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능시험을 보는 모든 유저들에게 좋은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30] 프랭클린 플래너에 '지인이와 데이트 하기' 실행하기
2007. 11. 15
지난 글에서 소중한 것에 대해 다루었으며 시간의 사분면을 활용하는 도전을 권유했다.
그런 도전은 언제나 해도 아름다운 것이다.
소중한 것에 대한 경험을 플래너에 넣어본 사례를 보여주려 한다.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 중 한사람인 딸에 대한 얘기이며 그 아이와 관계를 더 향상하기 위한 일종의 노력이다. 이것은 시간의 매트릭스에서도 2사분면에 있는 중요한 것이다.
딸아이 이름은 지인이다. 지금 14세 광주 외국인학교 7학년이다. 언제봐도 예쁘다. 이미 사춘기에 진입하여 요즘도 종종 나와 트러블이 있다.
그런데 작년에는 트러블 정도가 심했다. 그래서 아이와 관계를 개선하고 싶었다. 잃어버린 시간을 보상하기 위한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닌 것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못된 아빠라는 것을 얘기하고 싶은 것이 아님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외국인 학교를 다니기 때문에 영어를 잘해야 된다는 것은 이미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모든 수업을, 대화를 영어로만 해야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나와 아내는 처음 보낼 때부터 적잖은 고민을 했다. 어째튼 우리는 딸아이와 학교 입학에 대해 얘기를 했으며 영어를 잘 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했으며 그렇게 하겠노라고 아이도 결심했다. 그렇게 전학을 해서 1년이 지난 작년에 점수가 별로 좋지 못하고 영어도 열심히 하지 않는 것 같아 아이와 전쟁을 하게 되었다.
다른 것은 다 좋았으나 영어실력향상을 위한 노력이 내 눈엔 거슬렸다. 그래서 아이와 종종 언쟁이나 말다툼, 심지어는 아버지로서의 불의한 권리를 행사하기도 했다. 그럴수록 아이와 마음의 담은 높아져 갔다. 나도 아이의 공부에 대한 노력을 신뢰할 수 없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었지만 둘은 이미 조금 틀어져 있었다. 아내가 나서서 어떻게 해 보려 했지만 그전보다 더 좋아지진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지난 해 겨울이 시작되어 내년의 목표로 딸아이와 관계개선이라는 부분을 세웠으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조직했다.
매월 지인이와 함께 하는 활동을 플래너에 넣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 보니 일단 성공했다. 그리고 매월 초에 그런 목표에 대해 월간일정표와 목표에 집어 넣었다.
다음은 지난 몇개월 동안 함께 했던 내용들이다.
1월
일단 데이트...애가 좋아하는 영화를 보려고 했지만 엄마의 반대로 못보고 그대신 데이트를 했다. 얘기를 했다. 아빠의 마음과 아이의 마음을 얘기했다.
2월
캠프보내기...대안학교에서 실시하는 캠프를 보냈다. 그래서 아빠와 떨어져 있는 느낌 갖게 하였으며 그리고 마지막날 캠프에가서 데려올 때 아빠의 존재에 대한 느낌을 갖게했으며 나도 딸아이가 집에 없어 허전함을 갖게되었으며 얼마나 사랑하는 지 더 잘 생각하게 되었다.
3월
무등산 등산하기...지인이와 동생 윤제(6살)랑 함께 등산하면서 서로 스킨십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갖게하고 협동, 도움, 목표 등을 함께 갖는 경험 갖게 되었다.
4월 야외활동을 계획했지만 아내의 출산으로 모든것이 아내를 위한 지원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그래서 딸아이와 나는 아내가 회복하는 데 같은 생각과 목표를 갖게 되었으며 아내가 병원에 있는 동안 동생 윤제를 돌보는 것과 저녁에 아빠 대신에 윤제를 챙겨주도록 했는데 이 역시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 지인이가 동생을 챙기면서 아빠의 마음을 조금은 더 이해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실제로 그랬던 것 같다.
5월
온통 아기와 엄마에게 집중이 된 시기가 시작되어 지인이와 함께 할 활동을 못했지만 지인이는 나를 잘 도와 윤제랑 잘 지내고 있었다. 4월 말부터 5월말경까지 지냈던 병원에서의 경험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나하고 지인이게는 도움이 된것 같다.
6월
프플정모에 참석하기로 했으며 지인이는 아주 좋았다고 했다. 돌아오는 길에 지인이에게 목표나 시간관리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7월엔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다. 그렇지만 지인이는 요리를 해서 가족들에게 솜씨를 보였으며 열심히 공부했던 결과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8월
이사를 했으며 지인이 방을 예쁘게 해 주기위해 함께 고민했다. 피아노와 책상배치 옷장활용 그리고 지인이가 새집에서 할 수 있는 여러가지 것들에 대해 얘기했다.
9월
회사일로 한달간 집을 떠나게 된 나는 지인이와 약속을 했다. 매일 저녁 설겆이를 해서 엄마를 도와주는 프로젝트다. 그러면 출장을 다녀와서 3만원의 용동을 주기로 했다. 물론 흔쾌히 해 냈다. 엄마한테는 지금도 비밀인 얘기이다. 그리고 독서과제를 주었으며 독후감을 아빠에게 메일로 보내기를 했다.
10월
김치축제와 충장로 축제에 가는 것을 계획했다. 결과적으로 가지 못했다. 날씨가 좋지않았고 교회일이 있어 계획된 활동을 할 수 없었다. 자료를 찾고 참여, 관람할 아이템을 함께 얘기했다. 아빠가 그날 모임이 있으니 어디까지 와라 그리고 어디서 만나자는 등 시간까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사정이 생겨 참여할 수는 없었지만 그동안은 즐거웠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나는 네와 함께 하는 것에 기쁘다고 종종 얘기해 주었다. 아들 윤제는 내가 이런 말을 해주면 너무 좋아한다. 바로 즉시 반사표현을 해준다. 지인이는 좀 컸다고 표현하는 것은 어색해 하지만 사랑한다고 얘기해 준다.
11월
이번달에는 지인이랑 서울서 만날 것이다. 왜냐면 내가 또 출장을 가게되었기 때문이다.
서울 경복궁에 교회활동으로 간다는 것이다. 벌써 기대가 된다. 이 글을 올릴 때쯤이면 이미 이 활동은 성취해졌을 것이다.
요즘 딸아이는 다시 예전처럼 아빠를 좋아한다. 사춘기라 아직 사소한 트러블이 여전하지만 지인이는 아빠를 너무 좋아한다. 아이의 모습을 모면 알 수 있다. 얘는 내가 TV시청이나 엄마와 얘기하기 위해 앉아있을 때면 종종 내 곁에 와서 내 등에 기대며 제 할일을 한다. 책도보고 악기도 연주하면서 아빠에게 자랑을 한다. 자기가 그린 그림이나 도안, 과제물 프레젠테이션 등을 내게 보여주며 으스레를 떤다.
플랭클린 플래너에 매월 그런 계획을 하나씩 주요업무리스트나 목표에 집어넣는다. 그리고 해당되는 내용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이나 주변인물등을 활용해 알아낸다. 그것을 플래너에 기록하여 둔다. 지인이와 함께한 것중 기록되지 않은 것들이 내 플래너에도 많다. 그렇지만 지인이라는 이름이 분명히 플래너 "오늘의 우선업무"에 있는 것을 보면 그때의 생각이 마치 영화처럼 펼쳐지기 시작한다. 그것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