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26
鐵面皮(철면피)와 人面獸心(인면수심)/묵향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따르르르릉~♪♪♪
기차는 백양리를 지나서 가평을 향하여 달려갑니다.
북한강의 강물은 얼어붙어 그 위로 하얀 눈이 백설탕처럼 뿌려져 있습니다.
봄여름 가을의 화려한 아름다운 풍경도 멋스럽지만 겨울의 단백 함은 긴 여운을 남깁니다.
겨울 남이섬이 드러누워 휴식을 취하는 주위로 앙상한 나목들만 부들부들 떨고 있습니다.
그 아름다운 겨울풍경을 눈에 담으며
귀에 굳은살이 배기도록 들어 온 노래를 들으며 기차는 서울을 향해 바퀴를 굴리고 있지요
자가용을 운전하며 여행을 하는 것도 편리하고 좋지만
기차를 타고 음악을 들으며 책도 읽고 지나치는 사람들의 삶의 형색들을 바라보는 기분도
꽤나 쏠쏠한 재미가 있습니다
강원도 태백산을 오르려 서울로 가는 중입니다
겨울산행의 멋스러움을 아는 이는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해발 1,567m 의 천제단을 향하여 오르기 위하여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갖으려
부지런히 서울로 향하는 중이지요^^
휴일새벽에 출발을 하는 버스에 탑승을 하곤 일행과 만남의 반가움을 나누며
오늘 하루의 멋스러움을 꿈꾸며 기대에 차 있습니다.
“묵향님! 오늘 태백산의 일기가 좋겠지요? ^^”
옆자리에 앉은 절친이 건네는 말입니다
“좋았으면 좋겠습니다. 워낙 기복이 심한 일기를 뿌리는 산이라 조금은 근심스럽기도 합니다”
그렇게 두런거리며 버스는 어느 길을 택하여 가는지 열심히 갑니다
안내방송도 없습니다
그저 부지런히 도로 위를 굴러가기 바쁩니다.
“이 차에는 가이드도 한 명 없나보죠?”
“오늘 일정 및 산행 지 도착시간 등은 좀 알려줬으면 좋겠는데... ”
모두들 궁금해 하는데 그 궁금증을 풀어 줄 사람이 없습니다.
아침밥을 제공한다고 되어있는데 언제 어디서 어떤 식사를 하는지도 모릅니다.
슬슬 불만들이 터지기 시작을 합니다
“기사양반! 오늘 일정을 알려 줄 사람이 없습니까?”
대답이 없습니다
묵묵부답입니다.
꼭 무슨 일이 있을 것만 같고 마치 새우 잡이 어선에 끌려가는 기분입니다
기어이 참지를 못한 한 남성이 운전석으로 가서는 묻습니다
“오늘 일정이 어떻게 잡혔냐니까요?!!”
“여주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합니다”
“진작 그렇게 말 좀 해주시지 입이 붙었어요?!”
여주휴게소에 서더니 뒤차가 올 때까지 기다리랍니다
30분여를 기다리다가 뒤차가 가지고 온 아침식사꺼리를 땅바닥에 늘어놓습니다.
질척한 바닥에 두루마리 스치로폼을 깔고는 거기서 쭈그리고 앉아서 먹습니다.
말이 아닙니다
식사를 하는 모습들이 옆에서 보면 꽃 강아지가 땅바닥에 놓인 개밥그릇에서
혀로 할타먹는 모습과 같습니다.
며칠 전 성남소재 남한산성으로 번개산행을 했습니다.
산행 길 곳곳에 전단지가 붙어있는 것을 일행이 발견을 하고 말을합니다
“이번 주 일요일(1월25일)에 태백산 눈 축제구경 겸 태백산에 오릅시다.”
하는 제의로 번개 불에 콩 구어 먹듯이 즉석에서 결정을 하였지요.
