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동아리 활동 배경
'복지관 사회사업가는 지역사회의 무엇을 보는가?'
복지관 사회사업가이기에 사람들의 어울림을 생각합니다. 더불어 살게 돕고 싶습니다.
종종 '주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 한다' 하고 말하는 복지관 사회복지사들도 있습니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문제로 보는가'에서 다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복지관 사회사업가는 사람들 사이 관계가 깨어지는 것을 문제로 봅니다.
일상이 무너지고 있음을 문제로 여깁니다.
건강한 개인이 모인 공동체는 건강할 겁니다.
자기 삶을 살고, 둘레 사람과 더불어 사는 개인을 생각합니다.
공동체(모임, 조직)이 목적일 수 있지만,
복지관 사회사업가는 건강한 개인을 위해 필요한 수단(도구)으로 공동체를 생각합니다.
자기 삶을 살아가고, 때때로 기댈 공동체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관심 있는 주제로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만큼 어울리는 느슨한 공동체가 많다면, 일상이 풍요로울 겁니다.
좋은 공동체가 있으면 일상을 관조할 여유가 생기고, 성찰할 힘이 만들어집니다.
자기 삶을 살고 때때로 어울려 사는 삶, 그런 사람이 모인 지역사회.
이를 복지관 사회사업가가 거들면 좋겠습니다.
환경이 마음을 지배합니다. 우리 환경 가운데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건 사람입니다.
누구와 함께하고 있는가가 우리의 행복감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사회적 관계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우리 생각 이상입니다.
<CONNECTED - 행복은 전염된다>에서 둘레 사람이 나에게 주는 영향을 수학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직접 연결된 사람(친구)이 행복할 경우 당사자가 행복할 확률은 약 15% 더 높아집니다.
행복의 확산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2단계 거리에 있는 사람(친구의 친구)에 대한 행복 확산 효과는 10%이고,
3단계 거리에 있는 사람(친구의 친구의 친구)에 대한 행복 확산 효과는 약 6%였습니다.
(4단계에서는 그 효과가 거의 사라집니다.)
즉, 행복하고 싶다면 행복한 사람 곁으로 가라는 말입니다.
복된 삶을 원한다면 그런 뜻을 좇는 좋은 사람들과 어울려야 한다고 합니다.
불행한 사람, 우울한 사람, 냉소적인 사람과 자주 만나고 나눈다면,
나에게 미치는 행복감에 큰 영향을 줄 겁니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해야하는 우리는 공적 관계를 조절하기 쉽지 않습니다.
사회생활 속에서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행복하려 애쓰는 사람들을 골라 교제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사적 관계에서라도 적극적으로 좋은 사람과 함께하려 애써야 합니다.
공적 관계에서 오는 부정의 기운을 희석, 상쇄, 무력화할 만큼 좋은 기운을 사적 관계에서 만들어 냅니다.
이웃동아리 활동이 그런 활동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웃에게 동아리 활동을 제안합니다. 가끔 모여 특정 주제에 관해 생각을 나누거나 함께 활동합니다.
그렇게 일상을 공유합니다. 지식도 얻고 이웃도 얻습니다. 좋은 기운을 얻습니다. 삶의 윤기가 흐르게 합니다.
제3의 공간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에게는 제3의 공간이 있습니다.
제1의 공간이 집, 제2의 공간이 직장입니다.
제3의 공간은 격식이 없고, 수다가 있고, 소박 하고, 음식이 있고, 출입이 자유롭습니다.
그런 공간이 있는 사람은 행복 한 삶을 살아갑니다.
이웃 동아리가 그런 공간입니다.
이웃과 격식 없이 만나고, 대화를 나누고, 음식을 나누며, 출입을 자유롭게 하고, 소박하게 이뤄갑니다.
그런 모임이 여럿 있고 이로써 좋은 이웃 한 명만 사귀어도 우리 마을이 살 만 한 곳이 될 겁니다.
행복한 사람 옆에는 행복한 사람이 있습니다. 행복한 사람들이 모여 나누면 행복이 배가 됩니다.
