 자필 서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해인총림 방장선출과 관련해 선각 스님이 후보로 거론된 스님들을 만나 임기와 순서 등을 임의로 정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그럼에도 선각 스님은 “해인총림의 역사에 이런 사례는 많았다”며 “저를 비난하는 스님들은 이런 과거 총림의 가풍과 저간의 사정을 분명히 알고 있을 것임에도 말허리를 잘라 오로지 저에 대한 부당한 선동에만 열중하고 있다”고 억울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선각 스님은 “새 방장 스님이 추대되면 선원장직에서 물러날 것”임을 밝혔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선각 스님에 대한 비판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방장선출을 위한 산중총회를 앞두고 선각 스님이 방장후보를 중재하고 임의대로 순서와 임기를 정하는 것은 분명한 월권이자, 총림대중의 뜻을 왜곡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방장후보를 정하는 절차는 산중총회라는 공의의 장이 있음에도 자신이 임의대로 비밀리에 후보들을 만나 순서와 임기를 조정해 ‘확약서’를 받은 것은 자신의 기득권을 연장하려는 기만 행위라는 비판이다.
해인총림 한 재적승은 “선각 스님이 임의대로 방장 순서를 정하고, 임기까지 조정한다면 산중총회는 왜 필요한 것이냐”며 “지난 18년 동안 방장 스님을 앞세워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던 선각 스님이 차기 방장들을 자신의 의지대로 조정한 문서를 이용해 사실상 종신토록 방장 노릇을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선각 스님의 방장선출 개입 의혹이 커지면서 해인총림 방장선출 문제가 ‘선각 대 반선각’ 구도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때문에 방장선출 이후에도 해인사 내부에서 반목과 갈등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284호 / 2015년 3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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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참말로 어지러이 아지라이 ... 어쩌이리... ..시자란 이름의 권력으로....패거리 권력을 창출하신다더니... 스승의 그림자에서 한판 춤으로
주지스님도 하시고 선원장 스님도 하시고 방장조정관 스님까지 하시니.....하하하 하하 ... 정법은 어디로 갔나??? 이것이 정법인가 보다....
---전도몽상 부증불감 시고공중무색.....---
스승의 그림자가 거두워 지면 ..... 가진게 있으면 다행이시나 가진게 없으면... ㅎㅎㅎ 인생무상이로고... ㅎㅎㅎ 어이 왜 출가했는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