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넘게 컴퓨터와 함께 살아와서 나의 모든 지식과 자료는 서재의 컴퓨터 속에 들어있다. 특히 몇 년 후에 책을 한 권 출판하기 위하여 300쪽 정도의 원고가 완성되어 있었다. 어제 외출에서 돌아와 보니 손자들이 썼는지 컴퓨터가 켜 있었는데 영문으로 된 이상한 화면이 떠 있었다. 별 생각없이 닫아 버리고 몇 시간 후에 어제 하던 작업을 계속하려고 했더니 파일이 열리지 않는 것이었다..정확히 기억은 못하지만 '경로가 바뀌었거나 파일이 바뀌었다'나 하면서. 백업해 두었던 외장하드를 열어보니 역시 같은 상황이었다. 놀라서 단골 컴퓨터 가게에 전화를 하였더니 '랜썸웨어'에 걸린 것 같다고 파일을 사용할 수 없다는것이다. 깜짝 놀라서 인터넷을 찾어서 데이터 복구 센터에 전화하였더니 2곳에서 역시 복구하지 못하니 포맷하라는 것이고, 한 곳에서는 복구가 가능하나 일요일이라서 다음날 기사가 전화를 하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손자들이 유투버를 보다가 그 중에 묻어 온 모양인데 정말 난감하였다. 몇 년간 심혈을 기울여 작성한 책 원고, 한시, 침구에 관한 각종 자료들, 한문 공부에 관한 자료들이 한 순간에 모두 날라간 것 아닌가?
아들에게 연락하였더니 이리저리 알아보더니 가능한 곳이 있다고 연락이 왔다. 그곳에 전화하였더니 감염된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100% 가능한데 비용이 320만원에 부가세 별도라는 것이다. 결코 작은 돈이 아니었지만 그동안 축적된 모든 자료를 잃을 수는 없어서 복구를 신청하였다. 일부는 선불을 주고 약 서너 시간이 걸려서 복구되었다. 확인해 보니 다행이 손실된 자료는 없는 것 같았다. 복구 업체에서는 아래의 주의 사항를 알려 주었다. 전부터 오락 게임, 무료 다운로드, 출처 불명한 이메일, 유투버 등에 바이러스 위험이 있는 것 듣은 알고 있었지만 특히 유의해야 할 사항은
1. 중요자료는 외장 저장매체에 백업하고 반드시 연결을 해제한 상태로 보관하라.
2. 윈도의 하위 버전을 쓰지말고, 가능하면 explorer 대신에 crome을 사용하라는 것이었다.
나처럼 컴퓨터에 많은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사람이 표적이 되는가 보다. 320만원이면 우리집 한달 생활비인데 이 얼마나 황당한가? 이런 해커들을 잡아내지 않고 나라에서는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