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신화 한 부분을 옮겨보면
티탄 1) 아틀라스(Atlas)와 오케아니스 2) 딸들인 일곱 자매들(세븐 시스터즈, 또는 플레이아데스(Pleiades)) 이 있었는데 그중 장녀는 마이아(Maia)이다. 이들 자매 가운데 마이야가 가장 용모가 빼어났다고 한다. 바람둥이 제우스와 사이에서 올림포스 12 신중 하나인 여행, 상업, 교역을 담당하고 신들의 전령인 헤르메스를 낳았다고 한다.
이 마이아가 봄의 여신인데 이 이름을 따서 5월을 May라고 하였으니 5월이 봄의 한가운데 즉 계절의 여왕이라 할 수 있겠다.
요란한 기후변화로 대지를 흔들어 놓아 만물을 깨어나게 만든 4월이 지나고 5월이 왔다. 꽃은 더 많이 피고 연두잎은 더욱 푸르러지기 시작했다. 산과 들이 고운 옷 갈아입고, 산등성이 골짜기는 꽃단장을 하고 우리를 맞이하고 있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은 산의 향기를 실어 나르기 바쁘게 쉼 없이 불어오고...
죽령의 바람은 조금은 차갑게 느껴지지만 산길에 접어들자 이내 시원함으로 바뀌어 산행을 도와준다.
느낌이 좋다. 기분 좋은 산행이 될 것 같다.
※ 1) 티탄(神族). 2)오케아니스: 티탄족인 ‘바다의 신’ 오케아노스와 ‘바다의 여신’ 테튀스 사이에서 태어난 3,000명의 딸을 말한다.
교남 제1관(嶠南第一關). 영남의 다른 이름인 교남을 빌어 교남제 1관이라 했다.
영남 제1관은 조령에 있다. 주흘관이다.
오늘 처음 인사한 녀석은 이 줄딸기였다.
양지꽃
위아래 모두 병꽃나무
나도 개감채
지난해 화려했던 수국도 비록 꽃은 말라 사라졌어도 남은 씨방은 품격을 잃지 않았다.
흰 젖 제비꽃이라네요.
말발도리도 활짝.
족두리 풀
지난해 피고 말라버린 단풍취
처녀치마는 벌써 꽃이 졌네요.
산이 높아서 그런지 철쭉은 아직이다.
산을 좋아했던 분인가 보다.
산에 다니다 보면 가끔 이런 추모표식을 볼 수 있다. 좋아했던 곳에서 편히 쉬시길.....
또 다른 모양의 개별꽃. 근데 꽃닢이 6개인데?
조팝나무여?
벌게 덩굴
풀솜대. 지장보살이라고도 한다.
옛날 보릿고개 시절, 배고픈 사람들의 허기를 달래주던 고마운 생명의 나물이었지요.
그래서일까요, 사람들은 이 나물을
“지장보살처럼 사람을 살린 나물”
이라 해서 지장 나물이라고 부르기도 했답니다.
밤새 하늘에 떠있던 별들이 낮에 지상으로 내려와 다시 돌아갈 하늘을 보고 있는 듯 수많은 별꽃이 지천이다.
자태가 너무 아름다운 노랑무늬 붓꽃
우리나라 특산 식물이라 학명도 오대산엔시스(Iris odaesanensis Y.N.Lee)라네요.
봄이 그렇다. 날씨는 좋은데 미세먼지나 연무현상 때문에 시야가 좋지 않다.
산에 올라오면, 특히 높이 올라갈수록 멀리 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데 전망이 없으면 그 욕심만큼이나 실망감도 없지 않아 아쉬울 때가 많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조금씩 전망이 트이는데 소백산까지만 보인다.
가야 할 삼형제봉과 살짝 고개를 내민 도솔봉.
눈개승마.
앞에 가신 분들이 왜 가만 놔뒀을까? ㅎㅎㅎ
국립공원 임산물 채취 금지.ㅋㅋㅋ
저 위가 흰봉산 갈림길인 무덤이 있는 봉우리인데 오늘은 그냥 지나간다.
이 너덜 오름을 지나 조금 후에 등로 왼쪽 전망이 좋은 삼형제봉에 오른다.
삼형제봉에 올라 지나온 흰봉산 갈림길이 있는 무덤이 있는 봉우리와 흰봉산을 돌아보고...
지척에 있는 금수산도 희미하게만 보인다.
소백은 딱 국망봉까지만......