그 행복 바이러스의 전염성은 어마어마하여 마을 전체를 감염시킬 수 있습니다.
<CONNECTED - 행복은 전염된다>에서 스스로 행복하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의 특징은 관계가 없었습니다.
일상을 혼자 보내고, 자주 외로워합니다. 고독하다고 느낍니다.
한국인 10명 7명은 외롭다고 느낍니다. 특히, 20명 중 1명은 '항상 외롭다'고 느꼈습니다.
'혼자 있을 때(41.6%)' 외롭다고 한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속 얘기·힘든 얘기를 털어놓을 사람이 없을 때(33.6%)',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을 때(29.2%)',
'만날 사람이 없을 때(26.5%)', '나에게 관심을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17.7%)',
'SNS에서 다른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을 볼 때(9.6%)'순으로 외로움을 느꼈습니다.
이런 외로움을 해소하는 방안으로는 '취미 활동이나 운동 등 몰두할 수 있는 것을 찾는다'가 43.8%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파이낸셜 뉴스, 2017.8.28)
그런데, 취미 활동이나 운동 또한 대체로 혼자합니다.
한국인(15세 이상) 중 56.8%는 여가를 혼자 보냅니다.
혼자 여가를 보내는 비율이 2007년 44.1%에서 2015년 12%포인트 이상 증가했습니다.
친구와 여가를 보내는 비율은 같은 기간 34.5%에서 8.3%로 하락했습니다.
7년 새 무려 26.2% 감소한 것입니다.
15~19세는 73.3%, 20대는 71.1%가 여가를 혼자보냅니다.
친구와 여가를 보내는 30대는 6.4%, 40대 5.9%, 50대 6.0%에 불과합니다. (경향신문, 2016.2.26.)
달라진 문화일까요? 삶이 변하니 여가 모습도 변한 걸까요?
사회사업가로서 조금 다르게 봅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둘레 사람과 관계하는 방식이 달라진 것이지,
관계 그 자체의 의미가 사라진 것일 리 없습니다.
온라인으로 초연결된 사회를 살아가며 얻는 피곤함이 고독을 찾게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SNS 친구는 넘쳐나지만, 온라인에서 '외롭다'는 말의 언급이 4년새 10배로 늘어났습니다. (경향. 16.02.26)
어울리고 싶지만 거절이 두렵고 나서기 조심스러운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예능과 먹방의 전성에는 관계와 소통 능력의 퇴화가 맞물려 있어 보입니다.
즉, 누군가 관계를 거들어야 하는 시대가 온 겁니다.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한 단어 '외로움', 한국 사회를 설명하는 한 문장 '일상이 무너지고 있다'.
사람들에게 마음 맞는 누군가와 함께하는 '제3의 공간'이 절실한 때입니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입니다.
일상 속에서 꾸준히 가꿔갑니다.
* 환경이 마음을 지배하고, 그 환경 가운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건 사람입니다.그 사람 가운데 행복감을 주는 주요 존재는 가족과 친구(이웃)입니다.
그렇기에 이웃동아리 활동의 주제도 가족과 가까워지고 이웃과 사귀는 활동이면 좋겠습니다.
가족이 함께하는 이웃 동아리 활동도 좋습니다.
(가족 애정, 이웃 인정. 생활복지운동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가족과 애정은 포옹으로, 이웃과 인정은 인사로.)
#
이런 때 반가운 소식.
일상 속에서 이웃과 어울리는 서귀포서부종합사회복지관 이야기입니다.
지난 3월, 서귀포서부복지관이 주민들에게 이웃동아리활동 설명회를 열었던 소식을 전했습니다.
http://cafe.daum.net/coolwelfare/Ru2A/25
그뒤, 서귀포서부복지관 과장 신혜교 선생님께서
이웃 동아리 활동을 재미나게 잘 이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김세진 선생님, 5월부터 복지관 프로그램 소개지에
마을모임도 넣어서 안내하고 있습니다. 25개나 되요!" - 신혜교
"오늘은 대정읍 맞춤형복지팀 들러서 이웃 동아리 활동을 소개했습니다.
