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필리핀에서 자원봉사를 오래 했었습니다. 1993에 처음 시작했으니 거의 30년이 다 되어가네요~~
가장 최근에는 버섯 기술 지원 사업을 했었는데 그 당시의 사진들이 페이스북에 있어 잠시 옛날 일들을 회상해 봅니다.
아주 가끔 휴가를 내어 시간을 보내던 곳은 주로 바닷가나 원숭이들이 사는 곳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원숭이에게 먹이를 주면 공격을 당하는 일들이 자주 벌어지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곳의 100여 마리의 원숭이들과 아주 친하게 놀다 오곤 했습니다.
그 비결이 무엇이었을까요?
남들은 먹이를 조금 들고 갑니다. 100여 마리가 있는 곳에 적극적으로 가까이 오는 몇 마리에게만 먹이를 줍니다. 그럼 서로 빼앗아 가려고 하고 공격적으로 모습으로 변합니다.
저는 전날 미리 옥수수를 10킬로 정도 구입을 합니다. 따로 특별식인 바나나와 땅콩 등도 준비를 합니다.
일단 가자마자 원숭이 전체가 모일 수 있는 넓은 장소에서 옥수수를 한 번에 다 뿌려 줍니다.
원숭이들 전부가 서로 싸우지 않고도 배를 채울 수 있도록 무제한 급식을 하는 것이죠.
바나나보다 옥수수는 크기도 작고 딱딱하여 먹는데도 시간이 걸리고 포만감도 빨리 느낍니다.
원숭이들이 많아도 먹이를 두고 서로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온순해지는 것이죠.
다들 배가 불러질 즈음에 특별식을 꺼내 나누어 줍니다. 땅콩이나 바나나를 주면 그중에 특히 온순하고 친화력이 있는 녀석들이 가까이 와서 스킨십도 허락하고 음식을 받아먹는 것이죠.
이와 같은 방법으로 두서 번만 더 방문하여 먹이를 주면 원숭이들도 저를 알아보기 시작합니다. 이 사람은 오기만 하면 항상 넉넉하게 나누어 주는 사람이란 기억하고 처음부터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이죠.
인간관계도 이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원숭이들과 친해지는 것보다 훨씬 어렵고 복잡한 것이 인간관계인 듯합니다.
원숭이들은 먹이만 충분히 나누어 주어도 적대감을 전혀 표현하지 않으니까요~~
첫댓글 원숭이와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시네요. 한 수 배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