솔봉 넘어 시루봉과 촛대봉 능선
여기서 보니 도솔봉 뒤에 묘적봉이 앙증맞고 솔봉으로 이어진다.
도솔봉을 바라보며 삼형제봉을 내려선다.
산행을 하다 보면 구간마다 상징적인 나무나 구조물이 있는데 이 구간은 아마 이 소나무가 아닐까 한다.
뾰족한 바위 위에 오직 소나무 한그루. 물을 찾아 바위를 감싸고 내린 뿌리가 다시 나무가 되었다. 생명력이 놀랍다.
흰봉산
산 중턱까지 오른 경작지 위로 시루봉이고 뒤엔 선미봉 수리봉으로 이어지는 황정산. 앞 작은 삼각형은 올산. 황정산 뒤엔 도락산.
시루봉과 수리봉 사이로 보이는 건 황장산.
이제 계단으로 도솔봉을 오르면 된다.
도솔봉 (兜率峰1314m)
도솔천兜率天은 미륵보살이 머물고 있는 천상의 정토로 욕계육천欲界六天의 4번째 천계天界다. 수미산須彌山에서 위로 12만 유순由旬(고대 인도의 거리 단위로 60리쯤) 되는 곳에 있으며, 5억 8,400만 년의 긴 머무름을 갖는다. 사바세계에서 나는 부처는 반드시 여기에서 성불한다고 한다.
앞으로 가야 할 묘적봉까지 이 소백산 자락은 온통 부처의 세계다. 열심히 산에 다니다 보면 나도 부처가 될 수 있을까? 어림없는 소리다.ㅎㅎ
와~ 2등급 삼각점.
묘적봉 솔봉능선이 곱다.
지나온 능선
소백부터 황정산까지
묘적봉이 가깝다.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묘적봉(1148m)에 도착.
묘적(妙積)이라 적혀있다. 한문을 그냥 해석하면 빼어남이 쌓여있다는 뜻인데 불교에서는 寂 (고요할 적)을 쓰고 있으니 둘 다 비슷한 뜻으로 해석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
불교에서 묘적은 한마디로 열반의 경지를 표현한 말.
여기서 '묘'는 우리 인간의 얕은 생각이나 말로는 도저히 헤아릴 수 없는, 부처님의 오묘하고 불가사의한 깨달음을 뜻한다.
'적'은 모든 번뇌와 망상, 괴로움의 불길이 완전히 꺼진 지극히 고요한 상태를 의미한다.
스님들이 세상을 떠날 때 '입적하셨다'거나 '원적하셨다'고 표현하는 그 '적'과 같은 뜻으로, 번뇌의 세계를 떠나 고요한 열반의 세계로 들어감을 나타낸다.
묘적봉에서 나에게나 타인에게 불편한 마음을 갖지 않았는지 마음을 비우고 고요한 평정심을 가져 봤는지 고개를 갸우뚱 해봐도 기억에 없다. 마음을 비우는 연습이라도 해 봐야겠다. 그러나 이 속물이 그게 될까? 늘 하던 반성을 또 한다.
지나온 길을 돌아본다.
도솔봉도 나를 바라본다.
구슬붕이
‘기쁜 소식’이라는 꽃말을 갖고 있으니 이를 본 모든 산우님들께 기쁜 소식이 있기를....
아무래도 오늘 자지막 조망처인 듯해서 올라가 본다.
묘적령에서 갈려진 자구지맥의 능선 고항 위에 옥녀봉.
계곡 끝에 올산. 그 뒤 황정산. 그뒤 도락산.
묘적령 사동 삼거리
이것으로 오늘의 대간길을 마친다.
자구지맥 따라 고항으로.
전망에 조금은 아쉬움도 있었지만 맑은 봄날 즐거운 산행을 했다.
지난 시산제때 기원한 대로 늘 날씨가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언제부터이지 내가 꽃사진을 찍고 있었다.
아무래도 꽃을 좋아하는 산우님들에게 보이지 않게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꽃공부도 해 봐야겠다. 갈길이 멀겠지만... ㅎㅎ
지난 20기 대간 산행기에 나태주 님의 시 ‘풀꽃’을 올린 적이 있다.
오늘은 김춘수 님의 시 ‘꽃’이 생각난다.
꽃
김 춘 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히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첫댓글 정리하시느라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멋진 기록 사진과 함께 잘 보았습니다.
산행기를 문학작품으로 만드셨네요.
그래서 읽고 또 읽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