어려운 분들 도울 때도 '관계'로 돕자고 제안했어요." - 신혜교
우리 마을 어려움에 처한 분들 도울 때도 관계로 돕자는 말씀이 와닿습니다.
혼자 목욕하기 어려워하는 분을 목욕서비스로 도울 수도 있습니다.
서귀포서부에는 함께 목욕하고 식사하고 이야기 나누는 모임이 있습니다.
목욕에 애를 먹는 분께 이 모임을 소개하고 안내합니다.
여느 사람이 누리는 것과 같은 평범한 자원을 먼저 생각합니다.
약자를 위해 따로 만든 특별한 자원으로 돕는 건 조심스럽습니다.
도움 받는 이를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기 쉽기 때문입니다. - <복지관 사례관리 공부노트>
복지관 사회사업은 때로는 금품 중심의 지원망을 궁리하지만,
관계 중심의 안전망을 먼저 생각합니다.
첫댓글 문화센터와 무엇이 다른가요?
문화센터의 목적은 어떤 기술을 익히게 돕거나 지식을 습득하는 데 있을 겁니다.
복지관은 여러 활동으로 '관계'를 만드는 데 있습니다.
같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맺어줍니다. 함께 그 주제를 이루고 누리게 거듭니다. 그 가운데 인정이 자랍니다.
또한, 복지관 이웃 동아리 활동은 비용이 없거나 거의 들지 않습니다.
내가 잘하는 것으로 이웃을 섬깁니다. 그 속에서 자존감을 맛보기도 합니다.
둘레 사람의 인정, 칭찬, 감사가 살아갈 힘을 줍니다. 어려움을 이겨낼 힘의 원천입니다.
신혜교 선생님 오늘 문자 메시지.
"목욕탕 가는 모임에 댓글로 아들 둘 키우는 엄마가 참가하고 싶다고 이야기 하셨어요. 설레였습니다."
김세진선생님 이웃활동 잘 설명해주시고 제안해주셔서 즐겁게 의미있게 일하고 있습니다.
익숙했던 'casework'으로 일하다가 이웃활동으로 'groupwork'을 하고 있습니다.
복지관 3대 사업(서비스제공, 지역조직, 사례관리)을 '이웃활동'으로 해 보려고 합니다
재능을 가지신 분과 함께 해볼 만한 분이 모이면 서비스제공사업이 저절로 이뤄집니다. 가끔씩 지역조직사업인지 서비스제공사업인지 구분이 어렵습니다. 복지관에서 개설하려고 했던 많은 교육/강습프로그램들이 동아리활동으로 시작합니다. (서귀포시서부종합사회복지관처럼 농어촌에 있는, 직원이 작은 복지관에서 유용합니다.)
지자체에서 많은 예산과 자원으로 도우려고 합니다. 사례관리 안하는 곳이 없습니다. 복지관 사례관리와 다른 기관의 사례관리, 그 차이는 '관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읍사무소 맞춤형복지팀 찾아뵙고 어려운 분 도울 때 관계로 돕자 이야기드리며 사회복지사의 '처지'와 '역량'을 말씀드렸습니다. 이해하셨습니다.
"형편이 어려운 분이라 할 지라도 '해볼 만한 활동'과 '이웃'이 함께라면 살맛날 것 같습니다."
반갑고 고마운 소식입니다. 머지 않아 이웃간에 정이 오가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살펴주는 마을이 되겠습니다. 그 마을에 저도 살고 싶습니다. 누군가 먼제 제안하지 않아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혜교선생님! 고맙습니다. 제안해 주시고 시작해 주시니 함께 하고자하는 분들이 모입니다. 응원합니다!!
윤주영 선생님, 반갑습니다.
서귀포서부복지관 일하는 모습 보면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인정이 넘치는 마을을 지키고 살려가고 있다는 믿음이 갑니다. 저도 그런 마을에 살고 싶어요.
응원 고맙습니다. 서귀포작은예수의집은 제가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