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호부장의 죽음
김용호부장이 자살을 한 모양입니다. 며칠 전 취재 활동으로 알게 된 비리(?)를 빌미로 금품을 요구한 혐의로 경찰로부터 구속영장 청구가 되고 검찰이 이에 정식 영장을 청구하여 어제쯤인가 구속영장 실질 검사를 한다고 들었는데 오늘 난데없이 자살 비보가 들려왔습니다. 그런데 김부장이 성추행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은 사실도 함께 실렸습니다.
김부장의 성추행 혐의는 저도 일찍이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내용인즉, 김부장이 젊은 시절 술집에서 종업원을 성추행했다는 것인데, 모 유튜버가 그 동영상을 폭로했고 저도 거기서 그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내막이야 잘 모르겠지만 영상을 보면 술김에 아마 거기 종업원을 희롱했던 것 같은데, 이후 별다른 후속 이야기는 없어서 그냥 그렇게 끝난 줄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건으로 유죄(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줄은 오늘 알았습니다.
김부장은 여러 가지로 고발, 고소가 된 모양입니다. 연예인들 비리(?)를 허위로 폭로한 혐의로 여러 명으로부터 명예훼손 고발 당하고 또 이번에는 비리(?)를 빌미로 금품까지 요구했다는 질 나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저야 문외자라 시시비비는 모르지만, 제가 보기에 김부장은 마음이 곱고 여린 분입니다. 물론 마음이 고운 것과 협박 같은 비리는 별 개의 문제지만, 적어도 김부장은 잘못을 저지르고도 잘못을 모르고 오히려 뻔뻔하고 적반하장하는 그런 무리들과는 부류가 다릅니다. 그리고 그 힘든 문죄인 시절, 숱한 고발 고소를 당하면서도 (심지어 살해 위협까지) 정권 찾기에 힘썼던 유능한 우파 유튜버의 자살 소식을 들으니 마음이 먹먹합니다. 그동안 김부장을 괴롭혔던 고발 고소에는 소위 우파 유튜버도 깊숙이 (그것도 집요하게) 관여했나 봅니다. 한 때 한 솥밥을 먹었던 분도 있으니 마음 약한 김부장이 얼마나 괴로웠을지 가히 짐작이 갑니다.
애국 우파들은 묘한 버릇이 하나 있는 듯합니다. 그것은 조그마한 잘못(?)도 넘어가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잘못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살다 보면 허물 없을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어려서 욱 하는 객기로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고, 지난 정권 같은 시절의 경우는 정적들과 치열하게 싸우는 과정에 잘못된 정보나 순간의 잘못 판단으로 오해를 빚을 일을 할 수도 있었으리라 봅니다. 그렇지 않아도 조그마한 잘못만 있어도 감옥에 잡아넣으려던 그런 정권 하에서도 살아남은 김부장이, 정권 바뀐 오늘날에 한때 같은 편이었던 사람으로부터 공격을 당해 괴로워하는 모습은 옆에서도 보기 힘들었으니 본인은 오죽 했겠습니까.
왜 자살을 했는지는 모르나, 똑똑하지만(제가 볼 때 특히 전체 흐름을 읽는데는 탁월함) 마음 약하고 고운 김부장의 죽음이 참 가엾습니다. 우파는 내 잘난 마음에 큰 인재 한 분을 잃은 것 같습니다.
-2023.10.12.
普賢合掌
*중국 화엄종을 일으킨 지엄이라고 하는 고승이 있는데, 이 분에게 큰 영향을 준 것 하나가 당시 담천이라는 분이 주장한 ‘망시비론(忘是非論)’, 즉 시비가 없으려면 시시비비 자체를 잊어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망시비론이 생각나는 오늘입니다.
https://youtu.be/d79idxpX0aw?si=6Y99JfLy-7qEkkU5
첫댓글 김부장을 위해 변명 하나 안할 수가 없군요.
성추행이라니 거창하게 들리지만, 동영상을 보면 젊은이들이 술집에서 종업원을 상대로 흔히 하는 행동입니다. 동영상에 찍힌 건 제 기억에 그냥 김부장이 옆에 앉은 여성 종업원(호스티스로 보임)을 안으려고 하고 여종업원은 거부하는 게 다 입니다.
이걸 성추행이라며 고발 고소를 하고, 그걸 또 판사는 유죄를 때린 모양입니다.
https://youtu.be/d79idxpX0aw?si=6Y99JfLy-7qEkkU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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