버스제공, 아침저녁 식사제공의 조건으로 40,000 원을 제시한 금액에 토를 달지도 않고
산악회장 및 일행이 전화를 걸어서 예약을 했습니다.
보통 다른 산악회나 여행사에선 똑같은 조건에 회비가 30,000원이 통상적입니다.
만원이 비싸니까 무엇인가 특별한 서비스가 있겠지..하는 기대감이 있었지요.
여주휴게소에서 밥을 기다리느라 30여분, 식사를 하느라 30여분을 소요하곤
태백산 국립공원 매표소 앞에 도착한 시간이 정확히 12시입니다.
배낭을 챙기고 아이젠을 신고 인원파악을 하고 이러다 보니 또 다시 20분을 소요한 후에
눈 쌓인 경사길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한 시간여를 오르다 이게 웬일입니까?
고속도로 정체는 정체도 아닙니다.
한쪽에서 소리칩니다
“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야!”
“ㅎㅎㅎㅎㅎㅎㅎㅎ...”
6부 능선 정도에서 부터 정상까지 아기걸음으로 올랐고 그 와중에 새치기를 하지 말라고
육두문자(욕지거리)를 하는 소동도 일어나며 산행이 아니라 무슨 피난민들이 이동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산행을 하는 건지 무엇을 하는 건지 분간이 가지 않는 상황입니다.
즐거워야 할 산행이 인파에 섞여서 일행을 찾느라 점심도 굶으며 난리법석을 치룹니다.
바람은 거세게 불지요
눈은 내려 얼굴을 두드려 대지요
이것이 난리지 다른 것이 난리가 아닙니다
일행을 찾으려다 보니 사진 한 장 멋 뜨러 지게 찍지도 못하고 말았지요.
이렇게 저렇게 수소문을 하여 19명 중 6명이 모였고 바람을 피하여 간단한 음식으로 허기를 채우곤
늦어버린 시간을 채우려 부랴부랴 하산을 서두릅니다.
그래도 눈길에 미끄러지고 주저앉으면서도 호호 깔깔 정담을 나누며 다른 일행과 합류를 하여
여행사에서 제공을 하는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곤 또 다시 마냥 기다리랍니다
버스가 식당가 주차장으로 진입하는 것을 통제를 하여 올 수가 없다며 30여분을 기다린 끝에
다시 1km를 이동을 해야 한답니다.
어쩝니까? 버스가 있는 곳까지 가야지요.
그렇게 승차를 한 다음 서울을 향하여 출발을 합니다.
여기저기서 멀미를 호소합니다.
버스기사에게 급부레이크 좀 잡지 말라고 고성이 오갑니다.
버스기사는 대꾸도 없습니다.
오던 때와 마찬가지로 가이드가 없이 귀경을 합니다
피곤하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한 승객들은 한 사람 두 사람 잠이 들기 시작하여 머리를 꾸벅이기 시작을 하지만
잠시 졸음을 쫒고는 눈을 뜨며 일행을 바라보다가는 창밖만 주시를 하지요
어디선가 차를 세웁니다.
“여기가 어디요?!”
볼멘소리가 터집니다
“여주 휴게솝니다 화장실 다녀오세요.”
멀미도 가라앉힐 겸 화장실도 갈 겸 모두들 차를 떠났고 10여분 뒤에 제자리로 돌아왔는데...
자신들이 앉았던 자리에 낯선 사람들이 차지를 하고 있지 뭡니까?
“차를 잘못 탔나??”
이러고는 뒤쪽에 여유분 의자에 배낭을 확인을 했고 분명 틀림이 없는 내차인데..하곤 앉았던
자리로 다시 돌아가 묻습니다.
“저...여기가 제자리인데요...혹시 자리를 잘못 앉으신 것이 아닌지... ”
“우린 뒤차에서 이차로 갈아타라고 해서 왔는데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오는 동안 그러한 사실을 안내 받은 적이 없습니다.
왜 남의자리에 앉았느냐고 항의와 함께 서로 불편한 관계로 번지고 맙니다.
그러니 어쩝니까?
제 자리를 뺏기곤 빈자리를 찾아서 맨 뒤편 좌석에 앉아선 주인이 객에게 아랫목을 내준 격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렇게 실랑이를 하는 사이에 소위 여행사 인솔자가 탑승을 했지요
뒤차에 있다가 그제 서야 갈아탄 것입니다.
승객 모두가 항의를 자제하고 있습니다.
다투기가 싫어서인지 용기가 없는 것인지 아무 말도 하지를 않고 바라만 봅니다.
“여러분! 비싼 음식이었는데 많이 드셨습니까?”
한 사람이 드디어 입에서 곱지 못한 말을 합니다
“비싸긴 개뿔! 생색을 내고 지x이야! 시끄러!!”
그래도 들은 척도 안합니다.
“에..여행사가 몇 년 전부터 불 항입니다.
이렇게 저희 여행사를 찾아 주시어 대단히 고맙고 감사합니다.
지금은 여러분들이 이 여행사를 다시 찾지 않는다 말씀을 하시지만 아마도 돌아가신 후엔
우리 <우정트래킹>을 다시 찾으실 것입니다“
일정이 매끄럽지 못한 점에 대한 사과는커녕,
승객들의 불편에 대한 미안한 마음은커녕 너는 떠들어라 나는 모른다. 는 식입니다.
무엇이 그리도 신나는지 싱글싱글 넉살좋게 제 할 말만 합니다.
드디어 승객들이 분노를 합니다
“야! 마이크 꺼!! 이 x 같은 년아!”
“돈만 받아 쳐 먹으면 그만이냐?”
나는 그 정도면 얼굴색이 변할 줄 알았습니다.
그리곤 승객들의 반응에 대한 무언가의 말이 나올 줄 알았습니다.
“여러분! 여행사가 어려운 가운데 이렇게 찾아 주시어 고맙습니다”
차안이 벌떼가 나는 것 같은 험악한 분위기로 치닫습니다.
“저 저 저...미친년 아냐?!”
더 이상 형용할 수 없는 분위기가 이어져도 요동도 하지를 않고 버스는 빗길을 내달리며
그러다가는 간혹 급부레이크를 잡아대며 달렸지요.
“자 도착지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40여명의 남녀 산행 인들이 한마디씩 하고 내립니다.
조금은 미흡할 수도 있습니다.
약간의 차질은 있을 수가 있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어찌 실수가 없겠습니까?
이 나이가 먹도록 많다면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보았지만 생전처음 겪는 여행사의 서비스에 할 말을 잃었지요.
여행사측의 모습은 한 마디로 철면피<鐵面皮>..그 자체였습니다.
태백산 겨울산행을 마치고 곱고 고운 이야기들을 적어 보려고 했는데 그만 헛꿈을 꾸고 말았답니다.
누군가가 체험을 해 보시겠다면 연락처를 알려 드리렵니다. ㅎㅎㅎ
여행사 이름은 밝히고 싶어요
왜냐면 손님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짐승으로 보는 듯해서 말입니다
입소문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는 사람들이더군요.
총무 역할을 하던 여자가 옆자리에 앉아서 말을 합니다.
워낙 승객들의 불만이 고조 되자 말을 합니다.
“예전엔 거제도 1박 2일로 예약을 한 손님들이 중간에 가다가 차를 되돌리기도 했어요.
그 땐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법정까지 갈 뻔 했거든요“
우정 트레킹 : 전화번호 끝 번호가 6386 (전단지로 여행자를 구하며 단골손님은 없다 함)
참고 하시어 불편한 여행을 하는 일이 없으셨으면 합니다.
이렇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여타 여행사에 비해 10,000 정도를 더 지불하곤 기분좋은 선물을 받지 못하고
10,000 원 어치의 스트레스를 사가지고 왔습니다 ^^
태백산 산행은 이런 해프닝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